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친화도 좋지만..세종시 '과속방지턱'은 공포?
보행친화도 좋지만..세종시 '과속방지턱'은 공포?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6.07 18: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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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면한 고원식횡단보도·과속방지턱 무분별 설치 도마 위
손인수 의원, "교통약자 이동편의 저상버스 도입 위해 개선 필요"
차량 과속방지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되고 있는 '고원식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물이 규격을 외면한 채 무분별하게 설치되고 있어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사진은 고원식횡단보도 모습

"세종시에서 운전하고 나면 허리까지 다 아픕니다. 아무리 천천히 운전해도 턱~ 턱~ 걸리는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아요."

차량 과속방지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되고 있는 '고원식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물이 규격을 외면한 채 무분별하게 설치되고 있어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높이와 길이가 제각각인 이들 시설이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개선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위해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시설물에 대한 전면 개선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등에 따르면, '보행친화도시'를 목표로 건설되는 세종시는 차량속도 저감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고원식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이 유독 많이 설치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30~50미터 사이에 3개 이상의 과속방지턱이 몰려있는 곳도 많다.

문제는 설치기준에 맞지 않는 시설물들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행복도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적시된 '고원식 횡단보도' 규정, 사진=세종시 제공
행복도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적시된 '고원식 횡단보도' 규정, 사진=세종시 제공

행복도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원식 횡단보도는 높이 10cm, 경사로 길이 1.8m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명확한 기준 없이 제각각으로 설치되는 시설이 허다한 실정이다.

현재 세종에 설치된 고원식 횡단보도는 모두 141개소(2019년 3월기준)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사로 길이가 기준치(1.8m)에 한참 못 미친 1.3~1.5m 짜리 횡단보도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횡단보도 높이에 대한 기준만 10cm로 정해져 있을 뿐 경사도에 대한 기준은 없다"며 "이에 따라 주행이 불편하다는 민원도 적잖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속방지턱 역시 기준에 맞지 않은 시설이 적잖다.

세종에는 동지역(111개)과 읍면지역(461개)을 합해 모두 572개(2018.12월 기준)의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는데, 형태별로 원호형(540개)과 사다리꼴형(32개)으로 나뉜다.

원호형 과속방지턱 설치기준, 사진=세종시 제공
원호형 과속방지턱 설치기준, 사진=세종시 제공

원호형 과속방지턱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 따라 너비 3.6m, 높이 10cm로 규정된다. 하지만 세종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는 높이가 기준치(10cm)를 초과해 최대 13cm에 달하는 등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시설은 저속으로 주행한다 해도, 높은 경사도로 인해 차량에 큰 충격이 가해지기 일쑤다. 차체가 낮은 승용차의 경우 속도와 관계없이 차량 하부(서브프레임)가 지면과 충돌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어 운전자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사다리꼴 과속방지턱(턱의 정상 부분을 사다리꼴로 각이 지게 처리) 역시 높이와 폭에 대한 기준이 전무하다. 다만 도로교통법 '험프식 횡단보도' 기준을 준용해 과속방지턱 경사길이를 1m 이상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험프식 횡단보도란 과속방지턱과 횡단보도의 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볼록사다리꼴 과속방지턱 형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원식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은 보행자 안전 확보라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운전자들에게는 되려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며 피로감을 주고 있다.

실제 상당수 주민들은 세종시 도로 실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모씨는 "세종에서 가끔 25인승 버스를 운전하는 데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아 운전 시 허리까지 아프다"며 "아무리 천천히 주행해도 턱~턱~하는 충격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일렉시티는 저상버스로 설계되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탑승에도 문제가 없게 했다. 사진=세종교통공사 제공
기준에 맞지 않은 과속방지턱은 저상버스 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은 저상버스로 설계된 일렉시티를 점검하고 있는 고칠진(오른쪽) 세종교통공사 사장 모습

더 큰 문제는 기준에 맞지 않은 과속방지턱 등이 저상버스 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위해 저상버스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높은 과속방지턱으로 인해 차량 주행이 힘들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현재 900번과 990번 등 간선급행체계(BRT)에만 저상버스 50여대를 운영하는 상태로, 이 밖의 간선·지선 등에는 투입을 주저하고 있다.

세종시의회 손인수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저상버스 도입을 위해 고원식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을 손봐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손 의원은 최근 세종시청 건설교통국 행정사무감사에서 "행복청의 공공시설물 설치 가이드라인에 맞도록 고원식 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한다"며 "규정에 맞지 않는 경우 적극적으로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손 의원은 고원식 횡단보도 높이 측정을 위한 현장 감사를 통해 교통약자와 함께 저상버스에 동승하는 등 이용 불편 문제점을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지적을 계기로 고원식 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 등의 정비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세종시의회 손인수 의원읜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저상버스 도입을 위해 고원식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세종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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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면민 2019-06-08 15:48:30
좋은지적 입니다. 전의면 면사무소 입구부터 금사리 방향가지 25개 방지턱. 마을마다 경쟁하는건지 너무많이 설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