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박찬호, 박세리를 찾는가
우리는 왜 박찬호, 박세리를 찾는가
  • 변평섭
  • 승인 2017.09.0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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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변평섭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신선한 지도가 필요한 시점"
   변평섭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충남 공주에는 두 스포츠 영웅을 기리는 시설물이 있다. 박찬호 시립야구장과 공주시민관 광장에 세워진 박세리의 LPGA투어 US여자오픈대회에서 극적인 우승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이다.

사실 이 두 사람은 공주시의 자산이자 대한민국의 자산이다. 73년생인 박찬호와 77년생인 박세리-70년대에 태어난 이들 두 젊은이가 국민들이 어렵고 실의에 빠졌을 때 꿈과 희망, 난관 극복의 용기를 주었기 때문이다.

2001년 7월 LA다저스 투수 박찬호가 160km의 강속구로 10승을 달성했을 때 3만2천여 관중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환호하던 모습, 그리고 그 기립박수에 포효하던 박찬호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뜨거운 감동이었다.

‘코리안 특급’이라는 별명으로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첫 투수 박찬호는 그렇게 IMF 3년째를 맞은 우리에게 꿈과 자신감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 무렵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이던 일본의 이치로 선수보다 3배가 많은 연봉을 받기까지 하여 기쁨을 더했다.

이렇게 124승의 신화를 창조한 박찬호가 2014년 공식 은퇴 후 박찬호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유소년 야구 육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데 야구와 관계없는 소년가장에 대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특히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중국과 동남아 청소년층에게 한국 야구를 심어주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어 이른바 야구에서의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하고 있는 활동 중 가장 보람 있는 것은 해마다 공주에 있는 ‘박찬호 야구장’에서 청소년 야구대회를 개최하여 청소년 야구층을 넓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해에는 당시 마크 W. 리퍼트 주한 美 대사까지 이 대회에 참석하여 시구를 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누구보다 1998년 IMF로 암담하던 시절,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박세리. 아시아 사람으로서 유일하게 LPGA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박세리는 세계 골프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후배들에게 길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팀 감독으로 현장을 지휘하던 박세리가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선수와 서로 끌어안고 흘린 눈물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그에게 가십성 이야기가 나온다 해도 그가 쌓아온 감동적인 공로를 상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골프를 사랑하고, 후배들을 위해 닦아온 길을 더 넓히고 개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러시아까지 보내 260억 국민 혈세로 한국인 최초 우주인으로 만들어 놓았더니 미국으로 가버린 어느 젊은 여자 과학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어쨌든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현역에서 뛸 때는 주먹을 불끈 쥐고 람보처럼 포효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용기와 꿈을 주던 박찬호의 모습이 왜 정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가 하는 것이다. 연장전 6전 6승의 끈질긴 투혼, 물 속에 맨발로 들어가 공을 쳐내던 도전정신을 보여준 박세리. 그 극적이고 감동적인 모습들이 왜 정치권에서는 이어지지 않는가 하는 것도.

지금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특히 젊은 세대가 크게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이럴 때 이들 선수들이 보여줬던 도전정신, 그 용기를 보여줄 신선한 정치지도자가 나와 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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