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
"세종시 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12.16 07: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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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별인터뷰]유한식 세종시장, "사실이 왜곡될 때는 답답"

   유한식 세종시장은 균형발전과 화합을 강조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정을 책임지는 유한식 시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4.11 선거’로 당선된 이후 인터뷰는 처음이었다. 그동안 몇 차례 기자회견과 행사장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스쳐가는 것에 불과했다. ‘세종의 소리’ 창간 1년 기념 특별 대담을 위해 마련된 시장과의 대화는 오랜 만에 만남이었지만 부드러운 대화를 위해 질문 요지를 사전에 건네지 않았다. 인터뷰는 14일 오후 2시 시장실에서 약 40분간 진행되었다.

“‘대통령께 한번 세종시에 오십시오’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렇지 않아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선거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검토해보겠다’고 했어요. 저야 모시고 싶죠.”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전국 시·도지사와의 오찬을 화제로 올렸다. 세종시에 부족한 재원을 감안, 현직 대통령의 방문이 어떤 형태로든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대화였다. 이날 대통령과 대화는 짧았지만 타 시도에서 국회 분원 설치 등 정치 현안이 된 세종시 관련 공약에 대해 “국회 전체가 와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이 됐지만 최선을 다할 따름입니다. 결과가 한꺼번에 나오는 건 아니죠. 우리 시에 가장 중요한 건 균형발전입니다. 제가 얘기한대로 실천해나가고 있어요. 통합도시 계획 수립해서 권역별로 나눠서 상호보완작용을 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가지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도회의 약삭빠른 분위기 보다 덥수룩한 시골 아저씨 타입의 유 시장은 대화도 그랬다. 뭔가 나름대로 추진은 하고 있는데 말을 먼저 앞세울 수 없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는 세종시 초대시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시정에 기반을 닦는 일”을 꼽았다. 지난 7월 1일 취임 후 어깨가 무거웠던 것도 그러한 이유때문이었다.

“특별법은 법 발의 이후 행안부에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어요. 노력하면 잘 될 것으로 봅니다. 이제 하루 정도 대화를 나눠본 것에 불과해요.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세종시를 잘 만들겠다고 하셨고... 열심히 노력해야죠.”

유 시장은 “최선을 다하면 잘 될 것”이라는 평범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는 말을 던지면서 “법 개정이라서 국회에서 해결해야할 문제지만 담당부처와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별법은 좀 더 대화가 이어졌다.

 유 시장은 균형발전과 화합을 강조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 시정을 이끄는 입장에서는 재정 지원과 균형발전에 필요한 사업 시행 시 인센티브 제공이 절실하지 않습니까.
“여러가지 항목이 있지만 획기적인 것도 있어요. 행안부와 서로 대화를 하면서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 행안부에서 현지 조사를 왔다는 데 혹여 ‘면피용’은 아닐까요.
“그건 아니라고 봐요. 왜냐하면 대화를 나눠보면 알아요.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법이라서 국회에서 해결할 문제지만 담당 부처와 인식을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니까 각 부처에서 소위 ‘알아서 하는 것’은 아닙니까.
“그건 제가 답변하기가 곤란하죠.”

- 6개월 동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글쎄요. 힘든다고 표현하는 것보다...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재정이죠. 그게 부족해서 시민들이 바라고 세종시 발전을 위한 사업을 과감하게 하지 못한 점이죠. 또 한가지는 화합이죠. 어느 정도는 화합은 됐지만 부분적으로 나오는 갈등이 있어요. 좀 더 화합했으면 좋겠어요.”

유시장은 첫마을을 예로 들었다. 큰 꿈을 가지고 세종시에 들어왔는데 생활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불편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건물이 잘 지어졌더라도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삶 자체가 무미건조해진다. 첫마을이 그렇고 공동체 생활을 위한 소프트 웨어가 절실하다는 게 유시장의 생각이었다.

- 세종시가 신도시로 건설되지만 그렇다고 그 쪽에만 행정이 치우치다보면 원주민들의 불만, 또한 새로운 갈등이 씨앗이 됩니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땅도 내어주면서 세종시 건설에 기여를 해왔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죠.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시정이라는 게 어디에 편중되지 않아요. 시민 한 사람 한사람을 보듬고 행정력이 많은 분들에게 미쳐서 균형있게 모든 지역이 발전하도록 하는 게 기본입니다.”

유 시장은 조치원읍 공동화에 대책을 설명하면서 현재 균형발전을 위한 10여가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부권 주민들의 ‘세종시 출범 이후 변한 게 없다’는 불만도 거론하고 “세종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구상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공공 시설 이전에 따른 갈등을 우려했다. “이쪽의 것을 저 쪽에다 옮겨 놓고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세종시 청사 위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들렸다. 어느 지역에 들어서든 서로 공명(共鳴)하면서 세종시 전체 발전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언론은 세종시 탄생까지 엄청난 역할을 했죠. 고맙게 생각합니다. 또, 제가 시정을 펼치면서 전혀 생각조차 못했던 것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홍보에 중점을 두면서 언론과 세종시와의 간극(間隙)을 좁히려고 하고 있어요.”

이 대목에서 그는 공보 담당자에게 시정이 사실대로 보도되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더하면서 웃어서 넘겼다. 그 웃음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듯했다.

5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가족들 반응이 궁금했다.
“아침에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오고...휴일도 없으니까 미안하죠. 물론 잘 협조를 해주지만 미안할 때가 많아요. 집식구 생일 같은 것도 챙겨주지 못하고 지난 다음에 알았으니까요.”

인터뷰 중간 중간 사진을 찍었으나 마땅하지 않았다. 포즈를 취해달라는 말에 예의 두 손을 들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잘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시장님은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요”라는 말 끝에 자리를 시장 책상으로 옮겨 몇 컷을 더 찍었다. 확인을 해보니 쓸만한 사진이 되었다.

“세종시 지역 간 화합도 중요하지만 직원들 간에 화합도 중요합니다. 인사를 할 때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누구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지 않게 하려고 해요. 그래도 서운하다고 해요. 모두들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니까요.”

유시장은 가족들이 특별법과 관련, 국회에서 해결할 문제지만 관련 부처와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시장은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가장 좋아했다. 이 좌우명은 뛰어난 재주보다는 성실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그랬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하나라도 더 설명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정을 하다보면 사실과 다르게 전달돼 오해를 받는 일이 많다” 며 “그럴 때는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로 보였다. 뒤웅박 고을 지원, 조치원 역 주차장, 세종시청사 위치 등등... 설명에 진정성이 돋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유 시장은 “세종시민 여러분을 위해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시장이 되겠다”며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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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 2012-12-24 19:23:38
열심히 하겠다, 잘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노력하겠다.......... 진정 시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대선도 끝났으니 대통령님은 세종시에 다녀가시겠다는 것인지....

남리 2012-12-24 14:13:11
시장님.대선도끝났고.가장시급한세종시특별법이미통과되고있고.기사내용보면시민들은이런말씀을원치않고요.실질적인시정계획.비젼.예정지역과주변지역의격차해소.환경적,농촌지역의활성화방안.범죄예방의대비책
소득격차해소.복지환경개선.알고싶은것이많습니다.세종시연두계획발표를기대합니다

세종시민 유철중 2012-12-16 11:36:25
정말 초대 시장은 중요합니다. 사심없이 초석을다지는 자세로 일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여기에 빗나가면 시민들이 가만 잊지 않을 겁니다. 행사 참석도 가려서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