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 올라 나라 안녕, 세종시 발전 기원
천지 올라 나라 안녕, 세종시 발전 기원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2.07.26 16:4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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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람들, 고구려 가다]<3>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기도하다

세종시 자연보호협의회 회원들과 세종 사람들로 구성된 고구려백두산 기행단은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오르는 날 아침, 중국 통화시의 호텔숙소에서 깨어나자마자 하늘을 쳐다보았다. 다행히 하늘이 개어 있어서 백두산 등정에 맑은 날씨 만나기를 기도했다. 

전날까지 비가 왔기 때문에 여행에서 날씨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모두가 느꼈던 까닭이다. 연변의 조선족 사람들 간에는 변덕이 심한 사람을 “백두산 날씨 같다”고 할 정도로 백두산의 기후는 몇 분 단위로 수시로 변한다. 북한 출신의 화교인 가이드 왕영 양은 “백두산은 백번 올라야 두 번 정도 맑은 날씨를 본다고 해서 백두산이라고 한다”고 유머스럽게 말한다.

백두산 서파 정문 아래에서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세종시기행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백두산은 1597년, 1669년, 1702년 화산이 분출됐고, 1882년 화산활동이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 휴화산으로 경치가 아름다워 산 전체가 천연식물원이다. 산 전체의 총면적은 8,000 평방㎞로 ⅓은 중국, ⅔는 북한 영토에 속하며 부식토가 산 정상에 하얗게 쌓여 ‘머리가 하얀 산’이라는 뜻의 백두산이 되었다.

중국 정부는 1962년 처음으로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1980년에는 세계생물보호권에도 속해 희귀한 야생식물과 짐승들을 보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두산을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순환도로나 비행장을 건설하며 생태계를 파괴하는 한편, 중국 10대 명산에도 등록해 국내외에 북한의 백두산(白頭山)이 아닌 중국의 창빠이샨(長白山)으로 만드는 데 더욱 열을 내고 있다. 1983년에는 당시 중국 실권자인 등소평이 가족과 함께 백두산을 방문하면서 백두산 관광자원 개발에 힘쓰기 시작했고, 1986년부터는 백두산을 완전히 개방해 외국인들도 여행 허가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있도록 했다. 2006년에 중국정부는 백두산 관할권을 연변조선족 자치주에서 길림성으로 옮겼다. 이는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결국은 우리 민족의 영산이자 정신의 뿌리이며 기백의 상징이었던 백두산을 ‘장백산’이란 이름으로 앗아가 버린 것이다.

천지주차장에서 오르기 시작한 세종시 일행(노란 우비를 입은 최차례 여사가 보인다)  
중국 정부는 특히 눈에 불을 켜고 한국 관광객들이 백두산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거나 플래카드를 가지고 와서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를 일체 금지시키고 있다.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와 발해 등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라고 어거지를 부리는 중국정부의 민감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중국은 백두산을 자기네 산으로 완전히 굳히기 위해 혈안이 된 가운데 백두산 주변에 있는 한국계 호텔도 철거하는 판이다. 중국은 한국전쟁 참전 댓가로 백두산을 요구해 1962년 10월12일 평양에서 비밀리에 조중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을 맺고 북한과 중국이 국경선을 정하면서 백두산을 나누었다고 한다. 이 조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중국과 북한은 백두산을 서로 자기의 영토라고 하고 있었다. 1967년, 1968년, 1969년에는 서로 혈맹이라는 중국과 북한 사이에 국경분쟁이 일어나 총격전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조선시대 청과의 갈등 속에 백두산 정계비는 청의 사신 무커덩(穆克登)이 정계비를 세운 후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 역사의식으로 극복할 문제다.

악천후 속에서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 가마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백두산은 높이 2,500미터 이상 되는 16개의 기기묘묘한 산봉우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중국 경내에 두 번째로 높은 백운봉(2,691미터) 과 천문봉, 용문봉, 화개봉, 지반봉, 옥주봉, 제운봉, 와호봉, 관면봉 등 9개 봉우리가 있고 북한 경내에 백두산에서 가장 높은 장군봉(해발 2,749.2미터) 등 7개 봉우리가 있다.

