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뭄에 콩나듯 모교출신 교수 임용
대전 가뭄에 콩나듯 모교출신 교수 임용
  • 금강일보
  • 승인 2013.06.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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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원비율 충남대 32% 최고
배재 6%·한밭 3% 등 채용 인색
수도권 출신 선호에 역차별 받아
대전 지역 대학가의 전임교원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진 가운데 모교 출신들의 전임교원 채용은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3월 20일 4면 보도> 대학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지역 대학가는 최근 3년간 대학별 최대 80명, 최소 2명 이상의 전임교원을 추가로 채용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체 교원 중 전임교원 비율(편제기준)은 대전대가 63.3%, 목원대 63.4%, 배재대 62.0%, 한남대 62.6% 등이다. 이는 전년대비 평균 10% 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체 전임교원 중 각 대학별 모교 출신 비율은 3%~30%대에 그쳤다.

지역 국·공립 및 사립대 중 모교 출신의 전임교원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충남대로, 올해 기준 총 908명의 전임교원 중 292명(32%)을 모교 출신으로 포진시켰다.

뒤이어 목원대가 303명 중 60명(19%), 한남대가 398명 중 65명(16%), 대전대가 353명 중 43명(12%), 배재대가 306명 중 20명(6%), 한밭대가 245명 중 8명(3%)을 자 대학 출신의 전임교원을 확보한 상태다.

대학가의 전임교원 구성 비율은 서울대를 포함한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가장 많고, 지역 대학 중에선 충남대 출신이 일정 비율을 차지한다는 게 대학관계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지역 대학가의 모교 출신 전임교원 채용율이 저조한 데는 ▲원로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학맥 구성 ▲수도권 대학 출신들에 대한 맹신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는 “현직 대학 교수의 최종학력을 감안할 때 교수채용 지원자들의 학력수준은 이미 평준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지역 대학 출신이라고 해도 석사, 박사 학위는 수도권 또는 해외에서 취득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현장에서 교수들의 학력수준이 평준화 된 만큼 실질적인 ‘티칭(teaching)’ 능력을 주로 평가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현직에 장기간 재직하면서 터를 닦아온 교수(수도권 출신)들의 입김으로 지역 대학 출신들이 외면 받고 있다”며 “운 좋게 교원으로 채용된 본교 출신의 전임교원들도 속된 말로 ‘텃세’에 시달리기 쉽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를 빗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는 학자적 연구실적보다 효율적인 교수학습 능력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출신 대학(서울대를 포함한 수도권)을 따져 교수를 채용하는 분위기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대학은 통상 각 학과의 교수 미충원 인원에 따라 학과 내 선별을 거쳐 교무과, 대학 총장의 결재로 최종 인력을 선발한다. 달리 말해 해당 학과의 기존 교수들이 신규 교원채용에 절대적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기도 하다.

그는 “본교 출신의 전임교원을 강제적으로 충원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교수 채용과정에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또 눈높이에 맞는 교수학습 능력을 갖춘 인재가 채용되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특정 학맥이 학과를 좌지우지 하는 분위기는 타파돼야 한다”고 소견을 피력했다.

한편 지난 2009년 (구)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대학별 모교-타교 출신 교원현황’에 따르면 서울대는 당시 전체 교원 1747명 중 1549명(88%)을 본교 출신 교원으로 충원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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