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희망, 못보는 게 안타까워"
"달은 희망, 못보는 게 안타까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10.2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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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강신갑, '세종의 소리' 기고 글 모아 시집 '오늘밤 달은...'출판

   강신갑 시인은 지난 2012년부터 '세종의 소리'에 기고한 글을 모아 시집 '오늘 밤 달은 뜨는가'를 출판했다.
“달은 희망입니다. 둥그렇게 뜬 달을 보면서 추억을 되살리면서 회상하고 힐링하게 됩니다. 하지만 달이 뜨지 않는 날이 많아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지난 2012년부터 ‘세종의 소리’에 기고해 온 전 ‘소방시인 강신갑’(58)씨가 ‘오늘 밤 달이 뜨는가’라는 시집을 출판했다. 4년 동안 게재된 시 92편 가운데 62편을 골라 96쪽 분량으로 작은 책을 만들었다.

제목의 의미를 설명하는 강 시인은 “희망의 달이 떠올라도 일상에 지치고 숨가쁜 생활 때문에 보지 못하는 현실이 더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소방시인’으로 출발했던 그의 시작은 이제 ‘소방’이라는 접두어가 빠졌다. 지난 2월 말일자로 천직이었던 소방직을 퇴직했기 때문이다. ‘119 소방관’이라는 산문형태의 시를 통해 자신의 직업을 표현했다.

‘...119 소방관으로 살아가는 내 소명은 불 속이건 물속이건 ...생명 지킴이로서 꺼져가는 목숨을 구하는 것이다...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일가족의 살려달라는 절규가 있었다. 손을 쓴다고는 썼지만 아버지는 병원 이송 중, 할아버지는 입원 이틀 만에 숨졌다...이는 날 깊은 회의 속으로 몰아넣었다...’

인간으로서 한계는 느낀 회의를 그는 시어(詩語)를 통해 해소하려고 한 셈이다. 감성초, 금호중 출신이라는 고향에 대한 애착이 이번 시집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모두 4부작으로 마련된 시집 가운데 4부에는 고향에 대한 애타는 정이 절절하다.

‘비단 강 두둥실 뭉게구름 떠 있고
둘레 산 병풍 친 너른 터전 언덕에
구국헌신 불사이군 독락정 서 있다

영검한 석불 다은 실바람 건듯하여
향직 기품 꿋꿋한 세월진 낙락장송
절의 향기 혼후히 독락정 휘감는다...’

운주산성, 김종서 장군 묘, 문절사, 대평동 등의 제목 속에 강 시인의 고향사랑이 빼곡이 배어 있다. 그걸 시인은 “세종에는 많은 문화 유적이 있지만 모르는 분들이 많아 시를 통해 알리고 싶었다” 며 “작은 힘이지만 세종시의 성공적인 발전을 기대하면서 시작을 했다”고 밝혔다.

퇴직 후 강 시인은 대전과 세종 둘레 산을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다. ‘서정적이면서 읽고 나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그는 시 ‘개 같은 세상’에서 비뚤어진 사회를 바로 잡아줄 것을 풍자하고 있다.

‘...아이구 지린내야
비도 없고 워째 이렇게 찐다냐?
당최 숨도 못 쉬겄네
언제 개 같은 세상 된댜?’

강신갑은 2002년 ‘공무원 문학’과 2004년 월간 ‘시사문단’으로 등단했다. ‘119 마음’, ‘마누라 보이’ 등을 통해 자신의 시세계를 알렸고 2006년에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종시 금남면 영치리 출신으로 한남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연락처) 010-8685-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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