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호, 한국전장 누볐다
조치원호, 한국전장 누볐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6.05 0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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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택의원, "조치원호 발굴 통해 지명에 자긍심 갖게 해야"

   한국전쟁 당시 '조치원'호가 수송업무를 담당하면서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한 적 기만작전인 '장사동 작전'수행에 지원했다.
‘장사동 작전’, ‘조치원 호’.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한국전쟁 당시 세종시가 들어선 옛 연기군 소재지 ‘조치원’이름으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전함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인 ‘장사동 작전’ 수행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함선이 바로 ‘조치원’의 이름을 달고 해상을 누빈 것으로 밝혀졌다.

‘조치원 호’ 전쟁사 발굴에 앞 장 선 사람은 서금택 세종시의원.
서의원은 조치원의 자랑이자 세종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가져다 주는 ‘조치원호’의 역사를 되찾아 호국보훈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역사 발굴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6.25 때 혁혁한 공을 세운 조치원호가 있었다는 사실 조차 이 지역 분들이 모르고 있었다” 며 “조치원의 역사성을 살리고 지명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는 차원에서 실재(實在)를 알았고 자료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민간인 선박이었던 조치원호는 한국전쟁 발발 엿새 후인 1950년 7월 1일 교통부 대한해운공사로부터 해군에 인수되어 전함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이 선박이 해전에 투입된 것은 해군 전쟁사에 길이 남아 있는 ‘장사동 상륙작전’이었다.

장사동은 포항 북쪽 25Km 지점에 위치한 작은 어촌으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위장 전술이 펼쳐진 곳이다. 마치 동해안에 미군이 대거 상륙작전을 계획하는 것처럼 적을 기만하고 인천상륙을 기습적으로 감행, 불리했던 전세를 일거에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1944년 미국에서 건조된 조치원 호는 징발과 동시 부산에서 동해로 미국 군수품 수송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그러다가 장사동 작전 때 좌초된 문산호 구조를 통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한국 해군의 수송선인 ‘문산호’가 장사동 작전에 투입될 병력을 싣고 포항 앞바다로 향하던 중 태풍을 만나 좌초, 긴급 지원이 필요했다. 이 때 조치원호가 지원 임무를 담당했고 적과의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불가피하게 남을 수 밖에 없는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 전원 구출해내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국방부의 ‘한국전쟁사’는 ‘기습작전에 참가했던 육군부대는 통칭 ’육군독립부대‘라고 하며 전술고문에 유격전의 권위자인 전성호 대력과 정략고문 박영선을 모시고 주로 학생들로 편성된 유격부대로서 전투경험이 없는 신병들이었지만 문산호 선원들과 함께 용감히 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금택 세종시의원

조치원호는 미국 군수품 수송 업무를 담당했으며 장병 및 유격대원, 경찰, 의사, 피난민, 포로 등 총 16,223명을 이동시켰다. 이 밖에 목재, 탄약, 피복, 포, 차량, 탱크, 가솔린, 오일 등 군수품을 일선에 지원하면서 전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것으로 한국 전쟁사는 전하고 있다.

조치원 호가 명명된 과정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선주(船主) 등 소유자 및 관리자, 그리고 전쟁 후 처리 관련 공문이 없어 지역의 소중한 역사를 편린(片鱗)으로 만들고 있다.

해군 역사기록관리단 한 관계자는 “조치원 호의 명명 과정이 지역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만한 서류가 없어 보다 더 정확한 역사를 알 수 없다” 며 “다만 오늘 날 대전함, 천안함 등 특정 지역의 이름을 딴 함선들처럼 비슷한 과정을 통해 명명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금택 의원은 “선주가 전쟁 후 국가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와 조치원과의 관계 여부를 더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치원 명칭을 세종으로 바꾸려는 일부 인사들의 의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조치원에 대한 애착을 강조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굴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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