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간부회의에서 호소… “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용해” 전제 달아
탄핵안 가결 후 국회의장·경제부총리도 “연말 모임 가져달라” 요청
보람동 식당 몇몇 이미 폐업… 정국 불안에 서민경제 직격탄 맞아

3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는 최민호 시장(왼쪽), 사진 오른쪽은 이날 회의 전경 (사진=세종시) 
지난 3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는 최민호 시장(왼쪽). 사진 오른쪽은 이날 회의 전경 (사진=세종시)

최민호 세종시장이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을 열어줄 것을 18일 거듭 당부했다.

최 시장은 이날 “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용해”라는 전제를 달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여파로 얼어붙은 서민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을 가져달라고 드러내놓고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최민호 시장은 이날 오전 보람동 세종시청 5층 집현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최근 잇따른 정국 불안으로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그동안 자제했던 연말 모임을 가져줄 것을 공직사회와 시민사회에 호소했다.

그는 특히 세종소방본부가 집계한 화재와 구조 등 소방활동을 위한 출동건수마저 들어들 정도로 체감경기가 매우 나쁜 상황임을 거론했다.

최민호 시장은 “공직과 민간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해야 한다”며 “공직자들부터 요란스럽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시장이나 골목상권을 활용해 연말 모임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3일 직후 줄지어 잡혀 있던 식당가 송년회 등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현상이 벌어진 바 있고, 정부세종청사 상당수 정부부처·외청은 회식 금지령까지 내렸을 정도이다.

일부 부처·외청은 아직도 회식 금지령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4일부터 늦은 시각 도담·어진동 정부세종청사는 물론 보람동 시청사 주변 식당가는 연말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일부 중대형 식당들은 단체석을 치워버렸고, 보람동 식당 몇 군데는 아예 문을 닫고 폐업했다.

탄핵안 가결 후 야근이 많아진 세종청사 일부 부처가 저녁식사용 도시락 배달이 가능한지 잇따라 문의하자, 도담·어진동 일부 식당은 도시락 메뉴를 개발해 세종청사로 배달해 주면서 근근히 매출액 유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공무원은 “회식 금지령도 금지령이지만 모여 앉아 마음 편하게 술잔을 기울일 생각이 나겠나? 45년만의 계엄령에 다들 받은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식당가 및 골목상권이 이렇게 되자, 지난 15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송년회(일정)를 다시 잡으라”고 하는 등, 공직사회부터 힘을 보태자는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14일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기를 바란다.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는 지난 9일부터 시민 불안 해소와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지역 민생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또 ▲소상공인 대상 특별보증상품 개발 등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컨설팅 및 교육 사업을 확대 지원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 방안은 계획 수립과 제도 시행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즉각적인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소비 진작에 나서줄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세종시는 설명했다.

최민호 시장은 “올해 여러 사건으로 다사다난한 가운데서도 시정 운영 성과가 많았다”면서 “열심히 일한 공직자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공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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