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어린이 도서관 '깜깜', 헛공약 되나
세종시 어린이 도서관 '깜깜', 헛공약 되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9.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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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위한 전문 도서관 욕구 높아, 이해찬 의원도 공약했지만 설립 '요원'
   세종시가 ‘책 읽는 세종’을 도시 브랜드로 정하고 독서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전문 도서관 설립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사진은 국립세종도서관에 마련된 어린이 열람실 전경, 국립세종도서관 제공>

세종시가 ‘책 읽는 세종’을 도시 브랜드로 정하고 독서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어린이들을 위한 특화 공간인 '어린이 도서관' 설립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해찬 의원이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던 어린이 도서관 설립. 전국 최연소 도시이자 아동친화도시로 조성되는 세종시가 풀어야할 숙제로 지목되고 있다.

◆ 도서관 인프라·양서 확충 등 '책 읽는 문화' 조성

이춘희 시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식정보화시대에 발맞춰 '책 읽는 세종'을 도시 브랜드로 정하고 독서문화 확산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복합커뮤니티센터(복컴) 내 공공도서관 확충 ▲작은도서관 지원 ▲시립도서관 건립 등 도서관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건립되고 있는 복합커뮤니티센터(복컴)를 활용한 공공도서관 조성이다. 공공도서관은 올해로 보람동을 포함, 모두 6개소를 갖추게 됐다.

운영 시간 역시 평일 야간과 주말까지 연장해 이용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내년엔 4개 복컴 도서관(고운B, 새롬, 대평, 소담)이 추가 개관을 앞두고 있다.

작은도서관도 올해 10개소가 늘어 모두 41개소가 됐다. 아파트단지에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은 엄마와 어린이들이 주로 찾아 아이들의 독서습관 정착에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시는 올해 안에 무인 도서대출 반납 서비스인 'U-도서관'을 설치(2~4개소)해 이용편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설계 용역중인 시립도서관도 2020년 완공 로드맵을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도서관 장서확충과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 유소년 인구 20% 웃돌지만, 어린이 도서관 설립은 '요원'

문제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문 시설을 갖춘 '어린이 도서관' 설립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아동친화도시로 건설되는 세종시에 어린이도서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평균 나이 36.8세(신도시 32.1세)로 전국 최연소 도시이자 합계 출산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아동 비율이 높은 도시인만큼, 이에 걸맞는 인프라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종시 전체 인구 중 유소년 인구(0~14세)는 4만 9714명(지난해 말 기준)으로 20.2%를 차지할 정도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도서관 시설에 대한 욕구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린이 도서관'은 이해찬 의원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국립세종도서관과 협력, 1생활권에 전용 공연장이 포함된 (국립)어린이 도서관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실 어린이도서관은 국립세종도서관을 본래 목적대로 활용하기 위한 취지가 강하다. 세종도서관이 국내 첫 정책도서관으로 문을 열었지만, 상당수가 유치원과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로 채워지면서 '시끄러운 도서관'이란 오명을 쓰고 있어서다.

이용객 중 40% 정도가 어린이들이라는 게 세종시의 자체 추산이다. 공무원들에게 정책정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특화된 도서관이란 설명이 무색할 정도다.

어린이도서관 설립 공약이 나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립세종도서관의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아이들의 수요를 흡수하자는 것이다. 이춘희 시장 역시 정부에 어린이도서관 설립을 건의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검토됐던 어린이도서관은 현재 예산문제로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 실현을 위한 이해찬 의원 측 움직임도 아직까지는 깜깜한 상황이다.

이해찬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 측과 어린이도서관 설립을 논의했지만 이후 진척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문체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도담동에 거주하는 공무원 한모씨는 "세종도서관에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많아 본래의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어린이 전문 도서관을 설립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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