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찰, 절도범에게 쇠고랑 대신 '취업알선'
세종경찰, 절도범에게 쇠고랑 대신 '취업알선'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1.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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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을 돌며 절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힌 절도범에게 경찰이 취업을 알선해 줘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세종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년여 간 세종, 공주, 논산, 청주, 대전 등지를 돌며 회사 창고에 침입해 전선을 홈쳐 생활해 온 S씨를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았다. S씨는 총 21회에 걸쳐 1,100만원 상당의 재물을 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을 잡고 보니 생계형 절도범이었다. S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지체장애 1급인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게 되자 고물수집 일을 해 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S씨는 "생활이 힘들어 먹고 살기위해 범죄를 저질렀다. 차라리 교도소에 들어가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며 순순히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했다.

강력팀 형사들은 범인이 죄를 깊이 뉘우치고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며 근로의욕이 높은 점을 감안, 불구속수사 방침을 세웠다.

이어 여러 지인들을 통해 S씨의 취업알선을 알아봤고 대전의 한 시장에서 채소 배달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피해자의 선처도 있었다. S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피해자 K씨(00전기 대표)는 오는 3월 부터 자신의 회사에 정식직원으로 채용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강력팀 형사들은 "힘들게 수사해 범인을 검거한 기쁨보다 S씨가 죄를 짓지 않고 떳떳하게 직장을 다니며 부친을 봉양할 수 있게 된 것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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