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의 실체, 과연 무엇일까
명품도시의 실체, 과연 무엇일까
  • 최민호
  • 승인 2013.01.01 08: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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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민호 전 행복청장...새해에는 명품도시 밑그림그려야

   최민호 전 행정복합도시 건설청장
'명품도시' 세종시의 새벽이 밝았다.
작년 출범한 세종시의 첫 새해가 시작된 것이다.
불과 6개월이지만, 그간 세종시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17번째의 광역시라는 명칭만이 아니라, 실제로 36개 정부부처기관들이 착실히 세종시로 이전을 진행시키고 있다. 낯선 사람, 새로운 길이 하루가 다르게 눈에 뜨인다. 거리에는 명품도시 세종시라는 플랙카드가 어디든지 눈에 보인다.

'명품도시 세종시'
누구도 세종시가 미래의 '명품도시'가 되리라는 희망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무엇이 '명품도시'인가? 새 것이라면 모두 명품일까? 아마도 '명품도시'를 다른 말로 바꾼다면 '살기좋은 도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가장 '살기좋은 도시'가 국제적으로 선정되어 해마다 발표되고 있다. 가히 명품도시의 순위라 해도 좋을 것이다.

2008년 7월 8일 영국의 모노클 (MONOCLE)지는 세계의 살기 좋은 도시 20위를 발표하였다. 그 순위는,
①코펜하겐(덴마크) ②문헨(독일) ③동경(일본) ④취리히(스위스) ⑤헬싱키(노르웨이) ⑥비엔나(오스트리아) ⑦스톡홀름(스웨덴) ⑧벤쿠버(카나다) ⑨멜버른(호주) ⑩파리(프랑스) ⑪시드니(호주) ⑫호놀루루(미국) ⑬마드리드(스페인) ⑭베를린(독일) ⑮바르세로나(스페인) ⑯몬트리올(캐나다) ⑰후쿠오카(일본) ⑱암스테르담(네덜란드) ⑲미네아폴리스(미국) ⑳경도(일본)

코펜하겐을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한 이유로서 그들은
첫째, 도시계획, 인프라, 녹지화가 최고 수준이고,
둘째, 새벽1시에도 와인을 살 수 있으며,
셋째, 창의적인 도시이고,
넷째 왕립도서관이 있고,
다섯째 세계적인 건축물로 유명하고,
여섯째 교통시스템이 우수하고,
일곱째 보행자 전용도로가 잘되어 있고,
마지막으로 교육의 질이 높고 햇살이 좋으며, 법이 엄격하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문화도시로서는‘베를린’을 꼽았고,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는‘파리’를, 최고의 비즈니스 도시로는‘마드리드’를, 그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서,

①리마 (페루)-예술 디자인 페스티발
②포트루이스(모리셔스) -아프리카 동쪽
③쿤밍(중국)-예술가, 학자, 은퇴자의 도시
④블라디 보스톡
⑤푼 (인도)- 인구 절반이 30대
를 꼽았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도시는 어느 항목에도 선정되지 못하였다.

필자가 행복도시 건설청장 시절 세종시의 명품도시로서의 정의를 7가지로 정리한 바가 있었다.

1.녹지 비율 세계 최대 52.3%의 환상형 도시.
2.건축물마다 국내외 공모를 통해 설계되고 건축되는 각종 작품이라 할 건 물과 7개의 국립 도서관등 박물관.
3.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IT기술을 활용하여 건설되는 스마트 시티.
4.150개의 유비쿼터스 설비를 완비한 150개의 초중고를 비롯한 국제적인 글 로벌 대학 캠퍼스.
5.전봇대, 쓰레기통, 담장, 불법 간판, 노상주차가 없는 5無도시.
6.가장 한국적이고 순수한 한글이름이 붙여진 거리,도로,공원,한문화마을.
7.지상을 달리는 전선없는 전철 BRT(Bus Rapid System)도로, 대중교통의 2 중 순환도로망, 그리고 354KM의 자전거 도로망.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이후 명품도시 기준은 가장 살기좋은 도시에서 변해야 할 듯 

그리고 세계의 '살기좋은 도시'의 선정기준을 유심히 살피면서 세종시가 추구하는 명품도시 7가지 특징이 바로 코펜하겐의 8가지 특징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란 적이 있었다. 그리고 향후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코펜하겐의 강력한 후보자로 한국의 세종시가 지금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고 의욕을 불태운 적이 있다.

그러나 세종시가 세종특별자치시로 출범한 이후 이 생각은 바뀔 수밖에 없었다.
세종시는 행정중심 복합도시에 한정된 도시가 아닌 것이다.
조치원을 비롯한 구 연기군 지역과 공주,청원 지역이 포함된 도농복합형태의 시인 것이다. 최첨단의 도시가 건설되면서 동시에 전통적이자 재래형태의 촌락이 병존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이런 세종시를 위에서 말하는 국제적인 '살기좋은 도시'로 건설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도 쉬운 일도 아니며, '명품도시'7가지의 정의도 새롭게 내릴 수 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저 '명품도시'라고 구호만 외쳐서 될 일도 아니요, 오히려 그런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우리의 세종시를 '명품도시'라 할 것인가.
'명품도시'의 정의와 목표는 코펜하겐에서 찾을 일이 아니었다.
세종시의 '명품도시성'은 무엇보다도 신도시지역과 구도시지역의 균형발전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나는 새롭게 믿고 있다.

신도시는 최첨단 도시의 매력이, 구도시 지역은 전원도시의 여유가 흐르는 조화있는 도시로 정립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
그것은 사실 세종시만이 안고 있는 과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도시라면 어디든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종시의 '명품도시' 목표는 범국가적인 모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종시의 '명품도시'를 구현할 것인가.
굳이 외국에서 예를 찾는다면 아무래도 수도로서의 도시성과 주변 버지니아주의 전원도시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미국의 워싱톤D.C.지역 일원일 수 밖에 없지 않는가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지만, 그것은 한 개인의 생각으로 정의될 수는 없을 것이다.

명품도시의 목표는 시민의 기대와 지도층의 철학을 감안, 새롭게 설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의 기대와 시 지도층의 미래를 바라보는 철학이 결합된 모습의 결정체로서 세종시의 '명품도시'목표는 설정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누구라도 쉽게 외치는 '명품도시' 세종시.
하지만 그 청사진은 아직 밑그림도 떠오르지 않고 있다. 이 명품도시의 이미지를 이제 밝아오는 새해에는 차근히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그려봐야 하지 않을까?

새해가 밝았다.
세종특별자치시라는 자부심 넘치는 도시의 아침이 밝았다.
명품도시의 새해. 그런 새해 원년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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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2013-01-02 13:37:20
청장님글잘읽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하시고자하는일 다이뤄지길 기도할께요
청장님홧팅

이민숙 2013-01-02 13:37:04
최청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고 있지요. 항상 맏형같은 느낌을 주어서 든든합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 많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기다리다보면 좋은 일도 생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