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상가문제, 곪았던 게 터진 겁니다"
"세종시 상가문제, 곪았던 게 터진 겁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7.23 13: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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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빌딩 시행사 대표 잠적...세종시에서는 처음있는 일
시행 전문가, "잠적보다 남아서 문제 해결이 최선의 선택"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시행사 대표가 잠적해 상가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말과 함께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은 문제가 된 소담동 유림빌딩.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시행사 대표가 잠적해 상가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말과 함께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은 문제가 된 소담동 유림빌딩.

“곪을대로 곪았던 것이 이제 터진 겁니다.”

세종시 소담동 유림빌딩 시행사 대표 잠적 소식에 세종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예고된 사건’이라는 반응과 함께 더 많은 업체의 줄도산을 전망했다.

시행사 대표가 잠수를 탄 건 세종시 출범이래 처음 있는 일.

이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다. 물론 이 궁리 저 궁리 다해봤겠지만 잠적보다는 남아서 대책을 세워야 했다는 게 여론이다.

시행사 관계자들은 “법인 대표가 도장을 가지고 사라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며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게 곪아터진 세종시 상가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징조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상가분양실적이 최악에 이른데다가 공급 과잉에 따른 텅 빈 상가, 그리고 자금 압박으로 인한 경매 물건 증가, 당국의 수박 겉핥기 대책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다. 금융기관에서는 압류, 또는 경매 등 법적인 행위에 들어갔고 투자자들은 세종 경찰에 고소를 했다. 또, BRT도로변에 위치한 상가 벽면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세종시 상가 경기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

세종시 상가 문제는 잘 알다시피 공급 과잉에서 비롯됐다. 녹지를 감안하지 않는 면적 대비 상가 비율의 허수를 투자자들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다가 3생활권에 들어선 아파트 주변 상가의 무더기 공급과 미처 따라오지 못한 도심 개발 등이 겹치면서 공실은 현안이 됐다.

비교적 여유 있는 분들이 투자를 해 상가는 경매가 나오지 않는다던 금융기관의 분석이 지난해부터 슬금슬금 들어가더니 올해에만 40여건이 물건으로 나왔다. 앞으로 수익이 제로인 상가로 인한 경매물건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말 그대로 곪았던 게 이제 막 터지기 시작했다.

세종시 상가 문제는 끝이 어디까지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재작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던 이 현안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없이 그야말로 ‘면피용’ 정책만 내놓았다. 그게 약효가 있을 수 가 없다.

땅장사 잘 해먹은 LH, 명품도시 건설을 공약하고 기존 도시문제를 고스란히 노출시킨 행복청, 그리고 안전장치없는 상가에 무조건 덤벼든 투기꾼, 모두가 이 문제에 책임져야 할 공범이다.

문제는 지역 경제계에 닥쳐 올 큰 혼란이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서민피해가 눈 앞에 다가왔다 점이다. 특별한 대책이 있겠느냐만 그래도 다시한번 세종시 차원에서 피해를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

“건물이 죽고 이웃 상가에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한 시행업자의 하소연이 크게 들린다. 제대로 된 정책, 상가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는 대안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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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2019-07-24 10:27:43
기자님? 세종시의 심각한 상가 문제를 지적한 건 좋으나, 기사 내용 중 상가 분양 받은 사람을 전부 투기꾼 취급하는 듯한 막말은 삼가시오. 그 중에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내 상가 장만해서 장사하려던 자영업자도 많고, 노후 대책으로 그 동안 모은 돈 다 털어서 상가하나 분양 받은 어르신들도 많다는 걸 명심하시오. 그 분들이 사업성이나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한 점은 있으나, 그 분들을 투기꾼으로 매도하는 건 그 분들을 두 번 죽이는 거요. 앞으로는 표현에 좀더 신중을 기해 주시오.

최원배 2019-07-23 17:02:25
세종시 상가는 답이 없다. 답이 없다는 것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