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리 주민들, "금창레미콘 물러가라"
황용리 주민들, "금창레미콘 물러가라"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09.30 1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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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주민 간 갈등 일파만파, "24년 간 참았던 감정 폭발"

황용리 주민들은 30일 “기업이 들어선 후 마을은 폐허로 변했고,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데도 관계당국과 기업은 변한 것이 없다”면서 “악덕기업은 마을을 떠나야 한다”고 분노했다.
“마을이 먼지에 뒤덮이고, 하천은 폐수로 오염돼 더 이상 살 수가 없다”
“트럭이 지나가면 몸이 휘청휘청 거려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금창레미콘, 물러가라”

금남면 황용리에 24년 전 들어선 기업과 주민들 간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지난 명절 때 사측이 기증한 쌀을 거부하면서 노골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주민들은 이날 그간 참아왔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분노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고, 곳곳에서는 격한 표현까지 흘러나왔다.

황용리 주민 150여명은 30일 오전 10시 금창레미콘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장이 들어선 후 마을이 폐허로 변해 제대로 살수가 없다”며 “주민들을 우롱하고 돈벌이만 일삼는 기업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데도 기업은 ‘나 몰라라’ 영업을 하고 환경오염을 일삼고 있다”며 분노했다.

주민대표로 나선 배석환 금남면 생활환경권사수 주민대책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금남면 일대를 폐허로 만들고 있는 한 기업을 몰아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금창레미콘은 지난기간동안 공장을 운영하며 마을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고 주장했다.

배 위원장은 “공장의 지속적인 무단 폐수방류로 마을 앞 삼성천이 무참히 오염돼가고 있다”며 “이것은 주민들에 대한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공장으로 인해 온갖 먼지가 뒤덮여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고, 공장 출입차량에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한, “기업은 오래전부터 마을 곳곳에 폐기물도 매립해왔다”며 “그야말로 금창레미콘은 하늘, 땅, 하천, 도로 등 모든 곳을 폐기물로 뒤범벅 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수년전 사망했던 피해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금남면 각 이장단 및 주민들이 참석, 그간의 고통을 토로하며 2시간여 동안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집회 후 관계기관에 찾아가 다시 한 번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향후 시청 등지에서 항의집회를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공장 측은 주민들의 민원에 소음, 먼지, 폐수 등의 피해저감대책을 이미 마쳤다는 입장이다. 공장 관계자는 “현재 6억여 원을 들여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다 했다”며 “과태료 처분을 마무리 하는 등 법적, 행정적 조치는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기업의 부도덕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행정·사법당국에서 처분을 받을 때만 잠깐이고 이후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수개월 전 한 시민이 폐수방류 현장을 제보, 기준치의 800배가 넘는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된 일이 또다시 적발되기도 했다. 현재 주민들은 대전지방검찰청, 금강유역환경청, 세종시청 등에 이를 고발한 상태다.

여기에 사주 측의 안하무인식의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주민은 “해당기업의 일가족이 주민들의 민원과 항의를 묵살하며 반말에 욕설까지 내뱉는 등 횡포를 일삼았다”며 업체의 도덕성을 꼬집었다. 특히, 사측의 통행 차량에 수년전 어린 학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 주민들의 감정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다.

이러한 사망사고 발생에는 시 측의 책임도 일정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공장 앞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레미콘 차량이 출입하기에는 매우 좁아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차량의 난폭운전도 잦아 단속 등의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법적 기준치와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피해도가 차이가 있다”며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피해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과 기업이 팽팽히 맞서고 갈등해소를 위한 접점이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행정당국이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진광 재경향우회 명예회장은 “사주와 주민대표 간 담판을 짓는 등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아울러 관계 기관에서도 갈등 봉합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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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자연보호협의회 2013-10-02 21:55:54
금창레미콘은 무단 폐수방류로 마을앞 삼성천이 오염돼가고 있다면 현지를 확인하고 이를 자연환경보전차원에서 완전히 해소한후 황용리 주민대표간 진정한 소통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갈것을 강력하게 권고 합니다.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살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