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중, 이전이냐 현위치 고수냐
금호중, 이전이냐 현위치 고수냐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10.13 09: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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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회-학운위 등 구성원 간 이견, "살아남는 게 선 아닐까"

   "이전이냐", "현 위치 고수냐"를 두고 학교 구성원들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금호중학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금호중 이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건 금호중이 신도시 내 대평중으로 문패를 가지고 옮기는 게 어떠냐는 교육청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이를 두고 금호중 동문회와 학교운영위 등 구성원 간에 의견을 달리하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 쪽 모두 학교를 위한다는 생각에는 다를 바가 없지만 방법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동문회는 이전에 ‘찬성’, 학운위는 ‘반대’다.

그 기저에는 ‘학교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깔려 있다.
학운위는 3-1생활권과 금호중을 공동학군으로 묶을 경우 신도시 내 자녀들이 바로 앞 학교인 금호중으로 지원, 존립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또, 농어촌학교로서 특혜가 가능하고 신정균 교육감 당시 50억원을 들여 최고의 환경을 만든데다가 명문중으로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 위치를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동창회는 여러 가지 주변 상황을 감안, 이전하지 않으면 학생 수 부족으로 고사(枯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둘 다 주장에 근거는 있다. 그러나 존립이 문제라면 초점을 좁힐 필요가 있다. 만족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카드냐, 아니면 불안정하지만 100% 만족하는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비슷한 예를 대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전고 얘기다. 현재의 자리 고수와 충남고의 둔산 이전으로 두 학교의 운명은 엇갈렸다. 대전고는 원로 동문들 중심으로 ‘추억 소멸’과 ‘야구부 연습장소 부족’, 그리고 ‘명문고로서의 변함없을 위상’ 등을 들어 이전 0순위에도 불구하고 거부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대전 국제고’로 교명을 바꿔 재도약을 꿈꿔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됐다. 말이 국제고지 사실상 대전고는 없어지는 셈이 됐다.

반면 충남고는 둔산 신도시로 이전과 함께 학교가 완전히 달라졌다. 모르긴 몰라도 대전에서 특목고를 제외하고 최고의 학교가 됐다. 한순간의 결정이 학교의 운명을 뒤바뀌어 놓았다. 물론 금호중이 대전의 상황과 똑같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같은 길을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근거리에 있는 신도시 자녀들이 올 것이라는 가정도 확실하지 않다. 만약에 금남면 자녀들과 같이 공부하는 걸 신도시 주민들이 꺼린다면 그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벌써부터 그런 조짐은 보이고 있지 않는가. 가까이 있다고 무조건 학생들이 온다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오히려 용포리 학생들이 신도시로 빨려 들어가는 역효과를 걱정하는 게 보다 현실적일 수도 있다.

성남중의 교명 변경에도 이런 생각이 숨어있다고 본다. 전통이니 동문들의 지원도 필요 없고 학교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게 학부모들의 생각이 아닐까.

또, 금남면의 인구 감소도 금호중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다. 줄어드는 학생 수에다 신도시 자녀들의 기피, 그리고 면지역 자녀들의 신도시 학교 선호 등을 감안하면 학교 존립은 어렵게 된다. 설사 금남면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그건 전원주택 수요로 결국 자녀 없는 증가에 그칠 공산이 크다.

게다가 교육청의 정책, 또한 변수가 된다. 3생활권 분양 계약자들이 면지역 배정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과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정책에 따라 학교 신설 이전 재배치 시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째든 교육청 당국은 금호중은 유지되더라도 소규모 학교가 되면서 교육과정 정상화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존립만 생각하면 금호중은 당연히 이전해야 한다. 만족도를 고려하면 대평중으로 이전은 80점, 그리고 현 위치에서 살아남는 건 100점이 될 수 있다. 불확실한 100점이냐 아니면 확실한 80점이냐의 선택은 학운위, 동문회, 재학생 등 구성원들의 몫이다. 10년, 또는 20년 뒤, 그 때 선택이 정말 현명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게끔 지혜를 총 동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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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중 2015-10-13 15:58:47
이성적으로 잘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모든 조건을 고려해서 어느 쪽이 백년대계를 위한 길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기사처럼 좋은 점도 당연히 있지만 그늘도 있을 겁니다.

사탕 발림 2015-10-13 10:50:47
대평동으로 옮길 때는 당분간은 금호중으로 하겠지만....
어떻게 대평동에 위치한 중학교가 금호중으로 계속 유지하겠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오.---

더구나
대평동에 사는 중학교 학무모들이 금호중 명칭을 두고 그냥 가만 두겠소.

지역 여론에 의하면, 교육감이
현 금호중 부지를 교육청의 연수원 건립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려고
건설사업하는 동문들을 앞세워 별 짓을 다하고 있다고....
나중에 심판해 볼 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