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도시, 걱정할 일만은 아니다"
"사라지는 도시, 걱정할 일만은 아니다"
  • 변평섭
  • 승인 2017.12.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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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칼럼]지방자치의 또 다른 위기...과감한 행정구역 개편 필요
   변평섭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몰디브는 남부 인도양 중북부에 위치한 참으로 아름답고 깨끗한 섬이다.

그러나 앞으로 50년 후면 신혼여행은 고사하고 지도상에서 ‘몰디브’라는 이름마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몰디브 뿐 아니라 남태평양의 투발루공화국 역시 9개 섬 가운데 이미 2개 섬이 물속에 잠겼으며 1만명 주민들은 탈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바다의 섬만이 아니라 육지의 도시들도 지도상에서 존폐의 기로를 헤매고 있다.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도시로 미국 디트로이드, 그리고 일본의 유바리시를 꼽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태백시가 유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역사상 도시가 파산선고를 받은 유일한 디트로이드는 한 때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번영을 누렸다. 물론 미국 자동차산업이 다시 살아나면서 디트로이드도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일본의 유바리시 역시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선심성 이벤트로 이름을 떨친 도시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거리의 가로등 불은 꺼지고 공공서비스는 대폭 축소되었으며 연금까지 제대로 지급을 못해 피켓을 든 시위대가 시청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17개이던 초.중.고교가 3개로 줄었으며 263명의 시청 공무원은 97명. 그리고 사무실에 난방이 안되어 공무원들이 방한 스키복을 입고 근무를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11만6천명이던 인구가 900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두 도시의 운명이 이렇게 바뀐 것은 그동안 명백을 유지해 주던 도시의 부과자원이 쇠퇴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과 석탄산업의 지형이 바뀐 것이다.

우리의 태백시도 폐광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계속 줄어, 현재는 시로서 갖추어야 할 인구, 5만이 무너져 가까스로 4만명을 웃돌고 있다.

디트로이드, 유바리, 태백시만 걱정할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 226개 지방자치, 즉 시.군 가운데 자체수입으로 소속 공무원들의 봉급을 못주는 곳이 70여곳에 이르고 경상남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1년 예산의 10 ~ 30%를 부채가 차지할 만큼 재정이 열악하다.

만약 20년안에 중앙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없으면 30% 상당의 지자체는 파산상태에 들어가고 3000개의 읍.면.동 가운데 1천여곳이 쇠퇴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2040년에는 전남 고흥군의 인구는 0명이 될 것이며 2050년에는 경남 하동을 비롯 몇몇 지자체가 존립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논문도 발표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의원과 건국대 유종선 교수가 공동 발간한 ‘지방 소멸 현황과 대처방안’에 의하면 충북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5개군과 88개 읍.면.동이 소멸될 위기에 있다고 경고 했다.

충북만이 아니다.

충남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논산.보령.금산.예산.태안.부여.청양.서천 등 8개 지역이‘소멸 위험’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고령화현상은 빠르게 진행되는 것과 함께 지방자치의 재정자립도는 퇴보하는 오늘의 이 현상은 정말 우리 지방자치의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를 낳으면 얼마큼의 보조금을 준다던지,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얄퍅한 이벤트를 가지고 지역 성장의 비책이나 되는 듯 제시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 기회에 통폐합을 비롯한 행정구역의 과감한 개편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광역시의 1개 동과 비슷한 군단위임에도 교육청,경찰서등 있을 기관은 다 있고 높은 직급까지 모두 거느리고 있는데 어떻게 자립을 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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