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노숙자 적극 껴안았다
세종시, 노숙자 적극 껴안았다
  • 김기완 기자
  • 승인 2012.11.29 18:2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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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과 주민들의 노숙인 구하기 합작, 이웃 정 느끼게 해

 조치원읍 서창리 충북선 철도 밑에서 컨테이너 생활을 했던 김강복씨가 노숙생활을 정리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사례가 나타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사진은 김강복씨가 지냈던 컨테이너 박스>
다리 밑 생활을 전전하던 한 노숙자가 관공서와 이웃의 도움으로 지역 사회의 일원이 돼 초겨울 추위를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특히, 두차례에 걸쳐 주변 사람들이 노숙자에게 온정을 베풀어 사회의 양심이 살아있다는 사실과 노숙자를 이웃으로 인정하는 따스한 정이 세종시에 화제가 되고 있다.

10 여년 노숙생활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던 김모씨(58)에게 지역의 온정이 다가간 것은 지난 2001년. 당시 40대 후반의 나이에 주거지 없이 폐지와 고물을 주우며 거리에서 생활을 했던 그에게 맨 먼저 손을 내민 곳은 바로 조치원읍민들이었다.

알콜 중독에다 정신질환까지 앓는 것이 대부분 노숙자들의 삶이었지만 김씨는 다행히 그렇지 않아 주민들은 연민의 정을 느꼈고 급기야는 조치원읍사무소를 찾았다.

주민 대표들은 “행색이 초라하면서 딱하기 짝이 없는 노숙자들을 보다 못해 안타까운 심정에 읍사무소에 호소를 했다” 며 “다행히 완전하지는 않지만 다리 밑에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숙자는 대부분 부랑인 복지시설로 보내진다는 선례를 감안하면 행정기관의 노력과 주민들의 따스한 정이 돋보이는 행정조치였다. 보금자리를 마련해준 주민들은 ‘임시방편’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더 좋은 조건을 생각하게 되었다.

김씨는 컨테이너 생활을 하면서 고물을 주워다 주변에 쌓아둔 고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환경적 피해가 심했지만 그런 그의 처지를 아는 주민들은 직접적으로 항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행정기관을 찾아 민원을 제기했고 이 같은 민원을 접수받은 공무원들이 나서서 사태수습과 마을 정화에 들어갔다.

부랑인 복지시설 입소가 예상됐던 그였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10년 넘게 컨테이너 생활을 해온 김씨에게 최근 또다른 생활의 변화가 생겼고, 무엇보다 지역사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 부각됐다.

김씨는 여전히 고물수집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행정적 지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인근 가구의 방을 얻어 월 10만원의 월세를 내면서 기존 생활과는 다른 제법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이었던 그의 삶은 그렇게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거리에 버려진 채 뒹굴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과 행정기관의 관심으로 이제 그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게 됐다.

게다가, 거리를 방황했던 김모씨의 노숙생활이 사실상 마감되면서 지역사회에서 외면받고 소외됐던 삶이 부랑인 시설이 아닌 시민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면서 활기찬 내일이 기대되고 있는 이례적인 대목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50대 후반의 나이에 다소나마 생활의 안정을 찾은 그는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지역사회를 돌며 고물을 줍고 다닌다.

임숙종 주민생활지원팀장은 "노숙자라고 해서 불결하게 생각하는 일부 시민들의 생각이 어쩌면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자들을 더욱 소외시키는 부분일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설득이 그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찾아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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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2012-12-05 20:54:51
나도 박수를--- 짝짝짝

이승철 2012-12-04 09:24:41
세종시장에게 박수를 ....시민들에게도

적십자 2012-12-02 07:35:09
이런일이 있었군요. 감동적인 사건이 추운 날씨를 다소나마 훈훈하게 하네요.

김일홍 2012-11-30 20:13:53
아 감동입니다. 추운겨울 우리 이웃을 보듬는 공무원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