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무원과 시민, 모두 세종시 설치에 청와대, 총리실, 기재부, 행복청 등 정치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5일 공주대 행정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신인섭 세종시 시민안전국장이 논문으로 제출한 ‘세종특별자치시 설치에 관한 영향 요인과 성과 분석’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은 단층제 구조를 보는 세종시민 및 공무원들의 인식과 만족도를 설문을 통해 조사하고 집단 간 차이를 연구 분석해 세종시 행정 구조를 처음으로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종시의 단층제 지방 행정 구조에 대한 박사 학위 연구논문으로는 전국 최초다.
논문에서는 세종시 설치 효과의 결정 요인, 전반적인 설치 만족도, 그리고 만족도에 대한 시민과 공무원 집단 간 차이를 연구과제로 제시하고 시민 335명, 공무원 312명 등 모두 6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설치 성과 만족도에서 공무원보다 시민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민들에게는 연기군, 공주시, 청원군 시절과 비교했을 때 행정 서비스가 나아지고 정책참여가 용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민원처리 기간의 단축과 정책 의사 결정 참여 기회확대, 세종시의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높은 평가 등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고 논문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공무원(세종시청 소속)은 기초와 광역업무 동시 수행에 따른 업무량 및 난이도 증가, 새로운 행정에 대한 매뉴얼 부재가 업무 숙련도 저하 등으로 이어져 만족도가 낮았던 것으로 해석됐다.
두 번째 세종시 설치 성과에 대한 유의미한 결론은 읍·면 주민보다 신도지 주민들이 더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도시는 도시개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초창기 불편했던 주거 환경이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읍·면은 신도시 개발에 따른 상대적 소외감과 불편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과 시민들은 세종시 설치에 관한 가장 높은 영향으로 정치적인 요인을 들었다. 청와대, 총리실, 기재부, 행복청, 지역 국회의원, 지역 의회의원을 정치적인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높은 관심과 지원이 세종시 발전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 건설을 위해 시작된 도시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수도권의 비대화에 따른 사회적 병리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당초 계획대로 행정수도로 완성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회와 청와대가 세종시로 이전되어야 하고 행정수도 완성 전까지는 국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 2집무실을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또, 자족 기능 확충을 위해 공공기관 유치 지원 및 공공부문 집중 투자, 정주 여건 조성, 기업 및 대학, 종합병원 입주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종시와 주변 도시와의 상생 협력을 주문했다.
이 밖에 논문에서는 특별한 기능을 부여받은 세종시를 여타 광역시와 동일한 취급을 받는 건 논리상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특수 행정기관설립과 특별재정지원 등 차별화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내부적으로는 고 품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자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상하수도시설, 쓰레기 처리, 도로 및 공원 관리 업무, 문화 체육시설관리, 도서관 운영 등은 전문기관에 위탁하거나 마을 기업이 운영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신인섭 시민안전국장은 “지난 2012년 세종시로 내려오면서 단층제 모델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공부를 하고 싶었다” 며 “향후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 행정 체제 개편 시 세종시의 사례를 참고해서 단층제 행정체계의 확대 여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