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을 명확하게 표시해 주세요. 아이들 보행권을 위협하는 요소를 없애야 합니다."
20일 오전 세종시교육청 4층 대회의실. 세종시 각 초등학교 학부모회장 30여명이 모여 교육 현안에 대한 문제를 쏟아 냈다. 얼굴을 붉히는 자리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날 행사는 '초등학교학부모회장과 교육감이 함께하는 공감데이트'. 학부모들이 지적하는 문제들에 대해 교육 당국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지면서 격식을 타파하는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다.
학부모들과 교육 당국의 입장이 분명 다른 만큼 오해를 풀고 소통하는 데 비중을 뒀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터놓고 얘기할 수 없었던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자유롭게 털어놓고 공유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됐다.
학부모들은 ▲교통안전문제(CCTV, 과속방지카메라, 스쿨존, 학생 보행권 개선) ▲보건교사 배치 ▲사서도우미 문제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 ▲학부모지원사업 개선 ▲위클래스 구축 및 상담교사 배치 등의 문제를 중점 거론했다.
각 학교별 문제점도 쏟아져 나왔다. 녹색어머니회 운영 보완, 방충망 설치, 통학로 인도 확충, 특별활동 교실 확충, 학교안전지킴이 지원, 공사차량 소음 등의 불편이 잇따라 논의됐다.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는 도담초 과밀학급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최 교육감은 "교육청에서도 잠못자고 고민하고 있다. 도담초 근처 늘봄초를 외국어 특성화학교로 만들고, 도담초와 늘봄초를 공동학구로 만들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6개 학급을 증축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록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서로 입장을 확인하고 소통했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이 지나고서야 끝날 정도로 열기도 있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최지현 고운초 학부모회장은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 교육감은 "하반기에 한번 더 간담회를 열겠다"고 곧바로 화답했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2월부터 교육가족과 함께하는 '공감데이트'를 진행, 교육가족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세종시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을 비롯해 일반고 및 특목고 학생, 학교 운동부, 학교 교장단, 신규 공무원, 학교운영위원 등 다양한 계층이 모여 다양한 주제를 놓고 격식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육청이 추진 잘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