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영재 예술고 설립 준비 중입니다"
"과학 영재 예술고 설립 준비 중입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10.01 15: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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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신정균 세종시 교육감..."아이들 잘 키우는 게 교육"

   세종 교육은 명품도시에 걸맞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신정균 교육감
“세종시에서만 가능한 과학예술 영재고 설립을 위해 준비 중입니다. 과학적 감각이 뛰어난 영재들에게 인문, 과학을 융합시켜 감성이 풍부한 전인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 둔 28일 오후 3시 세종시 교육감실에서 만난 신정균 교육감은 대전으로 확정된 과학영재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과학 영재에다 감성을 넣어주는 특수목적고 설립 구상을 밝혔다.

신 교육감과는 지난 ‘4.11 선거’의 후보시절, 유권자들에게 그의 진면목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 첫 번째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린 게 맨 먼저 만나게 된 근거가 되었다. 그리고 당선자 신분으로 다시 만났고 이번이 세 번째였다. 후보시절 여유가 있으면서도 초조함이 있었고 당선자 시절에는 역시 뭔가 큰 걸 구상해야하는 데 따른 급박함이 엿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여유와 자신감이 있었다.

“서울대가 이전한다는 얘기는 만약 현실로 된다면 정말 저희들이 바라는 바대로 되는 것이죠. 교육이 뒷받침되는 안정된 도시가 되는 겁니다.”

간단한 수인사를 하고 덕담 뒤에 바로 차와 함께 대담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 나오는 기분좋은 소식, ‘서울대 이전’을 화제에 올렸다. ‘대환영’이라는 게 신 교육감의 입장이었다. 모르긴 해도 서울대의 세종시 이전에 반대할 세종시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최근 교실 부족난을 겪는 첫마을 초등학교 문제를 먼저 물었다.

“수요 예측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다만 아파트 분양자와 입주자가 다르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입니다. 분양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는 1,200명이었죠. 초등학생 예상 수가...그런데 현실은 교실 부족 현상으로 나타났죠. 그건 분양자가 전세를 놓으면서 초등학생을 가진 학부모들이 대거 이쪽으로 몰렸다는 얘기죠.”

   세종 교육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참샘초등학교
‘즐거운 비명.’
드러내놓고 표현을 못했지만 그런 것 같았다. 스마트 교육으로 대변되는 참샘초등학교의 학습방식이 학부형들에게 먹히면서 극성스러운 교육열이 수요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었다. 첫마을 교육의 성공을 단적으로 입증해주는 증거지만 하루빨리 해결해야할 새로운 과제다.

“일단 임시처방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당초 20명에서 25-30명으로 늘리고 임시학급 4개를 신설합니다. 또, 참샘초 학생들을 분산, 수용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초,중 각각 1개교를 신설하여 당초 목표했던 교육 환경을 제공하도록 구상중입니다.”

신 교육감 체제 출범 이후 이른바 진보 성향의 교육 단체에서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요컨대 외국어고의 특목고 전환, 폭력 학생의 학생부 기재 문제 등이 그러하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에서 나오는 비판일 수도 있지만 하나의 의견으로 수용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로 키워 나가는데는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죠. 분파적인 발상은 교육현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기존 정치권에서 하는 행태가 교육 현장까지 이어져서는 곤란합니다.”

국제고 전환에 대한 신 교육감의 입장은 명확했다. 외국어고가 세종시에 설립되면 현재도 부족한 고교 입학 자원으로 인한 쏠림 현상이 전체 교육의 균형을 잃게 할 수 있게 된다. 전국에서 국제고 학생을 모집하고 대신 과학영재예술고를 만들어 지역에 인재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자극제가 되는 것이 평균적인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신교육감은 일부 교육단체의 주장에 대해 개별적인 답변을 했으나 굳이 인터뷰 기사에서 밝힐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과학영재고의 경우, 대전과 경쟁에서 그 쪽으로 결정이 났다. 일전 김신호 대전시 교육감 인터뷰에서 대전과 세종, 그리고 충남·북까지 세종시 교육이 괘도에 오를 때까지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결국 과학 영재고는 이 발언을 뒤집는 결과였다.