백두산은 여름이면 산 아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인 날씨이지만 산 위는 뽀얀 물안개가 감돌면서 비가 쏟아져 내리고 가을이면 산 아래는 황금파도가 넘실거리지만 산 위에는 백설이 뒤덮여 있는데, 여름인데도 산위에는 얼음이 얼어있었다.

백두산은 등반코스가 동서남북 네 코스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북파코스로 강호동 등 1박2일팀이 오른 곳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이 코스를 이용하는데 산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올라가면 수십 대의 지프차가 기다린다. 지프차에는 한 대에 6명씩 타고 천문봉(해발 2,670미터) 아래에 내려놓으면 바로 천지가 보인다. 북파코스 옆으로 가면 장백폭포가 보이고 폭포 옆에 깎아지른 절벽 같은 곳에 300미터도 넘어보이는 시멘트 계단이 있다. 이곳을 올라가면 천지가 보이는데 1박2일팀이 오른 이곳은 동굴이 무너져 현재는 입산이 임시 금지된 상태다. 기자도 6년 전에 북파코스로 올라가 백두산 천지호에서 햇볕을 맞으며 감동과 감사의 기도를 올린 바 있다.

이번 기행에는 서파코스로 예정되어 있어 통화시에서 4시간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백두산 서파 삼문주차장에 도착했다. 입장권을 끊고 입장한 기행단은 현지셔틀버스를 타고 40분간 천지주차장으로 올라갔다. 분명이 처음엔 해가 쨍하고 비추었는데 올라갈수록 안개가 자욱히 끼기 시작했다. 2,000미터가 넘는 고지를 버스가 올라가는데 꾸불꾸불하여 다소 겁이 났다. 게다가 맞은편에 버스가 오면 서로 조심스레 교행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했다.

세찬 비바람 속에 잠시 안개가 걷힌 후 천지가 열렸다.(얼음 밑으로 저 멀리 천지 호수 바닥이 보인다)  
마음 속으로 천지에 무사히 오르는 것만도 기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햇볕이 쨍 하고 뜨지나 않을까 은근히 기대했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에게 변화무쌍한 날씨와 함께 대우주 속의 인간의 존재를 인식하도록 가르침을 주었다.

서파코스는 정상에 북한과 중국의 경계비인 5호경계비가 있다. 경계비 오른쪽이 바로 북한지역이다. 천지주차장에 내라는 순간 자욱한 안개 속에서 ‘한 시간 30분’이라는 체류시간이 들려왔다. 천지주차장에서 정상인 천지까지 1236개 돌계단 옆으로 지난해 수리한 1400여 개의 나무계단을 올랐다. 주위에는 얼음덩어리가 보였고 백두산의 야생화가 보이는가 하면 폭포 경치도 일품이다.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한다. 겨울 외투를 빌려주는 장사꾼과 가마꾼들이 호객행위가 요란스럽다.

삼분의 일쯤 올라왔을까 갑자기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배낭에서 재빨리 긴 옷을 꺼내 입고 우의로 배낭을 덮었다. 하지만 아랫도리는 흠뻑 젖었다. 세차게 퍼붓는 비를 맞으며 천지를 향해 쉬엄쉬엄 올라갔다. 온통 구름 속이다. 카메라에 물이 들어갈까 염려되어 사진 찍기를 중지했다. 그나마 찍은 자료사진을 다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맑은 날씨 속에 백두산 천지와 봉우리들이 민족의 영산 답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6년 전에 처음 와서 백두산의 천지를 화창한 날씨로 보았을 때 의기양양하던 일이 생각난다. 그 당시 누구는 일곱 번이나 천지에 왔는데 천지호수를 제대로 못 보았다는 얘기가 이해가 안됐지만 이제서야 알겠다. 자연의 신비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인간은 혼자서는 못 산다. 우주의 은혜와 자연의 덕택으로 더불어 산다는 애기다. 자연은 보호할 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만 보호한다.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순간 안개가 걷히고 천지의 바닥이 잠시 보였다. 마치 천지창조의 순간인 듯 운무의 휘장이 삽시간에 걷히면서 아찔한 계곡 저 아래로 천지가 보였다. 짧은 순간이 바로 영겁(永劫)처럼 긴 세월이다.

