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개 허정무, 세종시 강단에 섰다
진도개 허정무, 세종시 강단에 섰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9.2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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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소통의 힘을 통한 리더십 강연

남아공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소통으로서 16강 진출 쾌거를 이룬 경험담을 얘기하는 허정무 부총재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세종시 공무원과 시민을 상대로 ‘소통과 배려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강연했다.

그는 27일 오후 4시30분부터 약 1시간동안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정책 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와 ‘소통과 배려의 힘’이라는 주제로, 남아공 월드컵을 소재로 특강을 실시했다.

자신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치른 남아공 월드컵 예선과 대한민국 최초 해외에서 본선 16강에 진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면에는 선수들 간에 소통과 배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약관 20세의 이청용, 기성용 선수를 일약 대표 팀에 발탁한 사실을 얘기하고 고참 선수인 이운재, 김남일 등과의 소통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했고 그걸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통의 방법으로 그는 ‘자율’을 내세웠다. 일방적으로 ‘나를 따르라’는 식의 강압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티 타임(Tea time)을 통한 자율을 최대한 제공하고 선수들 간에는 소통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주는 식으로 의견을 집약했다는 것이다.

허 부총재는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듣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며 “너를 위한 얘기인데 왜 안 받아 들이냐는 식이 되면 우이독경(牛耳讀經)이 된다”고 경험담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요컨대 남아공월드컵 대표 팀 주장에 자신이 염두에 둔 박지성 선수를 선임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얘기했다. 분명히 박지성이 적합한 인물이었는데 코치 스텝들은 이영표를 추천했고 급기야 선수 전원 티 타임을 가져 의견을 박 선수로 모았다는 것이었다.

흔한 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그 의견이 다시 코칭 스텝에 전달되고 감독이 진지하게 검토하는 선순환의 계기가 바로 주장 선임과정이었다.

여기에서 허 부총재는 “축구 선수 11명 개개인의 능력은 뒤지더라도 소통과 배려문화를 통해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통해 더 강한 팀을 이길 수 있다” 며 테레사 수녀가 말한 “네가 할 수 없는 일을 당신이 하고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해 둘이서 힘을 합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당시 허 감독의 소통은 첫 경기 그리이스 전과 나이지리아 전에도 계속 이어졌다. 선수들끼리 미팅 시간을 주면서 말을 안하던 선수, 분명히 주전으로 못 나가는 선수들이 더 많은 조언을 해주는 화합의 시작됐다. 그래서 치른 그리스 전은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와 박지성의 득점으로 2대0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날 강연에는 세종시 공무원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아르헨티나에게도 4대 1로 패했지만 내용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마지막 16강 티켓이 걸린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박주영의 프리킥과 박지성의 필드 골로 2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월드컵 사상 해외에서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강압적이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에 맡긴 결과다. 마지못해 하는 건 수동적이지만 스스로 하는 것은 결과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게 허 부총재의 지론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에서 할 수 없는 얘기를 절대 뒤에서 하지 말라 ▲대화에서 말을 독점하지 말라 ▲많이 들을수록 내편이 많아진다는 걸 생각하라 ▲목소리 톤은 가능하면 낮춰라 ▲듣기 좋은 얘기보다 가슴에 와 닿는 말을 하라 ▲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라 는 등의 대화에 관한 팁(Tip)을 던져주고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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