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지정 기념 전통 방식으로 행사 진행, 또다른 전통시작
세종시에서 최초로 목신제(木神祭)가 열렸다.
고려말 충신 임난수 장군 사당 ‘숭모각’ 좌우를 지키는 양화리 은행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하는 목신제가 25일 오후 2시 현장에서 개최돼 세종시가 유서깊은 고장임을 알렸다.
목신제에는 이준배 세종시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세종시의회 의원, 부안 임씨 종중 등 관계자들이 제사장과 제관으로 참여해 천연기념물 지정을 축하하고 목신제가 세종시에 또다른 전통문화의 시작을 널리 홍보했다.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제’라는 명칭으로 최초로 열린 목신제는 매년 음력 10월 1일 정기적으로 제향을 올리게 되며 임난수 장군을 추모하는 숭모제와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임영수 연기박물관장과 류은주 아나운서가 사회를 본 이날 행사는 은행나무제 순서를 알리는 ‘홀기’(笏記)와 목신을 부르는 ‘강신’(降神禮), 신을 불러놓고 제사를 지내는 ‘참신례’(參神禮), 그리고 축원을 종한지에 써서 불을 붙혀 날리는 ‘축원 소지의식’과 음복례 순으로 진행됐다.
제사장인 이준배 부시장은 제관이 읽어주는 축문을 통해 “은행나무가 서럽게 울면 나라에 변괴가 있어났다”며 “세종시가 건설될 때 은행나무는 소래내어 울었고 이제사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이 되었다”고 고(告)했다.
이어 “고려 충신의 정신이 은행나무에 깃들어 있다는 뜻으로 절개를 지킨 업적을 세종이 인정했듯 혼탁한 세상을 맑게 정화할 때가 왔다” 며 “세종시가 세종의 정신을 이어가는 진정한 세상의 으뜸도시가 되게 하소서”라고 기원했다.
부안 임씨 전서공, 양양공, 사직공, 위의공 등 4대 문파가 제관으로 참여한 제사에서는 전통 방식에 따라 목신제를 재현, 세종의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종일관 경건한 가운데 진행된 행사는 축원을 기원하는 소지의식에서 절정을이뤘고 음복례를 마지막으로 첫 번째 목신제는 막을 내렸다.
이에 앞서 부안 임씨 종중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숭모각에서 임난수 장군을 기리는 제향을 별도로 지내고 고려말 충신의 정신이 세종시의 발전에 토대가 되어 줄 것을 기원했다.
또, 목신제에 이어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옛 양화리 주민들이 조연으로 출연한 MBC 베스트 셀러 극장 ‘상두놀이’를 감상했다. 상두놀이는 조치원 출신 소설가 백용운의 작품으로 거지와 국회의원이 옷을 바꿔 입은 뒤 벌어지는 해피닝을 풍자 형식으로 그린 것으로 전원산, 금강, 숭모각, 은행나무 등이 등장한다.
연기향토박물관은 목신제와 상두놀이에 대한 감상문쓰기대회를 개최해 일반시민들과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으며 별도로 시상할 예정이어서 이날 목신제를 더욱 뜻깊게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2월 25일 세종시 양화리 소재 수령 600년 은행나무 암·수 두 그루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부안 임씨 사당인 숭모각(崇慕閣) 앞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높이 20m, 둘레 6m 크기로 사당 방향 오른쪽이 수나무, 왼쪽이 암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암나무는 가름한 형태로 쫑곳하게 서 있으며 숫나무는 둘레가 두꺼우면서도 웅장한 모습으로 임난수 장군을 기리는 숭모각(崇慕閣)의 수호신처럼 좌우를 지키고 있다.
고려말 충신 임난수 장군이 역성(易姓)혁명을 반대하고 고향 부안으로 낙향하던 중 전월산과 주변의 수풀 임(林) 산세에 반해 집을 짓고 살았던 양화리에 1394년 은행나무 암·수를 심은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