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주민 '고교야구팀 신설 이리도 힘든가"
아산 주민 '고교야구팀 신설 이리도 힘든가"
  • 금강일보
  • 승인 2013.06.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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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교육청·야구협회 노력 불구
최근 온양고 야구부 창단 무산
지역인재 역외 유출·위상 실추
프로야구의 열기가 뜨거운 요즘 아산지역에서는 관내 야구동호인들의 숙원사업인 고등학교 야구부 창단이 사실상 무산돼 지역체육 발전을 염원하던 체육인들의 사기가 떨어졌다.
아산시 야구협회에 따르면 온양고등학교 야구부는 오는 11월 창단을 목표로 학교와 관련기관 등과 수차례 협의를 거치며 MOU 체결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진척을 보이는 등 거의 성사 직전에 와 있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초 온양고 측이 교사 와 학부모, 동문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는‘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야구부 창단이 부결되면서 협회 측에 창단 무산소식을 알렸다.
관내에는 현재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온양온천초와 온양중 야구부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며 야구명문으로서의 명성을 높이고 있지만, 고등학교팀이 없어 졸업 후 우수 야구 인재들은 결국 타 지역 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등학교 야구부의 부재는 이러한 체육꿈나무들은 물론 지역체육계에도 적잖은 손실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온양중 졸업생들은 타지 학교(천안북일고 3명, 공주고 4명, 청주고 5명, 마산고 1명)로 진학했으며, 이로 인해 프로야구 NC다이노서 구단의 윤형배 선수의 경우 아산에서 야구를 시작했지만 결국 천안북일고 출신으로만 알려지는등 우수인재 유출로 인한 지역 위상 실추와 체육발전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산시와 교육청, 야구협회 등은 수년 전부터 고등학교 야구부 창단을 조심스레 논의해왔다.
야구협회는 2016년 전국체전의 유치와 함께 인기종목인 야구 활성화 및 개최도시 고등학교 야구부의 전국체전 참가를 통해 아산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여러기관의 관계자들을 만나 창단 당위성을 알리는 한편 온양고 야구부 창단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협의하는 등 올해말 창단을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

협회 측은 창단에 가장 큰 걸림돌인 학교 측의 경제적 부담완화를 위해 아산시의 야구장 시설 및 지도자 급여 지원과 한국야구위원회 창단지원금 4억 원(3년간) 지원, 아산야구협회 후원금 1억 원 매년 지원등 창단 후 학교 측의 예산부담을 덜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결국 허사로 끝나고 말았다.

특히 관내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타 지역 학교 스카우트 포기한 온양중 3학년생들은 창단무산 소식을 접하고 뒤늦게 실력과 상관없이 후보 선수로 인근학교에 가는가 하면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멀리 인천광역시의 신생팀까지 찾아가는 현실적인 피해까지 입고 있다.
타지 학교로 진학할 경우 텃세 등으로 3년 동안 후보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게 다반사라 내 고장 학교에서 꿈을 키워보겠다던 중학교 선수들의 기대는 창단 무산과 함께 물거품이 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안성준 온양고 교장은 “아산에 고등학교 야구부 창단의 필요하다는 야구협회의 의견에 동감했지만 학교 교육공동체들의 의견 수렴 결과 반대가 많아 야구부 창단을 무산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기준 아산야구협회장은 “온양고 야구부 창단을 수년 동안 준비했는데 하루아침에 번복돼 당황스럽다. 야구장신설과 야구부 운영계획 등을 반대하는 분들에게 제대로 설명도 하지 못한 채 창단이 무산됐다”고 아쉬움을 피력하며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들에 까지 호소하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아이들 볼 면목이 없어 죄책감이 든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다각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아산=이진학 기자 ljh1119@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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