   한솔고 학부모들과의 대화에 참여한 신정균 교육감
“허허허! 교육감끼리는 상생발전을 합의를 했습니다만 지자체장들은 그렇지 않는가봐요. 구청장들이 예산을 확보해놓고 교육감에게 요구하면 곤란해질 수 있죠. 아무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좋은 인재를 키운다는 쪽으로 해석을 해야죠.”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그는 교수학습지원국을 신설, 지방 교육청 역할을 하도록 구상을 밝힌 적이 있다. 단층 구조로 된 세종시 교육에 틀을 잡기 위해 꼭 필요한 조직이라고 강조하면서 실천을 약속했었다. 결과적으로 세종시 교육청은 2국 체제로 출범했다.

“저는 꼭 필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약속했습니다. 인원을 배정하는 쪽에서는 그렇게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셈법이 저희와는 달라 결과적으로 실현을 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해결해야할 숙제로 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그 기능은 장학사들이 직접 분산해서 담당하고 있어 업무 부담이 크다는 게 신 교육감의 말이었다. 얘기는 금남면에 있는 금호중까지 이어졌다. 모교출신 교육감 출현으로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다는 동문회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물론 더 잘 알고 있겠지만...

“교육 공무원이었던 당숙이 엄청나게 힘든 일이 닥쳤을 때는 제일 가까운 사람부터 희생을 시켜야 한다고 말씀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을 원칙으로 삼고 있어요. 없어진 모교인 연양초등학교 문제도 있고 금호중 문제도 있지만 원칙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역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됩니다.”

특별히 봐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보게 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었다.
신 교육감은 전형적인 세종시 토박이 교육자이다. 올해 63세로 연기군 남면 송담리에서 태어나 연양초, 금호중, 공주 영명고, 공주교대를 졸업하고 초등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을 모두 연기에서만 맡았다.

대전, 충남.북 교육감들과 상생 방안을 협의하는 신정균 교육감
연기교육 지원청 교육장으로 지난 해 8월 말로 정년 퇴임하고 ‘4.11선거’에서 초대 세종시 교육감에 당선됐다. 판사로 말하면 ‘향판(鄕判 )이다. 원칙은 그렇게 세웠으나 편입지역 교육 격차 해소 방안에 연양초와 금호중이 들어가 있어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정책의 일단을 보게 했다.

“그동안 골고루 조금씩 나눠주는 형태로 지원을 했습니다. 그게 비효율적입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도입했습니다. 선택된 학교를 완전히 리모델링 한 후 다음 학교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골고루 하다 보니 지원하고 돌아서면 또 지원해달라고 합니다. 부강, 감성, 명도초에다 연서, 금호중 등 시설이 열악한 곳 5군데를 선정, 집중 지원을 하겠습니다.”

인터뷰는 인성 교육에다 교육비 경감 대책, 그리고 권역별 특성화 교육, 학생문화 회관 건립 등 현안과 공약 등에 집중해서 물어보았다. 학생문화회관은 500억원을 들여 2015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중이며 인성 강조는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라는 슬로건 아래 ‘올리사랑’ 추진을 구체 실천 내용으로 답변했다. 교육비 경감과 관련, 무상급식에다 방과 후 학교, 현장 체험 학습지 지원 관련 조례 제정, 교수 학습 자료제작 지원센터 설치 등이 진행중이었다.

미리 공보실에 전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이날 약 50분에 걸친 대담 내용을 첨삭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신교육감에게 ‘상선약수’(上善若水)는 유효하나는 질문에 “주변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반영하면서 책임을 제가 지는 것이 철학”이라며 “유효하다”고 말했다. 29일 구속이 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얘기를 언급하자 “교육현장이 정치 현장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재차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 째 만남이었지만 첫 대면에서 느꼈던 ‘천상 교육자’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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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2012-10-02 18:08:57
세종 교육은 잘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 쪽 얘기도 경청해야 합니다. 순수한 뜻도 좋지만 방법도 중요합니다. 초대 초석을 잘 놓아야 세종시가 성공으로 갑니다. 신교육감께 찬성하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파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편입지역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