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전 KBS사장, “방송에 비판적 시각 가져야”
정연주 전 KBS사장, “방송에 비판적 시각 가져야”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10.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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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세종문화원서 ‘언론의 빛과 그림자’ 주제로 노무현시민학교 강연

정연주 전 KBS사장이 15일 세종시에서 열린 노무현시민학교에서 강연을 펼쳤다.
정연주 전 KBS사장이 15일 세종문화원에서 열린 노무현시민학교에서 “한국사회에 언론왜곡이 만연해 있어, 시민들이 방송 등 매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언론의 빛과 그림자’라는 주제의 강의를 통해 “언론은 정치적 독립성,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며 “시민들은 언론의 편향된 보도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등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강연은 노무현재단 대전충남지역위원회 주관, ‘깨어있는 시민’ 양성을 위한 민주주의 교육 프로그램인 노무현시민학교에서 마련한 것으로, 지난주 유시민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윤일규 노무현재단 대전충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 차관 및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 전 사장은 먼저 강연 서두에 과거 유신시절부터 지금까지 직접 겪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언론계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과장 및 사실날조 등 언론왜곡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촛불집회 등으로 수만 명이 모여도, 4대강 사업이 문제를 일으켜도, 국정원 의혹사건이 터져도 언론이 보도를 안 하고 감추며 중요한 뉴스를 묻어버린다”며 “자극적인 사건 사고나 가벼운 뉴스거리 등을 통해 중요한 사안을 숨기는 일이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감에 그는 “한동안 공중파 방송을 보지 않은적이 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조·중·동 등 메이저 언론이 스스로 권력이 되어버린 현 상황도 꼬집었다. 정파적 관점에 따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도 행태가 달라진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

하지만 그는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시민정치’를 제시하며 “희망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유권자와 직접 소통한 오바마 후보의 ‘Move On’을 언급하며, 시민의식을 키워 언론왜곡을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더 많이 읽고 TV뉴스를 적게 봐라’, ‘편향된 보도를 할 때 반응을 보여라’, ‘자신의 미디어를 만들어라’, ‘독자란에 적극 기고하라’ 등 시민정치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그는 언론의 존재이유, 현실에서 언론이 갖고 있는 두 얼굴, 디지털 시대 언론의 특성, 언론의 기능, 미디어법 통과 이후 언론지형 등에 대해 2시간여 동안 이야기를 풀어냈다. 강연이 끝나고는 시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질의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에 앞서 참석자들과 저녁식사를 같이하면서 사회현안 및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정연주 전 사장은 경북 경주출생으로 1970년 동아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한겨레신문을 거쳐 2003년 KBS사장에 취임,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 8월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당시 민주당 및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방송장악 음모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대통령이 KBS 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노무현시민학교에는 윤일규 노무현재단 대전충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 차관 및 시민 10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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