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XX이야”… 욕설 튀어나온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XX”, “XX이야”… 욕설 튀어나온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3.23 12: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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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학서 부의장, 민주당 여미전 의원 5분발언 마치자 욕해
자신의 지역구에 예정된 친환경종합타운 거론하는데 불만 컸던 듯
정회 길어져… 야당 의원들, 비공개의총 열고 부의장직 박탈 등 논의
23일 열린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 중 아래 왼쪽 두 번째, 김현미 의원 오른쪽 앉은 의원이 국민의힘 김학서 부의장, 같은 아래 줄 맨 오른쪽 여성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의원이다.

“XX”, “XX이야.”

23일 열린 세종시의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학서 제2부의장이 욕설을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상병헌 의장에 의해 정회가 선포된 직후였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긴급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열면서 정회가 길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학서 부의장의 욕설은 이날 열린 제81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5건의 5분발언 중 마지막 발언자로 나왔던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의원이 의석으로 돌아오는 순간 튀어나왔다.

김학서 부의장은 여미전 의원의 5분발언 도중 의석에 앉아 “XX”이라는 말을 한 뒤 의석에서 일어나 통로로 나오면서 “지들이 해놓고 XX이야”라고 말했다.

이에 통로에 서 있던 민주당 김영현 의원이 “왜 욕을 하고 그러십니까?”라고 따져물었고, 김학서 부의장은 “혼잣말이야, 혼잣말”이라고 대꾸하며 출구로 이동했다. 

때마침 5분발언을 마치고 이 통로를 지나가던 여미전 의원은 “지금 누구에게 욕설을 하시는 겁니까?”라고 따졌고, 김학서 부의장은 답변을 하지 않고 퇴장했다.

여미전 의원은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가 예정지인 친환경종합타운(폐기물 처리시설)을 주제로 해 ‘소통을 통한 개발이 진정한 개발이다’라는 제목의 5분발언을 했다.

여미전 의원 5분발언의 요지는 앞서 완성된 충남 아산시 및 경기 하남시에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이 추진되는 동안 주민들과의 소통 횟수가 잦았던 반면 세종시 친환경종합타운은 그러지 못하다는 점을 비교해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친환경종합타운 예정지인 전동면과 소정면·전의면이 지역구인 김학서 부의장이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여미전 의원은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이지만, 전동면에서 살고 있는 주민이다.

김학서 부의장이 말한 “지들이 해놓고 XX이야”라는 발언 중 ‘지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춘희 전 세종시장을 지칭한다.

전동면 송성리에 들어설 것으로 예정된 세종시 친환경종합타운 추진계획은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이춘희 전 시장 때인 2019년 12월 결정된 가운데, 주민들의 거센 반대가 이어져 왔다.

김학서 부의장은 세종시의회 의원이 되기 전, 친환경종합타운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 편에 서서 활동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의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의도와 다른 표결을 하는 바람에 정치적 논란의 장본인이 됐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본회의 도중 이같은 욕설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학서 의원은 또 이달 13일 이번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때 최민호 세종시장이 재의 요구를 해 있었던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한 무기명 전자투표 표결에서 자신의 의도와 달리 찬성 기표를 하는 바람에, 14대 6으로 이 조례안 입법이 가능하게 하는 결과를 낳은 당사자이다.

정회 후 만난 김학서 부의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되레 “친환경종합타운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십니까?”라는 반문만 반복했다. 김학서 부의장의 ‘누가’는 민주당측을 의미한다.

김학서 부의장의 욕설은 또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이날 하려는 ‘상병헌 의장 불신임안 상정’ 시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미전 의원의 5분발언 직후 상병헌 의장이 정회를 선포한 이유는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이 제출됐기 때문이다.

정회 직후 민주당 의원들은 6층 회의실에 모여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속기사가 녹음한 발언 내용을 들어본 뒤 김학서 부의장을 윤리특위에 넘겨 징계키로 하고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비공개 의원총회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의장직을 박탈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 상태인 이날 임시회 본회의는 같은 날 오후 2시 속회할 것으로 공지됐다.

여미전 의원은 “정신적 충격이 크다.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날 감기몸살 때문에 출근하지 못하고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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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진 2023-03-23 13:03:23
점입가경이군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