소통이 아쉬운 세종시 행정
소통이 아쉬운 세종시 행정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3.04.10 13:5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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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르다는 업무처리 자제를

               신도성 편집위원
세종시 행정이 잘 소통되지 않고 있다. 기존의 연기군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급성장한 원인도 있겠지만, 여전히 한심한 세종시 일부 공직자들의 업무처리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세종시 행정은 초창기라 그런지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어 원성이 자자하다. 지난 달 말에 의회에서 결정된 도담동-방축동, 법정명 논란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쇼였다. 

세종시 의원들이 지난해 전원 동의로 발의된 방축동안 관련 조례안이 집행부의 거부권행사로 다시 의회로 넘어온 끝에 부결되어 갈등을 빚었다. 세종시 첫마을 지역인 도담동이란 법정명을 두고 방축동으로 개정 조례안이 발의되면서 기존 원주민들과 입주 예정자들의 대립 여론에 유한식 시장이 끼어들었다.

고준일 시의원이 동료의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도담동에서 방축동으로 법정명을 개정하는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전원 찬성으로 의결됐다. 문제는 세종시 집행부가 "국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인 도담동을 방축동으로 바꾸는 것은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재의요청을 하게 됐고, 시의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의 재의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불쾌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시의회와 집행부 간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됐다

이후 수개월간에 걸쳐 법정명을 둘러싸고 원주민들은 600년 전통을 내세우며 당위성을 피력했고 결국, 지난달 29일 4차 본회의 마지막날 행정부의 재의요청을 상정하면서 무기명 투표를 했다. 결과는 개정 조례안인 방축동 찬성에 8표와 반대 7표. 15표 중 10표를 얻어야 조례안이 통과된다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도담동으로 결정됐다.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도담동으로 확정됐지만 시의원들의 결정은 망신을 사기에 충분했다.

방축동을 주장하는 원주민들은 “동명을 처음 제정할 때 장영실동과 박연동도 이의를 제기 나성동과 월산동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나, 유독 방축동만 도담동으로 명명했다”며 일관성 없는 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마을 원로들은 “‘방축(方丑)이라는 지명은 ’소가 들어 있는 방향‘으로 ’커다란 황소가 외양간에 누워있다 하여 예부터 복된 마을‘로 원수산 양 옆에 황우산(黃牛山)과 부처산이 감싸고 있고 덕성서원과 대덕사가 자리잡은 명당 길지로 1414년 마을이 생긴 이래 부자와 인물이 많이 나는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어른들은 “방축동에 오면 모두가 부자가 되는 명당 중에 명당으로 방축이라는 이름이 600년이나 존속한 이유인데 불구하고, 그렇게 악독한 일본인들도 안 고친 동네명칭을 하루아침에 어감이 좋지 않다고 고친다면 개악(改惡)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원주민들은 “유한식 시장이 인구가 많다는 전제로 내년 선거를 의식해 지역의 유래를 잘 모르는 외지인만을 위해 도담동으로 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다”고 비난하며 분노하고 있다.

사전 조정하지 못 하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방치하는 행정 지양해야

세종시 행정의 소통 부재는 조치원 전통시장의 문화관광시장 탈락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조치원 전통시장은 문화관광시장을 신청하여 아깝게 탈락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조치원시장 상인들은 올 2월 서류를 다시 만들어 신청했지만 서류는 중앙부처에 올라가지도 못한 채 세종시 담당 공무원의 손에서 사장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분노한 상인들에게 담당 공무원은 3개 시장으로 나누어진 시장 조직을 합해야 된다고 뒤늦게 통보해, 20억원 상당의 국고 지원이 날라 가버린 것이다.

조치원전통시장은 조치원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이고, KTX오송역에서 차로는 10분 거리로 교통이 편리하다. 또한 인근에 77면의 시장 주차장과 시외버스터미널, 문화원 등에 무료 주차장이 있고, 지난해 말 준공된 시장 정문 앞 주차장이 235면의 대형 주차장으로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시장 안에는 짚신 공예 등 다양한 체험 가게가 있고 강당과 피트니스시설을 갖춘 시장회관이 있어 문화관광시장으로 적격이다. 게다가 조치원전통시장은 전국 최우수시장으로 선정된 바 있어 이번에 세종특별자치시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신청만 하면 문화관광시장 선정은 기정 사실이었는다는 것이 일부 상인들의 주장이다.

지난해까지 문제가 되지 않은 전통관광시장 신청이 제동이 걸린 것은 이권이 커지면서부터이지만 사전에 이를 조정하지 못한 세종시 행정이 제일 문제다.

