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동면 주민들 “가동 멈춘 소각로 보라고 견학 데려왔나?”
세종시 전동면 주민들 “가동 멈춘 소각로 보라고 견학 데려왔나?”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4.24 23: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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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명, 세종시 안내로 경기 이천시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 견학
소각로 연기·진동·소음 확인 원한 일부 주민, 가동 중지 상태에 반발
“시골 사람이라고 깔보나”-“짜고 치나”… 자원순환과 소통 미숙에 항의
24일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 견학에 나선 세종시 전동면 주민들이 중앙관제실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가동되지 않는 상태인 소각로 내부를 모니터로 보고 있다.

폐기물 소각시설인 ‘친환경종합타운’이 들어서게 될 세종시 전동면 주민 100여 명이 현재 가동 중인 선진시설 견학을 24일 갔다가, 다 마치지 않고 도중에 돌아오는 일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폐기물을 태우는 소각로가 얼마나 연기를 뿜고 진동과 소음을 유발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찾아간 폐기물 소각시설의 소각로가 24일부터 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에 소각로 가동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를 원하는 주민들을 위해 충남 아산시에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인 ‘환경과학공원’을 향해 다시 버스를 타고 출발했지만, 현지 운영업체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종시 전동면으로 돌아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동면 이장 20여명과 주민 등 100여명은 앞서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전동면 복합커뮤니티센터 앞에서 세종시 자원순환과의 안내로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을 견학하러 출발했다.

주민들은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에 도착해 홍보 영상을 시청한 뒤 김홍규 경기 이천시 자원순환과 자원회수팀장의 설명을 듣고 질문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의 소각로가 올해 상반기 정기 정비를 위해 24일 새벽 가동을 멈추고 20일간 정비에 들어갔다”는 설명을 들은 일부 전동면 주민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일부 주민들은 “소각로가 얼마나 연기와 냄새를 내는지, 진동과 소음은 얼마나 되는지 알려고 왔는데 이게 뭐냐?”, “짜고 치는 것 아니냐?”며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 여성 이장과 몇몇 주민들이 퇴장했고, 10여명의 주민들이 따라 나갔다. 다른 주민들은 가동이 멈춘 소각로를 현지 기술담당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유리창 너머로 살펴봤고, 중앙관제실에도 들어가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다.

소각로 가동 상황을 확인하지 못해 얼굴을 붉힌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세종시 자원순환과 사무관은 충남 아산시 자원순환과 관계자에게 휴대전화로 연락을 해 견학에 관한 협조 요청을 한 뒤 버스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세종시 자원순환과 공무원들은 주행 도중 버스를 국도변 공지에 세운 뒤 “오늘(24일) 견학은 여기서 끝내고 세종시로 돌아간다. 죄송하다. 농번기(5월) 바쁜 시기가 지나면 다음(6월중) 견학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지하고, 버스 3대를 전동면 복합커뮤니티센터로 출발시켰다.

이날 취재를 종합하면 소각로를 가동 중인 충남 아산시 환경과학공원 견학이 무산된 배경에는 아산시 환경과학공원을 운영하는 업체가 “사전에 협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기도 이천시 자원순환과 측도 “24일부터 정기 정비에 들어가므로 (지난주 금요일인)21일에 오는 게 좋겠다”고 세종시 자원순환과에 전해 왔다는 것.

세종시 자원순환과는 전동면 이장단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21일 현재 경기도 이천시 폐기물 소각시설 견학을 가겠다고 동의를 받은 주민이 50여 명 선이었고, 100명 선을 채우기 위해 24일 견학을 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전동면 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경기도 이천시 폐기물 소각시설의 ‘소각로가 24일부터 멈춘다더라’는 통보를 세종시 자원순환과 관계자에게서 21일 받았다”면서 “이를 이장단과 많은 주민들에게 알리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 강당에서 소각로가 가동되지 않아 가동 상태를 확인할 수 없음을 알게 된 세종시 전동면 견학 주민 일부가 반발하며 퇴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견학에는 이준배 세종시 경제부시장과 진익호 자원순환과장 등 자원순환과 관계자들, 세종시의회에서는 이순열 산업건설위원장과 김학서·여미전 의원 3명이 동행했다.

전동면에 사는 주민이기도 한 여미전 의원은 이날 오후 전화 통화에서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주민 10여 명에게서 ‘세종시 공무원들이 우리가 시골사람이라고 깔보는 것 같다’는 등의 항의·하소연하는 전화를 10여 통 받았다”면서 “자원순환과가 주민들과의 소통을 이 정도로밖에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순열 위원장도 “상임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시 자원순환과의 소통 부족 문제 등을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견학이 이렇게 되자, 세종시는 같은 날 오후 3시를 기해 시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려던 전동면 주민 견학에 관한 보도자료 전송을 취소했다.

한편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소재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은 국비와 도비, 시비 932억원을 들여 지난 2008년 8월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일일 300t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이 곳은 경기도 이천시·광주시·여주시·하남시·양평군 5개 시·군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반입, 소각 처리하고 있다.

주민 편의시설로 수영장·축구장·테니스장·다목적 체육실·농구장·인라인 스케이트장·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으며 환경학습관과 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발암물질로 널리 알려진 다이옥신은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질소산화물과 염화수소·황산화물·일산화탄소·먼지 등은 모두 허용 기준치 이하로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홍규 이천시 자원회수팀장은 “인근 지역 주민들로부터 환경오염에 관한 민원제기는 없다. 주민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땅값이 많이 올라, 다른 곳에서 이사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4일 오전 세종시 전동면 주민 100여명이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 견학을 가는 것에 반대하는 북부권쓰레기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8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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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명분 2023-04-25 11:25:33
이런 시설은 지역만의 문제로 그냥 넘어가기엔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쓰레기는 어느 지역이든 지속 발생을 할 것이고 또 소각을 해야만 쓰레기를 없앨수 있기때문에
이것을 지역의 문제로 국한시킬것이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국가차원에서 신속하게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먼저 전국이 도단위로 나뉘어져 있으니 도 단위 안에서 도 안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 아래에
도 안에 쓰레기 소각장 1개를 만들어서 그 규모는 쓰레기의 양과 비례해야만 되는 것이지요.
쓰레기 소각장이 첨단화 되어야되요. 쓰레기전문 공무원이 있어야되구요.
또한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산업도 함께 연계해서 세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첨단 건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쓰레기 문제로 지역주민과의 갈등기사 없어져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