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갑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갑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12.29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정년퇴직하는 구숙자 충청권 농협은행 최초 여성지점장

“그동안 농협이라는 조직에 몸을 담아왔는데 해방되는 느낌입니다. 직장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자유를 찾아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대전,충청권에서 NH농협은행 여성 지점장 1호인 구숙자 조치원 지점장(57)이 31일자로 정년퇴임을 한다.

‘남자보다 훨씬 낫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떠나는 그는 “한 남편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못 다한 일을 하면서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 지점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한 경영으로 고객 관리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데다가 예상의 뛰어넘을 만큼 애경사를 찾아다니는 현장 마케팅으로 감성의 자극하면서 능력있는 지점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입사할 때부터 지점장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품어왔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다” 며 “대전여상 재학시절 한 여자 선배 금융인을 만난 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961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여고 졸업 후 1981년 6월 당시 농협 충남도지회 부여군지부 공채 시험에 합격한 것이 한 평생 ‘농협인’의 길을 걷게 된 단초가 됐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경기도 이천시지부, 경북 경주시지부, 대전 선화동 지점, 대사동지점 근무를 거쳐 2012년 세종시 출범과 함께 충청권 최초 농협은행 여성 지점장이 됐다. 세종시 교육청 지점장이 첫 근무지였다.

구 지점장은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섬세한 경영이 경쟁력을 갖게 했다” 며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고객들의 애경사를 다 찾아다녔고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게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요컨대 계절마다 제철 과일을 직접 구입해 찾아가는 일이라든가 비싼 것보다는 정성이 담겨있는 작은 선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그를 주변에서 보아온 단골 거래처 직원들은 “남자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2014년에는 종합성적 우수사무소 우수경영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점장 승진 후 그는 교육청지점을 거쳐 원도심의 중심인 조치원 지점장으로 영전하는 영광을 가져왔다. 약 2년 6개월 조치원 지점장 근무를 끝으로 36년 6개월의 농협인 생활을 접게 됐다.

구 지점장은 “평소 꿈꿔왔던 지점장이었기 때문 고쳐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하면서 조직과 일을 가정보다 항상 먼저 생각했다” 고 말하면서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로 돌보지 못한 가정을 살피면서 평범한 주부의 인생을 살겠다”고 퇴임 후 이모작 인생을 설계했다.

여성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겨달라는 요청에 그는 “세간의 평가도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희생이 먼저 있어야 한다” 며 “스스로 공부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외모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면서 당당하면서 세련된 금융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6년도 결혼한 남편 조석호씨(58)와 회계사인 아들 한율씨(29), 그리고 연세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딸 한림양(25)이 구 지점장이 31일 이후 돌아갈 따스한 가정이다. (연락처) 010-4454-872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