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때와 갔다 온 후…
화장실 갈 때와 갔다 온 후…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2.01.25 13:4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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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칼럼]선거의 해, "정직하고 비전 있는 후보 뽑아야"

선거의 해가 밝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대통령선거가 있고, 나라의 주요 살림을 이끌어갈 국회의원 선거도 치러진다. 올 처음 탄생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는 초대 민선 시장과 교육감이 탄생된다.

임진년 설 명절에 반가운 이들이 오랜만에 만나 조상의 차례상 앞에서 정담을 나눴다. 일상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뤘지만 정치판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왔다.

시골에 계신 이웃집 할머니가 슬쩍 묻는다. “누구를 찍어야 한 대유”  처음에는 “글쎄요”라고 대답했다가 너무 무성의하다고 여겨 바로 “거짓말 하지 않고 욕심 없이 정직하게 일할 사림이 좋겠지요”라고 대답했다.

오는 4월 11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 그리고 12월 1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등 올 한해는 '정치의 해'로 분주하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각종 공약과 함께 정치권에 대해 경기 둔화, 양극화, 남북관계 불안에 따른 위기감을 극복할 비전과 국가 전략을 요구하는 서민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1일부터 세종특별자치시로 승격하는 연기지역은 4월 11일 세종시장을 뽑고 교육감을 선출하는 등 '선거의 해' 중에 '선거의 해'가 되고 있다. 이미 예비 후보들은 표심 공략을 위해 연기군 내 구석구석을 찾아 '내가 적임자'임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후끈 달아오른 선거전은 정월 강추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설 민심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정치인들은 다중집합 장소 등 전국 곳곳에서 민초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기에 분주했다.

일가친척이나 지인들이 나누는 정치 이야기 중에는 예비 후보들의 능력에서부터 인간성, 진정성 등이 도마 위에 오른다. 하지만 매번 선거 때만 되면 시민 단체 등에서 “이런 후보는 뽑지 맙시다”라고 그렇게 강조해도 뽑힌 사람들 중엔 뽑히지 말아야 할 사람도 많이 있어 안타깝다.

사람을 평가할 경우 화장실 갈 때와 다녀온 후의 자세로 나누기도 한다. 화장실 갈 때 그처럼 간절하게 통사정하던 사람이 다녀온 후에 180도로 변절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지해준 사람에게 배은망덕을 일삼는 사람이 정치인 중에 많다. 당을 밥 먹듯이 바꾸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표심을 잡으려고 아부하다가도, 당선되고 권세 좀 생기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이가 화장실 갈 때와 다녀온 후에 변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찍어선 안 된다.

60년 만에 흑룡의 해를 맞아 역동적인 변화가 기대되는 임진년 올해는 우리나라 18대 대선과 함께 세계적으로 리더십이 격변하는 '글로벌 정권 교체'의 해이다. 대선을 치르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9개 나라에 이른다. G20 국가만 따지더라도 한국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터키 등 6개 국에서 선거를 통해 국가 지도자를 새로 선출한다.

주요 대선으로 1월 14일 대만의 총통선거를 시작으로 3월 4일 러시아 대통령선거와 4월 22일 프랑스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치러진다. 이어 6월에 인도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선거인단이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7월에는 멕시코에 이어 11월 6일 미국 대선이 끝나면 한국에서 12월 19일 수요일에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공자도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 오악(五惡) 지도자’ 경계

공자(孔子)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악(惡)이 있는데, 이 5악을 용서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말했다.

그 5악은 “첫째, 만사에 빈틈이 없고 시치미 딱 떼면서 간악한 수를 쓰는것. 둘째, 하는 일이 모두 공정하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제법 공평한 듯이 처리하는 것. 셋째, 하나부터 열까지가 거짓말투성인데도 구변이 좋아 마치 진실인 양 들리게 하는 것. 넷째, 속은 음흉한 악당인데도 기억력이 좋고 아는 것도 많아서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 것. 다섯째, 못된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

2천5백여 년 전 공자가 이처럼 5악에 물든 정치인을 경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서도 여전히 5악 정치인이 창궐하고 있다. 물질만능의 생존경쟁 사회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세를 차지한 정치인들이 임기동안 걸신들린 것처럼 온갖 부정을 저지르며 자기 사람 챙기면서 이권에 몰두하고 있다.

동남아의 조그만 나라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만들었던 이광요(李光耀) 수상이 물러날 때 한 외신기자가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35세의 나이로 수상에 올라 30년 넘게 나라를 올바르게 이끈 이광요 수상은“가장 중요한 자질은 여론조사든 압력단체든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지도해가는 능력과 의지다. 그리고 그 지도자가 건강하고 굵은 신경, 청결한 마음, 무쇠와 같은 결의를 가지고 있다면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몇 년이 흘러 다른 기자가 똑같은 질문을 하자 이광요는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이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기술입국(技術立國)이라는 지도자의 비전이 조그만 땅덩어리 싱가포르를 잘 살게 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크게는 나라의 대통령부터 지역의 국회의원, 시장과 교육감 등을 뽑는 선거에 내 한 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정 누가 5악에 물들지 않고 임기 동안 올바르게 일을 할 사람인지 심사숙고해서 찍어야 한다.

진정성이 없는 지도자는 화장실 갈 때와 다녀온 후가 다르다. 처음과 끝이 항상 같은 정직하고 바른 이를 뽑아야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된다. 올 선거판에서는 더 이상 속지 말자. 정신 바짝 차려서 정직하고 비전 있는 후보자를 잘 골라내자. 찍어놓고 두고두고 욕하기보다는 찍기 전에 진짜배기를 확실하게 고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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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 2012-02-13 12:54:01
거창한 이력과 그럴싸한 말로 포장되지 않은 참모습을 아는데 정우님의 혜안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날으는꽃등심 2012-02-10 19:54:39
시작과끝이 같다면 더불어 잘 살 수 있겠지요^^

깅세연 2012-01-31 10:15:07
시원하게. 잘봤 습니다 ㅡ정치인들. 각성해야합니다

까망 2012-01-28 10:58:26
속이는 것도 나쁘지만...
속지 않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올바른 생각에서 나오는 소신있는 행동이 많아진다면 살만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스톤 2012-01-26 14:47:54
To describe someone who is not a politician as a politician is to criticize him or her, suggesting a lack of trustworthiness....
아래 글에 대한 보충 자료...그와 관련 1972년 미국 Watergate 사건 때 닉슨이 사표를 냈다고 들었는데...
청와대는 그런 점과 비교할때 칭찬해야 하나요, 어처구니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