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원들이 현장방문을 핑계로 바다낚시를 즐기고 온 것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공식 일정을 무시한 채 단지 '외유성 일정'을 보내고 온 것으로 확인돼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9일 세종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 6명(고준일 위원장, 김원식 부위원장, 김선무, 안찬영, 이경대, 이태환)은 충남 보령으로 현장방문 및 워크숍을 다녀왔다. 여기에는 집행부 공무원과 사무처 직원 등 10여 명도 동행했다.
이들의 당초 일정은 오전에는 충남 보령 남당리에 도착해 김좌진 장군 생가지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보령-태안 간 도로공사 현장을 견학할 예정이었다. 이후 저녁 식사를 하며 현안사항을 보고 받고 토론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날 의원들의 행선지는 일정과는 전혀 달랐다.이들이 보령 남당리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배 선착장. 의원 6명 중 4명은 오전부터 보령 앞바다에서 바다낚시만 즐기다 저녁식사 자리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좌진 장군 생가지와 보령-태안 간 도로공사 현장은 방문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현장방문과 워크숍이 아닌 바다낚시가 주 목적 아니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민은 "시의원들이 평일에 공무원들을 대동한 채 간 곳이 바다낚시 현장이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시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행사 예산이 시민의 혈세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행사와 무관한 예산 집행은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시의원들이 행동에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공식 일정을 지키지 않고 의원들이 바다낚시를 즐겼다는 것은 시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한 사실 규명을 분명하게 하고 대 시민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종시의회 외유성 일정에 대한 보완과 함께 대시민 보고서 제출 등과 같이 성과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시의회가 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안제시라는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제고하는 자성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