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하고 지지하면서 도와주어야..."
"격려하고 지지하면서 도와주어야..."
  • 이선우
  • 승인 2014.05.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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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충남대병원 이선우 교수-세월호 참사 관련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1. 외상후 스트레스란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이다. 외상이란 전쟁, 사고, 자연재앙, 폭력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환자들은 이러한 외상적 경험들에 대하여 공포심과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반복적으로 사건이 회상되지만 다시 기억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애쓰는 양상을 보인다. 위와 같은 환자의 양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대형 재난 사고의 경우 급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는 환자도 있지만 이 질환의 진단 기준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근접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 및 치료법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중요한 임상양상은 첫째, 꿈이나 반복되는 생각에서 외상적 사건을 반복해서 경험하며, 둘째 감정적으로 무감각해지기도 하며, 셋째는 자율신경계의 각성이 증가되는 증상을 보인다. 정신적으로는 죄책감, 거부감, 수치심을 보이며, 환자들은 이인상태를 호소하기도 하고 공황발작, 착각, 환각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 외 동반되는 부수 증상으로는 공격적이 되기도 하고, 충동조절의 실패, 우울감, 약물 남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인지 기능 검사에서는 기억력과 주의력이 저하되는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치료는 환자가 증상에 관하여 말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며, 이완과 같은 다양한 적응방법들을 교육해야 한다. 치료시에는 환자의 정신과 질병에 관한 낙인을 없애주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의 가족에 대한 지지도 필요하다. 환자들은 증상에 따라 항우울제, 항불안제의 투여가 필요할 경우가 흔하며, 약물치료 시에는 일단 효과가 나타나면 최소 1년 이상 중당하지 않고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환자의 정신 심리상태에 따른 정신치료가 효과적인다, 제반응(abreaction), 카타르시스를 통하여 외상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그러나 정신치료는 개인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여야 하므로 전문가에 의한 치료를 추천한다. 행동인지 기법 치료도 효과적이며, 최근에는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reprocessing) 기법도 사용되어 진다. 세월호 같은 대형 재난 사고의 경우에는 위기 개입 기법을 집단치료의 형태로 적용하는 것도 동병상련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서로 회복을 도와줄 경우에는 효과적 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울러 가족 치료 또한 필요하고 중요할 것 같다.

3. 평소 대비 방법
평소 대비 방법이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볼 때 재난을 당한 모든 사람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환경과 사고를 겪기전 심리상태, 환경 상태, 그리고 사고 이후 주위의 관심과 배려 등의 정도에 따라 특정 계층이나 상태에서 조금 발생이 늘어난다는 보고는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져야 한다. 스트레스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이가 가져오는 심리적 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슷한 조건하에서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우울해 한다. 어느 사람에게는 위협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다른 사람에게는 도전의 기회가 되며, 어느 인생의 높은 산은 다른 사람에게는 낮은 언덕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래도 평소 건강한 육체적,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고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스스로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경우라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지 않을 수도 있고, 설령 겪더라도 보다 빨리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처럼 위기를 잘 극복 한다면 보다 더 성장하고 성숙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4. 그밖에 현대인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은
스트레스 자체의 크기나 강도보다도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서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반응은 신체적 반응으로도 나타나고 정신적 반응으로도 나타난다. 스트레스에 의한 신체적 반응으로는 자율신경계의 변화와 면역 기능의 변화가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는 자율신경계를 통하여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기관들의 기능에 변화를 준다. 대개 일시적으로 가역적인 변화를 주나, 기존의 기질적 요인들과 합쳐져서 기질적 조직 변화를 유발할 수도 있다 자율신경계에 의하여 호르몬들이 동시에 분비되며, 특히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태세가 된다. 눈동자는 커지고, 숨은 가빠지고,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입은 마르게 된다 내장기관도 긴장하고, 근육도 긴장하여 몸은 뻣뻣해진다. 저장되었던 당과 지방도 응급으로 방출하여 혈당량이 오르고 콜레스테롤치도 올라간다.

이러한 반응은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정상 상태로 돌아가서 다시 평형을 이룬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몸은 지치고 소진되고, 세포 및 체액 면역기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면역 기능도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대응하는 힘이 떨어져 병이 발생하게 된다. 스트레스와 흔히 관련된다고 생각되는 신체적인 병으로는 본태성 고혈압, 소화성 궤양, 대장염, 긴장성 두통, 관절염, 성인성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 천식, 신경 피부염 등이 있으며, 또한 면역성 감소에 따라서 여러 가지 많은 병들의 발병에 관련될 수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적인 반응은 불안, 초조, 수면장애, 기억장애 또는 우울증 등을 동반한 스트레스 증후군이나 일시적인 적응장애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신경증, 정서장애, 정 신분열병의 발병이나 자살기도와 상관되기도 한다(그림 2). 그리고 정신력이 약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여 술이나 약물, 때로는 음식으로 대처하다 보면 알코을 중독이나 약물 중독 그리고 비만증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반응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과연 스트레스는 해롭기만 하고 피해야만 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의 성장에 필수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스트레스에 대하여 보이는 반응의 대부분은 정상적이고 건강하며, 스트레스를 통하여 세상을 학습하고, 생존기술을 연마하며, 고난을 극복하여 개인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다만 개인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오랫동안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개인이 이를 극복할 수 없을 때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스트레스는 항상 존재하며 피할 수도 없으므로, 스트레스를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는 받아들이는 마음의 태도에 따라서 자기에게 고통보다는 도리어 미래의 전진을 위한 유익한 기회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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