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마을 '스마트팜' 아직은 아쉽다
창조마을 '스마트팜' 아직은 아쉽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05.1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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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시스템으로 오류 잦아 농민들 불편 호소 "보완 필요"

 세종시가 SK와 함께 창조마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팜' 시스템에 대한 불편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 시스템인 ‘스마트팜’ 시스템을 설치한 세종시 연동면의 농민 A씨. 그는 요즘 ‘스마트 팜’을 잊고 살고 있다. 예전 방식이 차라리 속이 편하기 때문이다.

설치 당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닐하우스를 원격 관리할 수 있다는 말에 기대했지만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A씨는 “스마트팜 설치 전과 비교해 다른 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예전 방식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농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창조마을 시범사업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체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세종시는 지난해 10월 SK와 함께 연동면 지역에서 창조마을 시범사업 출범식을 가진 후, 지난 1월부터 스마트 팜 100개소 설치를 마쳤다. 기존 농업기술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농촌지역 미래성장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창조마을 사업 중 농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핵심은 단연 '스마트팜' 시스템이다.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만으로 환기를 비롯해 온도, 습도 등 내부 환경을 수시 점검할 수 있어 농촌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 팜’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불편하더라도 예전 방식으로 농장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 편하다는 농민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농민들은 일단 농촌 현실을 고려치 않은 시스템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비닐하우스 환기 시 양쪽이 다 올라가버리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에요. 바람이 불어오는 쪽은 닫고 반대쪽만 열어줘야 하는데 이게 현 시스템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A씨는 "농업 현실과 동떨어진 작동으로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SK측의 미흡한 지원에 대한 아쉬움도 큰 것으로 보였다.

한 농민은 "환기 개폐 시 한쪽만 작동하도록 하려면 돈을 추가로 내야 하고, 기본 기능 외 다른 기능 연계 시에도 역시 돈을 내야 한다"면서 "창조마을도 철저한 자본논리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범 사업인 만큼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현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이는 곧 '반쪽짜리 생색내기용' 사업 아니냐는 지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잦은 시스템 오작동도 한 몫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도 센서오류 등 해결 과제가 다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농민은 “밖에서 다른 일을 하던 중 오작동이 일어나 놀란 적이 자주 있었다”며 “아직 시스템이 불안함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스마트팜 시스템에 대한 농민들의 이해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 농민은 “마을에 고령인 농민들이 많은데도 스마트 기기에 대한 교육 횟수는 몇 번 없었다”며 “이왕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면 보다 철저히 준비하고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 팜 시스템이 설치된 농장의 모습
이제 막 걸음마단계인 ‘시범 사업’임을 감안해도 국가 정책으로 추진되는 사업에 대한 적극 지원과 면밀한 행정이 아쉽다는 얘기다.

물론 창조마을 ‘스마트 팜’이 농민들의 삶을 이전보다 훨씬 여유롭고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농촌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기대와 함께 대대적으로 출범한 사업이어서 미흡함도 커 보인다. 온통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편, 세종시는 창조마을 시범사업으로 ▲스마트 팜 ▲지능형 영상보안 ▲스마트 로컬푸드 ▲스마트 러닝 ▲새로운 모습의 에너지 타운 조성 ▲영농기술 테스트 베드 제공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생산자에게 스마트폰으로 판매내역 정보를 제공하고, 농작물 출하·판매 등 유통까지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을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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