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청 공무원들이 20만원에 가까운 식대비를 의도적으로 깎으려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해 세종시 인근 도시인 충북 청주시 공무원들이 식대비를 외상으로 달아놓는 등 공직자들의 외상값 논란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는 비슷한 일이 세종시에서 벌어졌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시민이 운영하는 한 식당에서 밥값과 술값을 고압적인 자세로 깎으려고 시도해서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겸한 이 자리에 일부 세종시의원과 세종시 행정부시장이 함께 동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의 대변자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 신분이라는 부여된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18일, 세종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이날 저녁 회식자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를 끝 마치고 세종시 행정부시장과 시청 감사관실 직원들, 세종시의원, 지역 유지, 법조계 인사 등 15명이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자리를 겸하고 70만원에 가까운 식사비와 술값이 나왔지만 세종시에서 지급된 법인카드로는 50만원 이상을 사용할 수 없어 50만원 선으로 식사비와 술값을 조정하려는 금액흥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식당 주인이 항의하자 법인카드로 50만원을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감사관실 한 공무원이 자신의 신용카드로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개인 카드로 결제를 하면서도 "0000님까지 오셨는데..."라는 식비 지급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까지 했다는 것이다. 

'공직자 윤리위원회의'를 끝내고 마련된 자리라고 하기에는 사실상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더욱이 이 자리에는 각 식당에 대한 단속 권한을 갖고 있는 '특별사법경찰팀'도 합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세종시 예산으로 지출되고 있는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과정에 시민을 상대로 고압적인 자세로 식대를  흥정을 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공무원들의 품위를 감시해야 할 감사관실 직원들이 오히려 "0000님도 오셨는데..."라며 식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말로 상대방을 압박하면서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돈 없으면 먹지를 말던가 아니면 모자라는 금액은 걷어서 내면 그만 인 것을 굳이 깎으려 했다는 것은 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물론 참석했던 간부들은 모를 수 도 있었지만 이런 발상을 한 공무원의 자세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50만원 한도 내에서 사용을 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도를 넘어서 주인과 조율하는 과정이었다" 며 "고자세로 고의로 윽박지를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기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