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세종시교육청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은 상황에서 최근 학교운영위원회가 교장 공모지정 철회 움직임을 보이자 결국 자리를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 교장이 임기 도중 물러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공모지정 철회’ 요청이 있기 전까지 4년의 임기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A씨는 그간 크고 작은 일들로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으며 힘겨루기를 했지만 ‘소통’하지 못한 교장이라는 오명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A씨는 충북소재 중학교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2년 3월 부강중학교 공모교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학교 운영이 독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학부모들과 잦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교장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교사들에게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등 자질에 문제가 있고, 학교관련 방침을 혼자의 판단으로 임의로 변경해 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지난해 말부터는 대화와 소통 없는 독선적인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며 교체여론이 급격히 확산됐다.

교장 교체요구는 최초 일부 학부모들이 시교육청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학부모들은 교장의 학교교육계획서 표절 의혹까지 제기하며 감사원과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파장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A씨는 일부 학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고소하겠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잇딴 문제 제기로 시교육청은 자체 감사를 실시했고, 이후 A씨에게 ‘경징계’ 처분이 내려지자 교장 교체요구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감사 결과 수많은 부실운영 문제가 드러났다. 전임교장 교육과정운영계획서를 모방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순회교사를 제쳐놓고 임시교사를 임용한 것과 관련해 예산 낭비라는 질타도 받았다. 또한 학교급식운영과 관련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운영해 법적 절차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A씨의 ‘태도’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A씨는 감사관실의 학교경영계획서 요구를 세 차례나 거부한 채 네 번째에서야 제출했으며, 감사 도중 부교육감실과 감사관실에 항의 방문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해 말 실시된 공모교장 중간평가에서는 아슬아슬한 점수로 기준치를 넘겨 해임을 겨우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지난 4월. A씨가 교사 2명, 학부모 1명과 함께 수학여행 답사를 부산으로 1박 2일간 다녀온 것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은 극에 달했다.

결국 부강중학교 운영위원회가 학부모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교장공모제 철회 움직임을 보이자 A씨는 스스로 사퇴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강중학교 운영위원회 한 관계자는 “공모지정 철회와 관련해 학교가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고, 사태가 조용히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A씨를 타 학교로 인사 조치하고, 부강중학교 교장공모지정 철회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교육청은 오는 9월 1일자로 부강중학교에 새로운 교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우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