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
조용필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
  • 심은석
  • 승인 2013.04.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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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의 세상사는 이야기]세대 간 단절, 음악으로 풀어야...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봄꽃이 가득한 들판위에 구름한 점 없는 하늘이 덮었다. 눈이 부시게 푸른 봄이다.
세종지역 주말에는 대규모 시민체육대회와 복사꽃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등 전국이 봄꽃의 지역축제가 한창이다. 세종, 연서면 고복저수지를 일주하는 복사꽃 마라톤대회에는 벌써 전국의 많은 마라톤 매니아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하얀 배꽃과 자색의 도화 꽃이 만발한 저수지 주변 도로를 달리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봄의 향기에 취한 밤이 되면 치안수요가 증가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갈등이 있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만취하여 기물을 부수고 경찰관에 폭행하는 주폭에는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고 있다. 번거롭지만 현행범 체포하여 유치장에서 반성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불의와 불법에는 엄중한 공권력의 권위가 안전한 치안을 보장한다.

들판에는 노인어르신들이 힘겨운 농사일 하신다. 평생을 흙에서 사셨으니 흙이 살아 숨 쉬는 들판의 봄 향내는 어르신들의 고단함을 녹이고 있다. 세종지역의 노인 어르신은 18,000여명으로 여가와 휴식보다는 젊은 사람들보다 더 왕성한 일과 활동을 하신다. 600여개 산재한 농공단지에는 지역의 노인 분들이 고단한 작업을 즐기며 일하시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최근 700만 명이 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로 전원생활이나 농업을 제2의 직업으로 선택하거나 다양한 일자리에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2만7000여 가구, 4만7000여명이 귀농·귀촌했으며 1960~1970년대 이농하여 도시로 몰려들던 사람들의 물결이 2010년 이후 귀농·귀촌의 물결로 뒤 바뀌는 것 같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은퇴 후에 새로운 기회와 인생 이모작에 농업분야에서 식품산업을 통한 블루오션이 창출 될 것 같다. 경제발전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의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어 미래창업의 가능성이 크다. 노, 장년층의 사회 활동이 증가 할수록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에 대한 욕구가 증가한다.

단체 국내외 여행이나 각종 문화 콘텐츠에 노, 장년층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이 의료, 건강, 여행,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희생과 헌신을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사시던 노 장년층이 삶을 즐기려는 기대가 커졌다.

사랑도 사라지고 그리움도 사라진
인생 육십이 훌쩍 넘어서면
남은 세월만 먹고 살아야 합니다.
얽메인 삶 풀어 놓고 여유로움에
노을진 나이에 건강 챙기고
자유를 찾아 기쁨도 누리고
술 한 잔에 정도 나누며
산과 바다에도 가고 해외여행도 하면서
매일, 매일 기쁘고 즐겁게 삽니다.

이처럼 장, 노년층의 문화 욕구가 조용필의 19집 < Hello > 의 인기로 폭발 한 것 같다. 19집 수록곡 '바운스(Bounce)'가 빌보드 K팝 차트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네이버 뮤직과 다음 뮤직 등 음원 사이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음반 판매도 불이 붙었다. 언론에서는 '조용필 현상'이라며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조용필이 인기일까? ' 이런 사운드를 구사하다니!'라며 놀라워 하지만 원래 그분은 1972년 가수 데뷔 이후 그 시대에 맞는 음악적 흐름을 발 빠르게 수용하는 가왕(歌王)이라는 뛰어난 감각을 가졌다고 한다. 내가 고교시절 조용필의 곡을 들으며 성장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못 찾겠다 꾀꼬리, 내 마음은 구름이여 등 마음을 울리는 노랫말과 톡톡 튀는 감미로움에 고단함을 잊었다.

오랫동안 애창곡이 될 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노래였다. 세시봉의 열풍처럼 7080세대들은 다시 대중음악 시장으로 돌아왔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SNS에 이제는 익숙해진 노, 장년층은 스마트폰으로 음원을 재생하고 유튜브를 찾아보며 SNS로 정보를 공유한다.

충분한 구매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자신들의 취향과 추억, 그리고 젊은 날의 정서를 만족시켜줄 음악을 갈망했을 것이다. 옛 노래의 리메이크와 세시봉 열풍 등을 통해 시장으로 복귀한 장, 노년층이 조용필에 열광하는 한 축이다. 중, 장년층의 취향은 록, 팝, 포크 등을 아우르며 아이돌 세대의 음악과는 차별화 되었는데 그의 노래는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우리사회는 부의 양극화와 함께 세대 간의 단절도 심각한 사회갈등을 잠복하고 있단다.
미래세대에 부여되는 노년세대의 부양의무나 늘어나는 국가 부채, 그리고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뿐만 아니라 문화적 이질감에서 오는 세대 간 갈등을 내재하고 있단다. 가정에서의 소외, 문화 콘텐츠에서의 이질감, 직장에서의 단절, 세계 각국이 놀라워하는 대한민국의 고속 성장과 발전 속에서 세대 간 이질감이 제대로 융합 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젊은이는 도시로 노, 장년은 농촌으로 다시 이동이 시작되었다거나 급속한 핵가족화와 지역 공동체의 퇴색 등 급변하는 사회다. 치안은 안정과 안심, 안전을 확보하여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지향해야 한다. 세대 간의 문화적 단절이 60대 중반 가수가 만들어 낸 열광적인 음악으로 융합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고단한 삶을 녹이는 음악과 다양한 향연이 있어 풍요로운 4월의 마지막 휴일, 세종경찰은 모든 분들의 편안함과 행복을 위해 현장을 지킨다.<필자 심은석은 현직 세종경찰서장이다.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하고 한남대에서 행정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7월 시집 '햇살같은 경찰의 꿈'을 출판했고 한국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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