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재투표 가능?… “기표 실수 이의제기 외면당해”
세종시의회, 재투표 가능?… “기표 실수 이의제기 외면당해”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3.13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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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전광판 작동에 일부 오류… “의견표시 의장이 묵살” 주장
의장석·방청석에선 전혀 안들려… 민주 의원들 “잠시만요 들어”
공포 5일 이내 해야… 제주 출장 상병헌 의장, 수용할지 관심
13일 세종시의회 제8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뒤 같은 날 오후 의회 1층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김학서 제2부의장(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이날 표결 절차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학서 부의장 뒤에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 의원(회색 재킷 입은 사람)이 김 부의장 말을 듣고 있다.   

세종시의회 본회의에서 같은 안건에 대한 재투표는 이뤄질 수 있을까.

13일 세종시의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된 ‘세종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한 재투표가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사가 됐다.

세종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광운 의원은 13일 “상병헌 의장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재투표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 제기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운 의원은 이날 본회의가 종료된 오후 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세종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한 무기명 전자투표에서 의원 1명이 기표 후 수정하려고 했지만 수정되지 않았고, 표결 결과를 알리는 전광판 작동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본회의 종료 직후 영상과 가(假)속기록을 확인한 결과, ▲우리(국민의힘) 의원 1명이 이의제기하는 것이 확인됐고 ▲투표 종료가 공식적으로 선언된 후에 표결 결과가 전광판에 띄워져야 하는데도, 표결 종료 전부터 결과가 전광판에 띄워져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 ”이런데도 표결이 종료됐다면서 의사봉을 두드린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회견 자리에 불려나온 신문호 세종시의회 의사입법담당관도 “담당 직원이 긴장한 나머지, 투표 종료 전에 기표 결과를 전광판에 띄운 것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상병헌 의장은 이날 본회의 종료 직후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출장을 떠난 상태다. 

김광운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김학서 제2부의장은 “강력하게 주장을 했으면 의장이 한번 사람을 쳐다봐야 되지 않겠나? 발언을 하는 사람 묵살하고, 그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진행한 사람이 잘못이죠. 그렇지 않나? 표시를 했는데 묵살했다는 거다. 제가 의장이라면 화면(전광판)을 쳐다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호 담당관은 “법적으로 중대한 오류가 인정되면, 의장단(상병헌 의장과 부의장 2명)이 합의를 해서 다시 표결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결을 통해 가결된 조례안은 5일 이내에 공포하게 돼 있기 때문에,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상병헌 의장이 제주도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공포를 보류하고 재표결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병헌 의장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상 의장이 이를 수용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반발할 것은 뻔하다. 별다른 의견표명을 안 하는 민주당 시의원들은 일단 표정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 3명은 “본회의장 표결 때 국민의힘 1명이 ‘잠시만요’ 하는 목소리는 들었다”고 말했다.

표결 때 본회의장 단상의 상병헌 의장 옆에 앉아 있던 신문호 담당관은 “이의제기 하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고, 본회의장 방청석에 있던 기자들도 “아무런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켜본 기자들은 “기표를 잘못했는데 수정되지 않는다면, 손을 들고 큰소리로라도 말했어야 하는데 그러는 의원은 없었다”고 김광운 원내대표와 김학서 부의장에게 따져물었다.

기자들은 김학서 부의장에게 “기표 실수를 했다는 의원이 본인인가?”라고 물었고, 김학서 부의장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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