세종시 대표 재래시장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조치원읍 시장은 93곳의 최다 점포를 갖고 있는 조치원시장 상인회를 비롯해 조치원 우리시장(87곳)과 조치원재래시장(55곳) 등 3곳의 인정시장이 등록돼 있다. 인정시장이란 법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정부의 다양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등록된 시장을 뜻한다. 인정시장 기준을 충족하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난 연기군 시절 해당 집행부는 조치원시장을 세 군데로 나누어 인정시장으로 등록했다. 여기에는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 논리가 뒤따랐다.

이후, 국가 예산을 확보해 시장 상가에 곳곳마다 미니간판을 설치해주고 비가림 시설 등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정부 예산을 확보해 이 같은 수혜를 입었기 때문에 통합의 전제도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만 가능했다. 이는 각 상인회가 인정시장이라는 제도권 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인정시장임에 따라 상인회 간 통합도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근거를 갖춰야 하는데 지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어 소통을 위해 세종시가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기관에서 인정한 3곳의 인정시장끼리 극심한 분쟁을 겪고 있는데 이제 와서 중재와 지도도 없이 강 건너 불 보듯이 상인회 간 통합을 전제로 주차타워 운영권과 문화관광시장 선정에 따른 예산을 지원한다는 당근을 던져주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담당 공무원이 너무 얄밉다는 것이 상인들의 지적이다.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르다는 독불장군식 패거리 정치 이제 그만

세종시의 불통(不通)행정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세종시가 공단 조성을 하면서 세종시 의회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달랑 공문 한 장만 보내왔다. 모든 일에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한 데 의회에 공문 한 장 만 보내와 의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또한 서울대병원 유치에 전력투구하는 세종시의 한 간부가 충남대 병원 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시의회 의원에게 빠질 것을 종용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무조건 빠져달라고 하자 시의원은 화가 났다. 시의원 알기를 하인처럼 우습게 안다는 것이다.

   세종시의 불통행정이 갈등을 빚고 있어 새로운 시각의 행정이 요구되고 있다.<사진은 세종시 의회에서 도담, 방축동안을 놓고 투표를 하는 의원들>
얼마 전 세종시 의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추태는 가관이었다. 유한식 시장과 변평섭 정무 부시장, 유상수 행정 부시장과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의원들의 5분 발언 도중 배석한 한 간부는 몸을 이리 틀고 저리 틀다 못해 시장을 향해 의원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는데도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참으로 한심한 작태에 취재를 위해 참석한 기자들과 방청석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나만 보면 열 가지를 안다는 속담처럼 세종시 행정의 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 중추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세종시의 행정이 하루아침에 명품이 될 수는 없겠지만 시장을 비롯해 간부공무원들은 솔선수범하여 자질이 떨어지지 않게, 백배 천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사소한 일이라도 민원이 있을 경우 겸손하게 대해야 한다. 예전 연기군청 시절 모 간부처럼 민원인의 질문에 대답 없이 턱으로 가르키는 오만함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갑자기 직급만 올라갔다고 어깨에 힘을 주고 고집을 부리는 식으로 주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를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서울대병원 유치 과정에서 충남대병원측과 갈등을 빚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보듯이 자기가 한 것은 무조건 옳고 남이 한 것은 그르다는 독불장군식 행정은 표만을 의식하는 패거리 정치의 소산이다. 세종시민과의 소통과 명품도시의 미래를 위해 일신의 영달보다는 공익을 위해 사심 없이 공직을 수행했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처럼 세종시 공무원들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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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표 2013-04-22 08:08:58
좋은글 접하고 갑니다... 그런일이 있엇군요.... 좀...아쉽네요.......

통합적 관점으로 2013-04-11 18:41:44
재충전을 위하여 오찬 후 남는 시간을 선용하고 13시가 되면 열심히 일하는 모습 등도 살펴주셔야지요
야근을 한 사람도 있을 테고, 건강을 지켜 나가면서 쓰러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것도 좋게 생각..
최근 사회복지직, 소방관, 격무부서에서 너무 힘들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 통합적으로 봐주시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 까요.
물론, 근무시간이 넘었는 데도 잠을 자거나 한다면 지탄을 받아야 하겠지만요

어사또 2013-04-11 10:51:34
힘들어도 시민이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희생하므로 지역이 발전할수있다면 최선을다해야지 감사관에서도 신경 좀써주세요 신도성 위원님 넘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세종시민 2013-04-11 09:24:19
내용 잘 접했습니다
이러한글과 내용 어찌보면 기자로서의 당연한 결과 아닌가요
하지만 쓴 소리를 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찬사를 받는다는것 그리 쉬운일은 아닐것 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접하는글 시원 합니다
로멘스와 불륜의 극치를 알지못하는 바보스런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신위원님 감사하고 기대해봅니다

조치원 2013-04-11 09:02:05
신위원님잘보았습니다
정확하게 콕콕 짚어주는 칼럼 또기대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