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진짜 너무 지루하다
행사, 진짜 너무 지루하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09.13 10:0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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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명품도시 걸맞는 행사 필요..."장황한 내빈 인사말 줄여야"

   세종시에서 개최되는 여러가지 행사가 인사말을 해야하는 대상이 너무 많고 장황하게 진행돼 개선이 필요하다.<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무관함>
“행사가 너무 지루하다.”

세종시에서 개최되는 행사에서 나온 얘기다.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대전과 서울에서 언론계 생활 30년 끝에 지난 해 세종시에 들어와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행사가 너무 지루하다”였다. 대전이나 서울 행사 진행 방식이 반드시 옳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 곳 행사가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걸 말하고 싶다. 또, 연기군에 머물 도시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세종시가 명품도시, 스마트 도시를 지향하는 것이 지적해야할 이유다.

우선 행사에 인사말이 너무 많다.
누구는 시키고 또 누구를 시키지 않으면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저간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참석한 시민 입장이 되어 보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행사로 끝나는 것이면그래도 이해를 할 수 있다. 메인 행사가 기다리고 있는 행사의 경우 정말 짜증나게 만든다. 요컨대 세미나를 앞 둔 1부 행사가 축 늘어지면 진이 다 빠져버린다.

또, 인사말하는 당사자도 문제다.
말이 너무 많다. 많더라도 혹간 참석자에게 새로운 사실을 전해주면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다. 아침에 장관 만난 얘기, 집안에서 일어났던 사소한 일, 그리고 낯 뜨거운 자기 자랑, 정치적인 입장 등등... 들을 가치도 없는 말만 장황하게 늘어놓고 내려오면 “저 사람 왜 저래?”하는 반응이 여지없이 나온다.

이곳저곳 행사장을 취재하다보면 레퍼토리가 거의 같다.
아직은 군 수준에 머물고 있는 세종시 행사에 참석 대상자는 한정되어 있다. 인사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대개 내용은 이렇다. 명품도시 세종시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거나 삭발로 지켜낸 연기군민들에 대한 감사의 말, 그리고 정치인의 경우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발언 등이다. 이런 얘기를 레코드판처럼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참석자들이 짜증을 내는 건 당연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맨 먼저 인사 말 내빈 수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행사 주최 측 관계자 한 두 사람만 단상에 오르게 해야 한다. 나머지는 간단하게 내빈 소개로 끝내야 한다. 사회자가 인사말 순서를 주지 않을 수 있는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게다. 이때는 본인이 분위기 파악을 좀 했으면 한다. 스스로 알아서 짧고 임팩트가 강한 현안만 얘기해야 한다. 그게 안될 때는 사전에 짧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자.

얼마 전 한 공청회에서 인사말만 하는 데 50분이 걸렸다.
멀리서 축하해주러 왔으니 이사람 저사람 단상에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까지는 힘들지만 참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지적한 문제점이 이날 한꺼번에 드러났다. 어떤 내빈은 무려 13분에 걸쳐 신변 잡담에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말만하고 내려갔다. 내려올 때 인사치레로 ‘두서없는 말’이라고 했지만 정말

   김중규 기자
두서가 없었다. 당연히 “분위기를 모르는구먼”하는 불평이 나왔다. 그런가하면 3분도 걸리지 않으면서 할 말을 다한 국회의원도 있었다. 행사가 유권자와 대면 선거운동이라면 누구한테 표를 던지겠는가.

행사란 으레 그런 게 아니냐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앞 서 말했듯이 스마트 도시가 세종시의 최종 목표가 아닌가. ‘스마트’(Smart)의 뜻을 한번 찾아보라. 작은 것부터 고쳐 나가야 큰 것이 변하는 법이다. ‘그까짓 행사’하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한번 고쳐보자. 꼭 필요한 내빈이 인사를 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달라진 행사 진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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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지겨워 2012-09-19 09:44:16
정말로 많은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사네요, 기자님, 타 지자체에서는 기관장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하여, 행사에 대한 급에 따라 부시장이나, 실과장이 대리 참석할 수 있도록 하여, 기관장은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취재부탁해요,,,, 아님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 좀 제시해주시고 후속 기사 부탁해요,,,,

정준이 2012-09-18 10:22:09
정말 공감합니다.
저 또한 행사 진행 많이했지만 젤 짜증 나는일였습니다.
간소화 한다고 맘 먹고 집행해도 늘어 지더라구요

제청합니다 2012-09-18 09:18:21
인사말은 인사를 하라는 말입니다. 세종시 웅변대회로 착각하는 모양...

김기태 2012-09-18 08:57:38
맞습니다
행사장갈때마다느낀것이었는데 잘지적해줬군요
정작 매인행사보다 인사말 하는사람들이 더많아
행사분위기를망칠때 많거든요
고쳐야 됩니다

세미나 2012-09-18 06:46:32
짜증 날때가 많죠. 줄여야 합니다. 뭐하는 일인지 모를 때도 있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지 할때도 있어요.
한심한 인사말에다 질질끄는 행사 진행, 참석자들도 생각해야죠. 뭘 원하는 지 그렇게 해서...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