세종 사람들은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악착같이 천지에 올랐다. 비록 뚜렷하게 천지호수를 보지는 못 했지만 민족의 영산에 올라 나라의 안녕과 세종특별자치시의 발전,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

일행 중에는 올해 80세의 임옥순 여사와 70대 중반의 최차례 여사가 딸들의 손을 잡고 다소 불편한 노구의 몸으로 세찬 비바람을 뚫고 정상에 올라 감동을 주었다. 특히 임옥순 할머니는 노령임에도 중간에 딸의 배려로 가마를 타고 기어코 백두산 정상에 올라 한을 풀었다.

장백산 대협곡(일명 금강대협곡) 앞에서 세종시 기행단이 자연보호를 연호하고 있다.
세종 사람들은 백두산의 비를 흠뻑 맞은 채 산을 내려와 셔틀버스에 올랐다. 30분정도 내려오니 비가 그치고 해가 짱짱하게 더 있다.

백두산의 용암이 분출하여 조성된 ‘동양의 그랜드 캐넌’이라고 불리는 금강대협곡은 V자 협곡으로 여행객들을 감탄시키기에 충분하다.

백두산 화산 폭발 후 용암이 스치고 지나가 형성된 V자의 협곡은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백두산 아래는 망망한 원시림이지만 해발이 2,000미터 이상 되는 화산추 중상부는 나무 한그루 없는 발가숭이거나 키 낮은 관목, 다년생의 만병초와 이끼 등으로 광활한 주단식 이끼 피복대를 이루고 있다.

해발 600미터에서 올라가는 백두산에는 침엽수와 활엽수 혼성림, 침엽림, 사르래 나무 경관대와 고산이끼 피복대가 차례로 바뀌어지는 100킬로미터도 안 되는 구간에서 온대로부터 한 대에 이르는 변화를 다 경과하고 관찰할 수 있어 경이롭다. 이런 특이한 자연풍광과 현상들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다.

 금강대협곡에서 오노균 세종시 자연보호협의회장이 '환경보호는 사람마다 책임이 있다'는  문구를 가리키고 있다.
백두산은 또한 동물의 낙원이다. 빼곡한 원시림 속에는 호랑이, 곰, 사슴, 수달피 등 많은동물들이 자유롭게 살고 있고 수백 종의 새들이 사시장철 지저귀고 있다.

백두산을 오르고 난 후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꼈다. 더욱 겸손해야 함을 느꼈다. 모든 사람과 만물에 대하여 감사함을 느꼈다. 백두산 등반을 마친 후 “자연은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만 보호한다”는 보편적인 진리가 기자의 뇌리를 스치고 있었다. 

백두산의 불광 출현 백두산에 신비한 부처님의 후광이 출현해 신비를 더하고 있다. 불광은 천지호수의 괴물과 더불어 양대 기이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여행사 팜플릿 사진 자료)

 백두산 일출 흰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 백두산의 일출이 너무 멋지다. (중국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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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멘^^ 2012-07-31 18:42:22
세종 사람들은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악착같이 천지에 올랐다. 비록 뚜렷하게 천지호수를 보지는 못 했지만 민족의 영산에 올라 나라의 안녕과 세종특별자치시의 발전,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감동 입니다

이유진 2012-07-27 17:57:24
자연은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만 보호한다-명언 입니다

자연보호팀장 2012-07-27 10:04:44
금강대협곡에서 오노균 세종시 자연보호협의회장이 '환경보호는 사람마다 책임이 있다'는 동감~~~~~~~~~

천지신명 2012-07-27 09:44:41
세종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자연보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