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참여연대, 6일 논평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철회 촉구
파크골프 애호가-비애호가 산책 시민 사이 갈등 부추길 가능성
시설공단, 검토 단계… “잘 하면 동선 겹치지 않을 여지 있어”

세종 중앙공원 약도. 약도 오른쪽 붉은색 타원형이 세종시가 36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곳이다.
세종 중앙공원 약도. 약도 오른쪽 붉은색 타원형이 세종시가 36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곳이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상임대표 정형근)가 중앙공원 안에 ‘중앙’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6일 촉구했다.

세종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한 번 특정 시설로 전환된 공원을 다시 시민 품으로 돌리는 일은 쉽지 않다”고 환기한 뒤 “세종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은 “이미 조성이 완료된 공원 한복판을 특정 동호인의 운동시설로 바꾸는 것은 공원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파크골프장은 경기 중 이동과 안전을 이유로 일반 시민의 통행이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당연하게 공원의 단절과 이용자 간 갈등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종시의 중심부인 중앙공원 Ⅰ단계 파빌리온 구역에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이사장 조소연)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공원 Ⅰ단계 파빌리온 구역은 세종호수공원 남쪽이고, 국립세종수목원과 경계를 이루는, 중앙공원의 한 가운데이다.

이 때문에 파크골프장을 사이에 놓고 공원이 두 쪽으로 갈라져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36홀 사이사이로 난 산책로를 일반시민은 눈총을 받으며 걸어 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 쉼터에서 편히 쉬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파크골프 이용객도 일반 시민들이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자칫하면 파크골프 애호가와 비애호가 사이에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중앙공원 가장자리에는 9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이미 조성돼 있는 상태.

세종참여연대는 충남 천안시에 있는 도솔공원 사례를 들었다.

천안시는 지난 2017년 천안 동남구 신부동 일대에 6만1427㎡에 달하는 도솔공원을 조성한 후, 10개월 뒤 전체 면적의 24%인 잔디광장을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으로 바꿨다. 천안시가 천안시파크골프협회의 공간사용 요청을 받아들인 것에 따른 것이다.

현재는 천안시가 이곳을 제대로 된 공원으로 다시 조성해 일반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파크골프협회와 이용자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는 것.

이들의 거센 항의에 천안시는 올해 말까지만 파크골프장 사용 승인을 내준 상태로 전해진다.

조소연 이사장은 “설계만 잘한다면 현재 들어선 파빌리온 구역의 시설과 동선을 겹치지 않게 충분히 잘 운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원이용 현황, 파크골프 수요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안된다고만 볼 게 아니고 약간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사회적 편익이 어떤 것이 더 큰지 종합적으로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참여연대는 “공원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중앙공원은 세종시민의 쉼터이며, 세대와 계층, 지역을 넘어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공간이다. 세종의 생태적 중심인 공간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의 사회적 편익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세종시가 사회적 편익 논리로 중앙공원 파크골프장 조성을 이야기하지만, 사회적 편익이란 개인의 사적 편익을 넘어서 전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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