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정신 ‘자주·애민·실용’ 실천하는 세종시되어야...
한글정신 ‘자주·애민·실용’ 실천하는 세종시되어야...
  • 이재민
  • 승인 2024.04.30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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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칼럼]한글정신 녹아있어야 '한글문화도시 세종'
한글핵심가치, 우리 삶에 묻어날때 문화도시로 재 탄생
세종시가 한글문화도시로서 품격을 높이려면 한글 창제정신이 시민 삶에 녹아들여야 한다. 사진은 세종시청 2층 브리핑 룸 앞에 있는 한글 창제 글
세종시가 한글문화도시로서 품격을 높이려면 한글 창제정신이 시민 삶에 녹아들여야 한다. 사진은 세종시청 2층 브리핑 룸 앞에 있는 한글 창제 글

지금까지 필자는 세종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된 이후 왜 세종시가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가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푸바오 현상을 통해 문화도시로서 지향해야 할 선험적인 가치를 톺아보았다.

사실 세종시는 2020년부터 문화도시에 선정되기 위해 지난한 과정을 거쳤었고, 이러한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아 2023년 12월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선정되었고,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시 문화예술과에서는 추진위원을 선정하여 위촉식을 진행하였으며, 주관기관인 세종시문화재단에서는 새로 임명된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TF팀을 꾸렸고, 문화도시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이같이 문화도시를 추진하기 위한 물리적 정비가 점점 완비되어 가는 시점에서 우리는 ‘한글’의 가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훈민정음의 창제 정신을 ‘자주·애민·실용’으로 표현한다. ‘자주’는 중국과 언어가 달라 훈민정음을 창제함으로써 문화의 자주독립을 선언했음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애민’은 백성들의 배움이 짧아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글을 잘 쓰지 못했던 현실에 관해 안타까움이 묻어있는 의미의 표현이다. ‘실용’은 쉽게 문자를 배우고 익힘으로써 일상생활에서의 무난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의 표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필자는 이러한 3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하되, 현대사회의 측면을 반영하여 한글의 핵심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사업계획서에 반영하였다.

먼저 ‘자주’는 일상생활에서 한글문화를 주체적이며 능동적으로 누릴 수 있는 ‘누림’의 가치로 재구현하였다. 다음으로 백성을 가엽게 여기고 사랑하는 ‘애민’을 장애인·노인·다문화 등의 초점에 맞춰 그들의 삶을 문화로 채워줄 수 있는 의미를 반영한 ‘채움’으로 재해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실용’의 가치를 우리 삶터에 적용하여 우리의 마을과 지역을 실용적으로 가꿀 수 있는 ‘가꿈’의 가치로 재해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가치들을 연계함으로써 극대화할 수 있는 ‘이음’의 가치로 재해석하였다.

한글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했을 때의 고민이 2024년 현대사회의 대한민국 세종시에서 ‘누림·채움·가꿈·이음’의 가치로 재탄생 되었다.

과거 세종대왕께서는 ‘자주·애민·실용’의 정신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면, 이제는 세종시에서 문화도시 활동을 통해 ‘누림·채움·가꿈·이음’의 가치를 녹여내야 한다. 즉 일상생활에서의 한글문화를 녹여냄으로써 ‘누릴’수 있는 권리를 구현하고, 모든 시민이 누구나 자유롭게 한글문화 향유를 통해 문화적 삶의 질을 ‘채울’수 있는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삶터를 ‘가꿈’으로써 실용적 가치를 더하고, 나아가 지역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기회도 문화도시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리적으로 인접하고 있는 충청권 연대는 물론, 한글문화를 매개로 세계의 도시들을 연대하고, 한글이 가진 이 가치를 세계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서 한글을 받아들이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구현해야 하는 것이 주요 임무일 수 있겠다.

어쨌든 이 가치들을 포함하고, 한글문화를 문화적 소재로 활용하면서 세종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지금 이 순간 함께 하고 있다. 아직은 예비단계이고, 올 연말 평가를 앞두고 있지만, 문화도시라는 항해에서 ‘돛’을 올린 만큼 그 항해의 종착점에는 한글의 핵심가치가 우리의 삶터에 묻어난 새로운 세종시를 기대해 본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연구교수, 세종시 세종학진흥위원회 위원, 세종시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충북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이메일 : jaym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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