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내년 총선 출마를 앞 둔 정치인이 저서를 소개만하는 출판 행사가 이뤄져 정치 자금 모금 수단이었던 종래와는 아주 다른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런 가운데 출마 예상자들이 '당론 존중'을 내세워 잇달아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취소하는 등 딜레마에 빠졌다.
내년 총선 세종시 출마에 도전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동주 변호사가 5일 오후 2시 홍익대 세종캠퍼스 아트홀 대강당에서 당원 및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동주의 동분서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른바 선거 전초전인 셈이다.
하지만 과거 출판기념회와는 다른 진풍경이 벌어졌다. 출판기념회 행사장에서 책을 판매하지 않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의 시집 강매 사건 여파로, 새누리당이 출판기념회에서 책 홍보만을 가능케 하고 판매 행위에 대해서는 공천 심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개그맨 김기열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유한식 새누리당 세종시당위원장,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이기붕 전 연기군수, 장승업·김선무·이충열·김복렬·김정봉 시의원, 조선평 전 연기군의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당내 후보 경쟁자인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과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 부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김 변호사는 '클린 출판기념회'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불법적인 정치자금 모금 등 편법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에 따라, 출판기념회의 본질적 의미를 살리겠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출판기념회 현장에서는 책을 판매하지도 않고 추후 서점 등의 일반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라며 "축하금 역시 받지 않는 '클린 출판기념회'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유한식 세종시당위원장과 함께 단상에 올라 '클린 출판기념회' 퍼포먼스를 열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책을 설명하는 시간에서 "1부는 유년시절과 검사시절, 2부는 사회문제 고민, 3부는 미래를 위한 방향 설정 등의 내용으로 썼다"며 "동분서주 2편을 낼 때까지 계속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인사말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임종인 대통령비서실 안보특별보좌관과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특별보좌관인 윤상현 국회의원, 김제식 국회의원, 김회선 국회의원,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의 짤막한 축하 동영상만이 보여졌을 뿐이었다.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김 변호사에 대한 간단한 응원의 말과 함께 색소폰 연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30년간 친구로 지내온 이모씨도 단상에 올라 김 변호사와의 사연과 장점을 언급하면서 응원의 말을 전했다.
한편, 오는 19일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었던 박종준 전 차장은 당론에 따른다는 생각에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관식 부회장 역시 출판기념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