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01.30 07: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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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특별인터뷰]박복수 조치원 원로 목사에게 듣는 새해덕담

   조치원에서 목회활동을 해온 박복수 목사는 "종교가 나눔의 배려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릴 적 교회는 ‘구휼’(救恤)기관이었다.
배고프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딱딱한 우유와 강냉이 티밥을 나눠주던 그런 것들이 오랜 기억 속에 교회였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동네일에 항상 정답만 내놓았던 목사님을 사람들은 존경으로 대했던 것도 함께 생각이 난다.

2014년 갑오년 새해.
‘6.4 지방선거’의 해를 맞아 약 40여 년 전 교회의 기억을 살려 목사님을 찾기로 했다. 아주 예전에 나눔의 실천으로 세상을 이롭게 했던 것처럼 각박해진 세상을 녹일 수 있는 ‘지혜의 말씀’을 구하기 위해서 목사님을 만났다.

박복수 목사(72).
그는 조치원읍에서만 34년을 목회활동을 해왔다. 조치원 장로교회 담임목사를 시작으로 교역자 연합회를 3차례나 이끌었고 조치원 경찰서 경목회 실장, 사회복지재단 세종 중앙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요즘 사회에 지탄받는 일이 벌어지는 건 모두가 이기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물욕(物慾)을 갖고 한탕주의를 통해 편안하게 살려고 하다 보니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설날을 이틀 앞둔 29일 세종시 조치원읍 서창리 샬롬노인복지재단에서 만난 박목사는 ‘이기주의’가 사회를 피폐하게 만든 원인으로 얘기하면서 “종교적인 생각을 가져야 그런 것들을 없앨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간은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합니다. 내가 내 마음을 주장하지 못하다보니 그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종교심을 가지고 그것을 통해 마음을 다스릴 때 제어가 되는 겁니다.”

북한을 예로 들었다. 종교를 없애버리니까 사회가 어려워졌고 그것이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기피하게 만드는 해괴한 조직으로 되었다는 것이었다. 일부 종교인들 가운데도 지탄받을 행동을 하는 건 역시 ‘물욕’(物慾)때문으로 해석했다.

“세종시는 지역 간 갈등문제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예정지역을 가보았는데 너무 잘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저 쪽으로 모든 게 쏠리다 보니 구도심의 낙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하는데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우려가 됩니다.”

구도심 소외론을 얘기하면서 ‘배려’를 강조했다. 행정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 지역 발전, 모두 구도심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말이었다. 세종시청 이전 뒤 북부지역 주민들을 위한 업무 관리 시스템을 구도심이 남겨두어야 하고 전의, 전동 지역 주민들을 위한 행정적인 배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일부는 이미 세종시에서 구상 중인 것도 있었다. 화제를 돌려 ‘6.4 지방선거’에 대해 물어보았다.

“한 분 한 분, 모두가 민심을 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심을 곧 천심이 아닙니까. 또, 서민 위주의 공약을 많이 해주길 바랍니다. 모두 다 지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분들인데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고충도 들어주고 시혜(施惠)를 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박목사는 어려운 이웃을 독거노인, 다문화 가정 등으로 예를 들고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자포자기한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목회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의 실상을 직접 목격하면서 나온 결론으로 보였다.

그는 또, 세종시가 생기면서 유입되는 이주민들에 대해 “이제는 여기가 고향이라 생각하고 애향심을 가져달라” 고 당부하고 “지역에서도 좋은 교육기관을 만들어 서울에서 이곳으로 주민등록을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목사는 경북 의성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필자와 동향이었다. 만남의 반가움은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금세 친해졌다. 마늘이니 사과니 특산물 얘기는 ‘고향이 좋다’라는 공감을 곧바로 가져오게 했다.

그곳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렸던 목사가 되겠다는 꿈이 현실로 될 듯했다. 하지만 운명의 신, 즉 하나님은 시련을 주었다. 사업이라는 과제를 주면서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급기야는 큰 교통사고라는 엄청난 시련으로 시험을 마쳤다. 이 때 박 목사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서울에 있는 총신대였다. 그 때 나이 35살이었다.

“저는 모태신앙입니다. 어릴 적 권사이신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 때 목사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제 목사가 되고 보니 어렵고 힘든 일이 더 많았습니다.”

설교에서 박목사가 강조한 건 ‘진실함’이었다. ‘진실’을 통해 그는 하나님을 만났고 세상 사람들을 ‘진실의 창’으로 내다보았다. 그게 조치원 지역에서 오랜 목회활동을 하는 가치가 되었고 지역에서 존경받는 원로 목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만들었다.

   그는 지방선거에 출마를 하는 정치인들에게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들을 것"을 주문했다.
2년 전 은퇴하고 이제는 샬롬노인복지센터에서 복지사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그에게 후회는 없을까.

“더 열심히 하고 더 따뜻하게 교인들을 보살피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또, 교인들이 정말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도밖에 해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박목사는 타 종교와의 관계를 이렇게 말했다. 기독교에서 구원의 문제는 양보할 수 없지만 벽을 쌓고 적대시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단정했다. 그래서 종교가 서로 존중하고 개방하면서 친교를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지금도 많은 구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더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무도 돌보지 않을 때 종교가 나서서 나눔과 배려의 문화를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선행을 종교기관에서 많이 해주길 바랍니다.”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축복해요’라는 말을 새해에는 더 많이 사용하기를 원한다는 그는 “이 말이 부부, 가정, 이웃, 사회를 밝게 만드는 것”이라며 고향 잘 다녀오라는 말로 마무리 했다.    (연락처)010-7549-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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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댕이 2014-03-10 06:09:29
어려운 목회생활 끝까지 달려오셔서 원로로 은퇴하심 수고많으 셨읍니다.
남은삶 복 많이 받으세요/ 미안해요.고마워요.사랑해요.축복해요...

안산시 2014-02-07 18:12:38
사랑합니다.,.

인종광 2014-02-07 12:21:59
안녕하세요 인종광입니다 건강히 활동하시는 모습을 글로 사진으로보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예뿐여우 2014-02-03 17:04:16
네~~
목사님
미안해요,고마워요,사랑해요,축복해요.....
늘 인자하신 모습...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