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엄지 주목하는 대통령 보고싶어
국민 엄지 주목하는 대통령 보고싶어
  • 조한수
  • 승인 2013.01.11 08: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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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수의 세상과 놀다]특별사면권,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제스처는 동. 서양이 모두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공통어이다. 이는 상대에게 존경이나 인정, 또는 용기와 인내에 대한 표시로 행하는 바디 랭귀지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화(手話)가 오래 전부터 국가와 백성간의 뜻을 전하는 민주주의 상징 신호였다고 한다면 현대인들은 아마 놀랄 것이다. 그러나 실제 그랬다. 이렇게 좋은 제스처의 역사를 뒤져보면 그 발단은 참으로 흥미롭다.

지금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지방에 해당하는 서부 지역에 세워진 고대국가였던 기원전 4세기의 에트루리아(etruria)라는 도시국가에서는 그 유명한 검투사 경기가 지금의 올림픽 경기와 같이 성행을 하였는데, 당시 경기에서 승리한 검투사가 패배한 상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관중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이때 관중들이 검투사에게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는 표시를 보이면 이는 ‘목숨을 살려주라’는 의미가 되었고 반대로 손가락을 밑으로 향하면 ‘죽이라’는 표시였다. 오늘날도 손가락을 밑으로 향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시이니까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고도 하겠다.

엄지 손가락의 신호는 고대 검투사의 싸움에서는 삶과 죽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오늘 날 엄지를 주목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기대한다.
이러한 에트루리아의 ‘엄지손가락 규칙’이 남동쪽 도시인 로마인들에게 전해져서 비로소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기원이 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엄지손가락 수화(手話)는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도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집트에서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것은 ‘희망 혹은 승리’를 의미했고 반대로 손가락을 내릴 경우, 이는 ‘불행 혹은 패배’를 의미했다고 한다. 이러한 엄지손가락에 의한 수화는 놀랍게도 고대 로마의 역사가들에 의해서 그 원인이 밝혀졌다.

지중해 전역을 호령하던 시저가 활동하던 시기에 로마 역사가들은 이 수화에 대한 기록을 남겼는데, 그들은 이 엄지손가락 수화에 대한 기원을 어린 아기가 태어날 때의 엄지손가락을 꼭 쥔 주먹 속에서 그 신비를 풀었다고 적고 있다.

그들은 아기를 관찰한 결과, 아기는 점차로 주변의 자극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고 동시에 손이 천천히 퍼지면서 엄지손가락이 위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반대로 사람이 죽을 때에는 손이 움츠러들면서 밑으로 쳐진 엄지손가락을 감싸게 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에 근거하여서 로마인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나 에트루리아인들과 비슷하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 ‘삶의 긍정’의 표시로, 그 반대의 행위는 ‘죽음과 절망’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엄지 치켜세우는 수화는 벌써 고대로부터 세계의 공용어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수화(手話)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 있다. 바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그곳이다.

엄지 손가락 신호가 통하지 않는 세계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온 국민들의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 퇴임을 불과 몇 주 남겨 놓은 대통령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는 특별사면권’을 만지작거리면서 그동안 자신의 주변에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면서 자기 깡통을 채워오던 중 많은 서민들 눈에 통한과 눈물을 흘리게 했던 그의 친구들과 인척들이 법의 심판 속에 옥에 갇혀있는 것을 퇴임하기 전, 그들의 충성에 대해서 보은(報恩)이라고 베풀고자, 소위 ‘국민대통합’이라는 말도 되지도 않는 당위를 내세워서 사면할 것이라는 보도가 온 나라 안을 들끓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이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내려서 준엄한 심판을 받고 있는 자들에게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모든 권한과 특권은 국민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즉 모든 권력의 출발은 국민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공직자를 가리켜 ‘공복(公伏)’이라고 하지 않은가? 영어권에서는 이를 ‘public servant'라고 부른다. 국민으로부터 제한된 권한을 위임받아 공의를 시행하면서 결국 국민을 섬기는 종’이 바로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의 위치이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공직자는 항상 눈이 국민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고 그들의 귀 또한 국민의 소리에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대통령은 자신의 고유 권한이란 말을 하며 국민들이 모두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향하게 하여 판결한 사항을 다 뒤집어서 스스로만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우고자 한다. 이는 서방에선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필자가 생활했던 뉴질랜드에서 불과 7~8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국회 외교부 소속의 한 여당 국회의원이 업무 차 북 유럽을 시찰하고 돌아오다가 1,000$ 정도를 자신의 속옷을 사는데 공금을 유용하다가 국가 감사원에서 드러나 결국 국민 소환에 붙여져서 그는 유용한 공금을 다 토해내야 했던 것은 물론이고 그의 국회의원 자격도 박탈당하는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것이 국민을 무섭게 여기는 나라의 모습이다.

대통령과 국민, 공직자와 국민은 서로가 상생으로 묶여져 있는 신뢰의 연합체이다. 즉 머리 역할을 국민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머리에 붙어 있는 모든 기관들은 그 머리의 뜻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서로가 아는 제스처, 수화(手話)를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가 국민의 수화(手話)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국민의 대표라 할 수 있겠는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함을 제발 볼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 국민의 엄지손가락을 주목하는 대통령을 기다려본다. 

     
 
     
 
 
조한수, 서울출생, 미국 Lee University졸업(B.Sc), 동대학원 졸업(M.div), 총신대 수학,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수료, 뉴질랜드 선교 20년간 사역, 현재 세종개혁교회 목회 사역 중irchu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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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13-01-15 19:55:51
과연 어떤대통령이 국민의소리에 따라 엄지를올릴까요
국민의소리에 엄지를올릴 대통령이있긴할까요?
글 잘읽었습니다^^

나그네 2013-01-17 10:51:38
우리 국민 모두가 알 수 있는 수화를 어찌 모르기야 하겠습니까만
억지로 눈을 감고 보지 못한 척, 모른척 하느라 마음 고생이 크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