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기업지원은행 선정 '특혜 의혹'
세종시 기업지원은행 선정 '특혜 의혹'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03.04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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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개모집, 올해는 하나은행과 단독으로 협약 체결

   세종시가 기업 지원은행 선정 과정에서 공개모집 절차 없이 특정 은행을 지정해 협약을 체결하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세종시가 기업 지원은행을 선정하면서 공개모집 없이 특정 은행을 지정, 협약을 체결하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지난해에는 지원은행 건을 두고 한차례 공개모집 절차를 거친 적이 있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선정조차 하지 않아 신청 은행들이 반발하는 등 공정성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2일 하나은행과 관내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국내·외 기업과 세종시 소재 기업에게 금리우대 등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종시 투자 기업에 대해 기업자금 대출과 함께 새로 입주하는 기업의 임직원 생활안정자금 금리를 최대 1.0% 우대하는 등 각종 금융지원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협약으로 하나은행 측은 세종시 관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세종시가 앞서 지난해 4월경 관내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올해와 비슷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 지원은행을 공모했지만 아무런 설명 없이 공모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업계의 반발을 샀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올해에는 공모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하나은행과 단독 협약을 체결해 “특정 은행을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 하는 특혜 의혹도 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모에 참여했던 국민, 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들은 현재까지도 공모 무산이유를 알지 못한 채 이번 협약소식을 듣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세종시는 이와 관련, “하나은행이 기업지원과 관련해 먼저 적극적인 제안을 해왔고, 또한 제2시금고를 맡고 있어 협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제2시금고를 맡았던 우리은행은 이 같은 협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세종시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세종시 주장대로라면 제1시금고를 맡은 농협도 협약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농협 역시 이번 협약에서 뒷전으로 밀렸다. 농협 측은 하나은행과의 협약 사실을 뒤늦게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제1시금고를 뒤로한 채 제2시금고만을 대상으로 단독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즉, 선정 기준이 ‘시금고’도 아닐뿐만 아니라 공모를 했던 지난해와 달리 밀실에서 지원은행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공모에 지원했던 한 은행 관계자는 “공모까지 해놓고도 은행을 선정하지 않아 몇차례에 걸쳐 강력하게 요청을 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앞뒤도 맞지 않고 객관성도 없는 아무런 기준 없는 협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제1시금고인 농협과도 오는 4월경 기업 지원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다른 은행도 요청이 있을 경우 협약을 할 예정”이라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뒷말이 무성한 게 사실이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공모를 하고도 추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며 “당시 상황을 확인해 보고 연락해 주겠다”고만 답변한 상태다.

지원은행 선정과 관련, 세종시 주변에서는 친인척 연루설과 함께 결재 과정에서의 혼선 등 뒷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어 투명행정과는 거리가 있는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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