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 세종시 발전, 일구월심으로 기도”
“명품도시 세종시 발전, 일구월심으로 기도”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5.01.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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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 산신암 주지 원각 김향란 보살, 주당풀이 등 전통 굿 계승노력

   치병 굿인 '주당풀이를 시현하고 있는 오봉산 산신암 김향란 보살
을미년 청양띠를 맞아 통일 이후 신한국의 행정수도인 세종특별자치시의 발전과 안녕을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 특히 세종시에서 역사가 오래된 오봉산 산신암의 주지인 원각 김향란 보살이 지극정성으로 세종시의 번영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원각 김향란 보살은 지난해 9월 28일 대규모로 개발 중인 세종시에 악기(惡氣)와 액운(厄運)을 막아주면서 명품도시로 발전을 기원하는 한마당 굿판인 대동제를 오봉산 산신암에서 벌인 바 있다. ‘주당 풀이’라는 전통 굿판을 이어오고 있는 김향란 보살은 전통 의식인 대동제에서 이승을 떠돌고 있는 한 많은 영혼을 위로하고 대규모 세종시 개발에 따른 악기(惡氣)를 없애주고 있다.

죽어가는 인간에게 다시금 영혼을 불러와 생환시키는 ‘주당풀이’ 계승자인 산신암 주지 원각 김향란 보살은 대동제에서 혼령을 불러오는 초혼(招魂)을 시작으로 신령전에 알리는 ‘독경’(讀經), 만물의 소생을 좌지우지하는 옥황상제전 인사, 국사를 다루는 일인 ‘선관도사’순으로 굿판은 벌어졌다. 

원각 보살은 왕, 장군, 옥황상제 등으로 연신 변신하면서 현란한 춤사위와 함께 신도들과 껄쭉한 입담으로 신 내림을 알렸고 참석자들은 호응을 통해 무당과 관중들이 하나가 됐다. 후반부에는 칠성님께 명목을 비는 ‘제석 굿’과 ‘신장거리’, ‘산신거리’가 이어졌다.

특히 원각 보살이 시퍼런 칼날 위에 맨발로 올라가 춤을 추는 작두타기는 요즘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으로 참석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원각 보살은 평지에서 타는 ‘평지타기’와 계단으로 만들어 진 ‘상봉작두’, 그리고 맨 꼭대기에 마련된 대작두에 올라 세종시의 무사 안녕과 참석자들의 행운을 기원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원각보살은 “세종시에 많은 개발로 지신들이 노했다면 오늘로 모든 것을 풀고 훌훌 떠나라”고 말하며 “여기 참석한 분들 모두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를 신령님께 간곡히 비옵나이다”라고 소원했다.

지난 9월의 대동제 행사에는 전국 무속인연합회에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전남대 민속문화연구소에서 15명으로 구성된 현장 답사팀이 나와 대동제 의식을 빠짐없이 기록하기도 했다. 또,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의 전통 무속문화를 보며 신기해했다. 모두 11개 의식으로 진행된 ‘대동제’는 무속신앙을 통해 길흉화복(吉凶禍福)에 대처하는 옛 조상들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학술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양문화에 치우쳐 미신으로 천대받으며 소실되는 전통 굿을 살리고 싶어요”

이처럼 원각 보살이 매년 대동제를 13번이나 열고 개인적으로 산신암에서 전통굿을 하며 국가와 개인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타고난 숙명이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주당풀이 대수대명 굿의 국내 1인자인 원각 보살은 "소실되어가는 전통 굿을 살리고 싶다“며 ”민속신앙 방법의 체계적인 연구가 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향란 보살은 매년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 서 주위로 부터 훈훈한 이웃의 정을 나눠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각 보살은 한국불교태고종의 승려로 사단법인 한국민속무속총연합회 충남지회장을 맡고 있는 무속인으로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잘 때까지 나라의 안녕과 남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선조 때부터 내려온 전통 굿을 한낱 미신으로 치부하고 얕잡아보고 편견을 갖는 상황에서 무속인으로의 삶은 타고나면서부터 운명적이었다.

원각보살은 1955년 출생, 생후 100일 만에 어머니를 여의고 이후 성장하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마로 인해 시름시름 앓으며 생사를 넘나들다가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고 현 수도 도량인 조치원읍 봉산동 오봉산 산신암에 들어와 9년 동안 기도했다. 도중에 스승인 고 김종락 법사를 만나 설경(종이를 이용한 문양 혹은 글자를 새겨 만드는 것) 화전 등 일부를 전수 받았다. 이에 따라 원각보살은 스승으로부터 배운 전통을 소실하지 않기 위해 제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현재 32명의 제자들에게 특별 전수하고 있다.

원각보살의 명성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친절히 맞이하고 있는 원각보살은 “제대로 알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해결될 일을, 몰라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안타깝다”며 “어떤 신앙이든 진실한 마음으로 지극한 정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화는 한 민족의 자부심, 소중한 전통굿 사라지지 않게 지원해줘야

원각보살은 “우리 조상들은 이른바 ‘빈손으로 빈다’는 의미의 비소니 신앙을 지녔다”며 “지극한 마음으로 비는 비소니 신앙이 천지신명을 감동시켜 죽을 사람도 살아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원각보살은 또 “가끔 종교가 달라 불화를 겪는 가족을 본다”며 “각자가 믿는 신을 모두 불러 화해를 빈다”고 말했다. 산신암 주변 마을엔 종교적으로 동네사람들이 잘 융화되어 있어 편안하다고 토로한다.

세종시에서 원각보살의 전통 굿 계승 노력이 알려지면서 지역민 사이에선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지정 등을 통해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가 사라져가는 주당풀이 대수대명 굿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26세부터 30년 넘게 신의 제자로 살아온 원각보살은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해마다 불우이웃 돕기 쌀 기탁과 함께 독거노인, 장애인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먹을거리와 교육비를 제공하는 등 일상적으로 자비를 실천해 귀감이 되고 있다.

자신의 몸을 바쳐 나라와 개인의 안녕을 위해 작두를 타며 전통굿을 벌이고 있는 원각 보살의 마음이 세종특별자치시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원각보살의 소중한 전통 굿이 세종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통 굿 가운데 작두타기. 수 십개의 작두를 걸쳐놓고 그 위를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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