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옷입으면 행동은 어떻게 ?
누더기 옷입으면 행동은 어떻게 ?
  • 안승서
  • 승인 2014.08.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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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서칼럼]반듯한 옷차림이 반듯한 정신만들어

합천 해인사에 성철큰스님이 계셨다.
스님께서 입고 다니시던 두루마기는 깁고 깁고 또 깁어서 크고 작은 헝겊들로 이루어진 두루마기였다. 스님께서는 헤어지면 헝겊 조각을 대고 깁고 헤어지면 또 기워서 누더기가 된 두루마기 한 벌로 평생을 사셨단다.

우리나라가 가난하게 살았던 옛날!
아니 불과 50여 년 전의 일이니 옛날도 아니다. 필자가 세 살 때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언니와 오빠가 무릎이 헤어진 바지를 입고 있었다. 지금도 형제들이 모이면 사진을 보면서, 어머니에게 창피하게 이런 모습으로 사진을 왜 찍었냐고 하면서 언니와 오빠는 타박을 한다.

타박을 들으시는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왈, 말짱한 옷은 어디 갈 때나 입어야지 평상시에 어떻게 입을 수 있겠냐. 동네에 사진사가 들어와서 공짜로 찍어준다고 하기에 놀던 너희들을 부랴부랴 불러서 찍다보니 그런 걸 어쩌것냐, 지금 잘 입고 잘 살면 됐지 뭘 그랴, 하시며 웃으신다.

이런 일이 비단 우리 가정에만 있었던 일이겠는가.
그 시절에는 옷이 헤어지면 헝겊을 대고 기어 입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기울 헝겊조차도 없으면 헤어진 그대로 입고 다녔다.

학교에서도 교훈이 ‘복장 단정’이 빠지지 않았다. 헤어진 옷을 그냥 입었으면 벌점이 몇 점, 단추가 떨어졌으면 몇 점, 모자를 삐딱하게 썼으면 몇 점 등등… 했었기 때문에 단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그래야 모범생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떠한가? 물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으니 당연히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찢어진 바지, 너덜너덜 헤어진 옷이 유행을 하고 있고 또 더 비싼 것은 아이러니도 너무 아이러니 하다.

단정한 옷차림 단정한 복장이 그 사람의 품격을 이야기 해 준다고 배웠다. 흐트러진 자세에서 올바른 행동이 나올 수 없고 흐트러진 복장에서 올바른 품위가 나올 수 없고 흐트러진 생각에서 올바른 정신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직장을 갖기 위한 면접만 보더라도 면접이란 짧은 시간 안에 면접관들에게 얼마나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얼마나 긍정적인 이미지로 보이느냐에 승패가 달렸다고도 볼 수 있겠다.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이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외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얼마 전, 여 직원 면접을 보는데 떡 하니 나타난 모습이 눈살 찌푸러지게 했다. 취업을 하겠다며 면접을 보러오는 사람의 복장이 찢어진 청바지에 후줄근한 면 티셔츠, 그것도 햇볕에 마르지 않아서 쾌쾌한 냄새가 나는 채로 앞에 앉아 있었다.

평소 자기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관리도 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직장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그 여성은 채용하지 않았다.

     
안승서, 세종시 금남 출생, 초등학교 졸업(검정고시),대전장애인인권포럼 대표(현), 금강일보 시민기자,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 소설 최우수상(2008년), 한빛 대상(사회봉사부문), 장애인 대통령상 수상,이메일: anss8834@hanmail.net

밥이 밥그릇을 벗어나면 추하고 더럽게 보인다는 대학 총장님의 말씀과도 같이 제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은 반드시 제 자리에 있어야 한다. 반듯한 복장, 반듯한 자세에서 반듯한 생각과 행동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옛 어른들이 반듯하게 상투를 틀고 갓을 쓰며 옷깃을 여미며 반듯한 자세로 공부 하는 모습이 오늘은 다시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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