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전 미라 기생충 감염 비밀 풀었다
500년전 미라 기생충 감염 비밀 풀었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13.01.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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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해부학과 연구팀 '참굴큰입흡충' 유충 검출

 
참굴큰입흡충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단국대 제공
충남 예산에서 발굴된 500년 전 미라가 ‘기생충 감염’의 비밀을 풀어냈다.

단국대 의과대학 해부학과 서민 교수팀은 2011년 2월 예산군 삽교읍의 회곽묘에서 발굴된 16세기 중년 남성의 미라에서 대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참굴큰입흡충(Gymnophalloides seoi)’ 유충(알)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서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기생충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The Journal of Parasit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

참굴큰입흡충은 1988년 급성 복통으로 병원에 온 환자에게서 처음 분리해낸 것으로 학자들은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과를 개설한 서병설 교수를 추모하기 위해 학명 뒤에 ‘서(Seoi)’라는 단어를 삽입했고, 1993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학계에 정식 보고됐다.

이후 학계에선 추가 역학조사를 벌여 이 기생충의 중간숙주가 ‘굴’이고, 전남 신안 일대에서만 유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기생충을 굴에 퍼뜨린 종숙주가 이 지역의 철새 중 하나인 ‘검은머리물떼새’임을 추가로 확인했다.

미라에서 이 기생충이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2006년 8월 경남 하동서 발굴된 17세기 여성 미라가 처음으로 당시 연구팀은 신안과 멀리 떨어진 하동에서 참굴큰입흡충이 검출된 것을 두고 이 기생충이 과거에는 훨씬 넓은 지역에 걸쳐 유행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추후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나오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동 미라보다 100년이나 앞선 예산 미라에서 기생충이 발견됨에 따라 참굴큰입흡충 유행지역이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넓었다는 가설을 입증한 것은 물론 500년 전 국내 기생충 질환 감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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