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성-최민호, 질의응답 첫 대면… 탐색전으로 끝냈다
임채성-최민호, 질의응답 첫 대면… 탐색전으로 끝냈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7.29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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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세종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발언대로 불러
3가지 안건… 큰 목소리 일방적 압박·반박 없이 질문 답변 오가
산하기관장 인사청문 제도 도입엔 양보 없이 평행선 긋다 끝내
29일 세종시의회 제77회 임시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임채성 행정복지위원장(왼쪽 서 있는 사람)이 최민호 세종시장(오른쪽 발언대에 서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긴급현안질문’ 일정에 따라 29일 세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처음으로 마주보고 선 최민호 세종시장과 임채성 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의 맞대결은 ‘탐색전’으로 끝났다. 

발언대에서의 첫 대면인 만큼 상대의 수준을 파악하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 세종시의회 제77회 임시회 마지막 날 본회의에서 예고된 대로 임채성 위원장은 긴급현안질문을 하기 위해 최민호 시장을 발언대로 불러 세웠다.

약 53분이 소요된 이날 긴급현안질문이 의회 안팎의 눈길을 끈 배경에는 지난 지방선거 때 여러 차례 진행된 TV토론회에서 ‘치고, 물고, 빠지는’ 등 달변의 솜씨를 보여준 최민호 시장을 재선인 임채성 위원장이 어느 정도 브레이크를 거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관심이 있었다.  

임채성 위원장이 일문일답 형식으로 질문할 주제로 잡은 것은 세 가지. 세종시 교통 문제 및 시청 공무원 근무여건 개선, 산하기관 인사청문 제도 도입 촉구 건이다.

수많은 그래픽과 파워포인트 화면 등을 잇따라 보여주고, 디테일한 수치를 언급해 오랜 시간 준비를 하고 공을 들인 것을 시사하면서 우회적으로 압박을 한 임 위원장은 전혀 목청을 높이지 않은 채 “그러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실 겁니까?”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맥락상 필요할 때마다 했다.

이는 최민호 시장이 자신의 질문에 비교적 충분히 답변을 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세종시정의 책임을 맡은 최 시장이 관련 사안을 얼마나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시민과 취재진 등이 직접 보고 직접 판단하도록 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즉 최 시장이 답변을 하다 노출할지도 모를 허점을 임 위원장이 직접 파고들며 몰아붙이는 방식은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때 최 시장이 보여준 ‘역공’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인지 임 위원장은 “맞습니다. 시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는데요”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고, “오히려 시내버스 무료화 예산으로 개인용 이동장치(전동킥보드·자전거 등)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면 교통체증이 좀 더 원활하게 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는 방식으로 설득력을 높여가는 화법을 썼다.

하지만 내내 순순하게 질의응답을 이끈 것은 아니다. 임 위원장은 “시장님, 자꾸 135억원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지금 세종시가 한 해에도 434억원씩 계속 보조를 해주고 있다. (세종도시교통)공사에 대해서 108억 원 정도가, 그러면은…”이라고 높지 않은 톤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시내버스 무료화로 인한 재정건전성 유지에 회의를 표시한 임 위원장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 건수 등 실태조사 실시 ▲청소년 요금제 신설 ▲촘촘한 대중교통 환승체계 구축 ▲마일리지 적립 등의 대안을 언급했다.

최민호 시장도 지방선거 후보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장직에 도전하는 도전자가 아닌, 책임자가 된 무게를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식을 적지않게 한 것으로 보인다.

내내 긴장한 듯 미간을 모으기도 했지만, 선거 TV토론처럼 반박하거나 역공을 취하는 모습은 전혀 없이 시정 책임자로서 사안을 잘 파악하고 대처해 나가려고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최 시장은 자신이 행복청장 재직 전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그것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다”고 했고, “제가 보고를 못 받아서 다 기억을 못합니다”라는 답변도 했다. 최 시장은 주로 설득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답변에 노력하는 태도를 내내 보였다.

29일 세종시의회 제77회 임시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임채성 행정복지위원장(왼쪽)과 최민호 세종시장이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페이스북 영상 캡처)

두 사람이 물러서는 양보를 하지 않고 평행선을 달린 지점은 인사청문제도 도입 건이다.

임 위원장은 타 시도 사례를 들며 산하기관장 인사청문 제도 도입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고, 최 시장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들이 심사를 한 것을 인사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이중심사”라며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50분쯤 지나 최 시장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후 임 위원장은 “3가지 현안에 대한 면밀한 계획 마련과 꼼꼼한 실천으로 세종시장이 약속한 ‘풍요로운 삶과 곳곳에 품격이 살아 있는 도시’를 만들고 우리 시가 행정수도를 넘어 진짜 수도로, 나아가 국가균형발전의 상징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를 하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이거나 큰 목소리로 반박하는 장면이 연출되지 않고 건조한 톤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긴장감이 떨어져 지루해지는 순간이 거의 없었던 제4대 세종시의회의 첫 번째 긴급현안질문은 이렇게 끝났다.

이날 긴급현안질문은 세종시의회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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