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노인 상대 기막힌 행정대집행?
세종시, 노인 상대 기막힌 행정대집행?
  • 김기완 기자
  • 승인 2012.08.28 07: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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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치우는데 공권력까지 투입… 경찰에 지나친 협조요청

 행정대집행 도중 김모씨가 복부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와 인부들의 부축을 받으며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80대 노인들을 상대로 공권력을 투입, 행정대집행을 강제집행한 사실이 알려져 과잉 집행이라는 비난과 함께 행정의 횡포라는 시민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전의면 주민들에 따르면 전의면 읍내리에서 고물업을 하는 김모씨 부부가 고물을 주워 생계를 유지해 왔다. 간혹 폐지 등 고물을 많이 주워온 날이면 집 앞 도로가에 쌓아두고 처분 해 왔다. 하지만 비가림 시설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비가오는 날이면 도로가에 쌓인 폐지가 비에젖어 썪는 등 인근 주민들의 민원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담당 공무원은 김씨에게 폐지 등 도로가를 점거한 고물을 치워줄 것을 요청했지만 고령의 나이였던 그는  신장병을 앓고있는 아내 박모씨와 장애를 앓고있는 아들 등 가정적인 문제로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결국, 담당 행정기관인 전의면사무소는 3년전 부터 계속된 민원으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강제집행을 통해 이를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박모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  곁에서 자신의 집앞에 쌓아둔 고물이 정리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행정기관이 노인 두 명을 상대로 굳이 강제집행을 할 수 밖에 없냐는 원망의 목소리도 나왔다. 법을 준수하고 원칙을 고수하는 공무원 신분이지만 법에도 인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담당기관이 민원을 평화롭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굳이 강제집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의 시간이 있었지만 담당 기관은 해결점을 찾지 못해 급기야는 강제집행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행정대집행 도중 아내는 복부의 고통을 호소하며 119에 의해 순천향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마을 이미지가 깨끗해져 다행"이라며 반기는가 하면 또다른 한편에선 "원칙적인 부분에 있어서 법을 수행하는 것이지만 노인을 상대로 차마 못할 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고물을 치우는 강제집행 현장에 20여명의 경찰병력이 동원돼 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일(?)을 치르는것 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현장에 동원된 경찰 관계자는 "시청에서 협조요청이 들어와 나오게 됐는데 현장에 와 보니 이거 참 난감하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령의 노인 부부를 상대로 진행한 행정대집행은 세종시의 행정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준 안타까운 일면이다. 전제가 어찌됐건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민원처리가 가능한 일을 공권력까지 투입하면서 강제집행 한 것은 시민에 대한 행정의 횡포라는 인식이다.

이에 대해 전의면 사무소 한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폐지와 고물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었으나 그동안 구두상으로 치워줄 것을 요구해왔다" 며 "계속 민원 발생으로 이번에 부득이하게 공권력을 동원,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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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영 2012-08-29 13:19:42
주민들이피해를보고있으니까
할수없었곗지만 조금씁쓸하군요
나이드신분들한테 그많은사람들이필요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