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지만…그 때 그시절 희망이 있었다
가난했지만…그 때 그시절 희망이 있었다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8.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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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최민식 작가 15일~내달 5일 롯데갤러리 '소년시대' 사진전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최민식 작가의 미공개된 ‘소년’들의 사진 130여 점이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오는 15일부터 내달 5일까지 롯데갤러리 대전점에서 열리는 최민식 사진전 ‘소년시대’가 바로 그것으로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사진들은 지난 1957년부터 전쟁과 가난, 정치의 변혁기에 유년을 보낸 수많은 소년을 담았다.

최 작가는 ‘소년시대’전을 위해 국가기록원에 기증한 자신의 작품 13만 여점을 다시 찾아 ‘소년’에 관한 작품 130여 점을 선정했다.

부산 자갈치시장, 광안리 해변, 영도 골목 등에서 최 작가의 카메라에 담긴 소년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부 소년, 표정을 짓다, 2부 소년, 가족을 만나다, 3부 소년, 등에서 크다, 4부 소년, 친구를 찾다, 5부 순간에 머물다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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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969' 최민식 작. '                                                      부산 1968' 최민식 작. 롯데갤러리대전점 제공
 

 힘겨웠던시대, 서민의 삶' 기록한 작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한 아낙네가 하던 일을 멈추고 선 채로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1969년도 사진이 있다. 고무신을 신은 소녀의 등에 업힌 아이가 오른쪽 손으로 어머니의 왼쪽 젖가슴을 잡고, 고개를 들어 입으로 오른쪽 젖을 먹고 있다. 어머니는 생선을 만지던 비린 손이 아이에 닿을까 손을 뒤로 한 채 젖을 주고 있다. 사진 속 소녀와 아이 어머니의 모습에서 가족과 삶에 대한 강렬한 애정과 가난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최민식이 ‘소년’이란 주제로 지난 1950~60년대 전쟁과 가난, 정치의 변혁기에 유년을 보낸 ‘소년’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다.
최 작가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일본으로 건너가 우연히 접한 ‘에드워드 스타이켄’ 사진집에 매료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시각적으로 예쁘기만 한 살롱사진을 멀리하고 주로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남루한 일상을 찍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거지나 가난에 찌든 사진만 찍어 외국에 전시해 당시 박정희 정권의 박해를 받기도 했다.

그는 사진에 대해 “나에게 있어 사진창작은 민중의 ‘삶의 문제’를 의식하는 것, 민중의 참상을 기록해 사람들에게 인권의 존엄성을 호소하고 권력의 부정을 고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현실이 가진 구조적 모순을 알리기 위해 가난한 서민들에 대한 사랑이 먼저 사진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을 겪은 한국의 가난의 역사를 사진에 담은 이유에 대해 최 작가는 “민중의 참상을 찍는 것, 한국적 모습을 가장 리얼하게 담는 것이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사람의 표정을 읽어야 하는 사진작가의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는 최민식 작가. 그는 “어렵고 힘겨웠던 시대의 가난한 서민들의 모습 속에서 ‘사랑과 희망’을 작품 속에 담았다”며 관객들도 작품을 통해 삶 속의 ‘사랑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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