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필요한 건 돈일까, 사람일까
노후에 필요한 건 돈일까, 사람일까
  • 심은석
  • 승인 2013.05.13 08: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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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 칼럼]멋진 노후위한 필요충분 조건은...돈, 취미, 그리고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연 녹색 잎새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오랜 시간의 흔들림 속에서 녹음이 짙어가고 무더운 여름이 올 것이다. 입하(立夏)가 지나고 못자리에 물을 대는 농민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이 있어 지역행사가 많다. 초대하는 대로 다 다니다 보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지만 기쁨은 넘친다. 세종지역 연서면 쌍류리 예술촌의 미술, 건축가님들이 만든 음악회는 꽃향기처럼, 들풀 냄새처럼 정겨웠다. 별빛 가득한 밤하늘에 울려 퍼진 색소폰 소리도 좋았지만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사람이 만든 음악을 압도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 속에 정겨운 밤이었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경찰서 옆에 있는 경로당에 방문하였다.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떡과 과일을 나누면서 어버이의 은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얼굴에 근심 없이 밝은 모습의 정다운 어르신들께서 즐거워하시는 모습에서 사람 사는 훈훈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현재 500만 명의 어르신 고령자가 점점 늘어나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본격 은퇴가 시작되면서 고령자의 숫자는 점점 늘어 날 것이다. 경로연금의 지급, 직장 정년의 연장 등 각종 고령사회에 대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누구나 맞게 되는 나이를 먹고 늙어 간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근원적인 물음에 답하지 못하고 수많은 선현들도 이 땅을 떠나셨다. 나약하고 유한한 우리네 인간이 아무런 두려움과 불안없이 행복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존엄하게 생을 마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 국가 아닌가?

옛글인 시경에는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오복(五福) 즉 장수, 건강, 부, 강녕, 고종명 해야 행복 하다고 하였다. 어느 전문가는 도움을 준다는 단어인 HELP를 실천해야 한다고 한다.

노후에 가장 중요시 해야 할 것은 사람( Human)이라고 한다.
사람사이의 관계, 인적 네트워크, 아름다운 친구관계의 지속이 필요 하다고 한다. 은퇴자는 수십년 간의 직장생활이나 자영업 등 자기가 하는 일을 그만 두면서 갑자기 소속감을 잃게 된다. 조직에 소속되고 일정한 그룹에 속해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은 노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신적 고통인 '외로움'에 빠질 수 있다. 사람사이의 연락도 끊기고 점점 전화도 없어지는 소외감은 참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살아간다는 일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하거나 사람이니까 외롭다고 했지만 근원적인 외로움은 조직과 네트워크 속에서 해소할 수 있다. 긴 노후를 함께할 동반자인 배우자와의 관계와 가족과의 사랑을 젊을 때부터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남편이 직장에서 퇴직하자마자 이혼을 생각하는 할머니가 많다는 것은 살아오면서 가족에 소홀하고 배우자에 대해 무관심하였던 것에 대한 큰 댓가로 돌아 올수 있다. 삼식이 유머시리즈를 들을 때마다 장차 나의 모습이 아닐까 서글퍼지기도 한다.

건강, 취미, 돈 등이 노후에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 정확한 인식이 필요

둘째로 건강(Energy]을 챙겨야 할 것이다.
건강하지 못하면 다 잃는 것이다. 많은 것을 갖고도 아파서 날마다 괴롭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 삶이겠는가?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일찍부터 건강을 관리하면 노후가 편안 할 수 있다. 젊어서 몸을 혹사하고 술, 담배와 과식에 몸을 맡긴다면 끔찍하지 않은가? 건강을 지키고 관리하는 것을 헬스테크(Health Tech) 라고 한다. 헬스 테크로 건강을 만든 사람들은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노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셋째는 일정한 취미(Leisure)를 갖고 있어야 한다.
공통적인 취미를 가진 모임이나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는 것이 은퇴 후 풍요로운 삶의 시작이 될 것이다. 젊어서부터 일정한 동호회 모임이나 자신만의 취미를 개발하고 즐겨야 한다. 일이 있다는 것,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은 사람 스스로를 존귀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정한 자산(Property)이 확보되어야 한다.
자본주의가 극대화된 현대 사회에서 돈이나 자산이 없으면 비참할 수 있다. 우정이나 가족관계나 사회생활의 많은 부분이 돈에 얽매이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또한 직장에서의 은퇴 후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받아 온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은퇴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부족하다면 젊은 시절부터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 근검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은퇴 자금이 없다면 재취업을 준비하거나 다른 방식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문득 늙는다는 것과 이 세상에서 언젠가는 소멸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가끔은 슬프게 한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데 세월은 화살보다 빠르다고 한다. 아직 할 일이 남았는데, 어느새 해는 석양에 지고 있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 인생시계를 아껴야 한다.

당신의 시계는 몇 시 인가요? 아마 나는 오후 3시쯤 가고 있는 것인가? 내 인생의 저녁이 오면,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나는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스스로 묻고 대답해 보아야 한다. 날마다 소중한 삶,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늘 감사해야 한다.

제 41회 어버이날 기념식 동안 어머님, 아버님처럼 언젠가는 우리 젊은 세대들도 걸어가야 할 길임을 알기에 어르신들을 더욱 공경하고 보살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희를 낳아주시고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처럼 대한민국이 잘 살도록 땀과 눈물을 흘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이 땅을 물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소중한 이 땅을 후손들에게, 자녀들에게 강대한 땅으로 물려주어야 할 사명이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의 의무라는 생각이다. <필자 심은석은 현직 세종경찰서장이다.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하고 한남대에서 행정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7월 시집 '햇살같은 경찰의 꿈'을 출판했고 한국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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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2013-05-13 11:46:37
글너무잘읽었습니다
서장님의칼럼을 즐겨읽는사림입니다
오늘은 몇년후 내모습을보는것같아 가슴이뭉클해지는군요
늘감사하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