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말이 됩니까. 어이가 없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 어이가 없어요"
  • 우종윤 기자
  • 승인 2014.06.14 12: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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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갑작스런 단수 원인이 "원룸업자의 임의 차단"

“세종의 소리죠. 이게 말이 됩니까. 오늘 오전 11시부터 갑자기 수돗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상수도 당국에 연락해도 원인도 모르고... 올해 2월에 직장 때문에 세종시로 이사를 왔는데 특별자치시입니까 연기군입니까.”

토요일인 14일 오전, 30대 중반 여성의 흥분한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들어왔다. 예고 없는 단수에다 원인 파악도 못한 상수도 당국, 이로 인해 흐트러져 버린 일상 등으로 잔뜩 화가 나 있었다.

그는 분(分)단위로 쪼개어 쓰는 빡빡한 일정이 예기치 않는 단수로 완전히 꼬인데다가 고객과의 약속, 또한 지킬 수 없었다. 몇 번씩이나 “말이 안 된다”, “어이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맞벌이 부부 생활이 빼곡하게 짜여진 일정 속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냐”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조치원읍 침산리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제보자는 도시가 커지면 거기에 걸 맞는 행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도 곁들었다. 약속 시간에 맞춰 나들이를 준비하려는 데 갑자기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씻지 못한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제보자의 심정에 십분 이해가 됐다.

말이 안 된다는 말에 공감을 표하면서 기사로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바로 5분도 지나지 않아 또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남편이었다. 아내의 목소리보다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얘기를 꺼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더 어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얘기인 즉슨 이랬다.
백방으로 상수도 측에 문의해서 답변을 들었다. 그 게 더 화를 나게 만들었다. 물이 나오지 않는 원인이 아파트 인근에 원룸업자가 임의로 수도 파이프 밸브를 잠궜다는 것이었다. 개인 사업자가 어떻게 공공시설을 사사로이 잠글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조치를 취했느냐고 따지고 묻자 “불러서 앞으로 조심하라고 주의만 주었다”고 했다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세종시에 대해 실망을 했다는 말과 함께 “이건 절대 아니다”라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세종시가 명품도시라고 선언을 했지만 주민들의 기대만큼 행정이 뒤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는 자주 들었다. 바로 제보자와 같은 작은 일이 잦아지면서 세종시 전체 수준을 평가하게 된다.

세종시 제2기 시장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달라진 행정과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기대하면서 지난 선거에서 변화를 선택했다. 작은 일이지만 주민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편안한 행정’을 펼쳐줄 것을 기원해본다. 늦었지만 상수도 당국에 따끔한 질책, 또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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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시 2014-06-16 17:21:42
한심한 작자들 많아요.
지금이 어느때라고 마음대로... 혼줄을 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